Ⅰ. 서 론
현대 사회는 전 지구적인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이 증대되었으며, 정보화, 다문화,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거대하고 복합적인 변동을 겪고 있다(Sen, 2015). 국가 간, 세대 간, 집단 간 발생하는 갈등과 이슈는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층적이고 복잡해졌으며, 빈곤, 기후위기, 젠더 갈등, 불평등, 이주민과 난민, 아동 노동, 전염병, 등과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도 확대되었다. 2019년에 발생한 COVID-19는 전 세계의 상호연결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이었으며,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악화되고, 실업난과 같은 사회문제를 낳으면서, 빈곤, 젠더, 인종차별과 같은 기존의 지구적 문제가 보다 심화되고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근대적 시민성을 넘어 지구 공동체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계시민성(Global Citizenship)의 함양과 이를 위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조대훈 외, 2018; 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15).
세계시민교육은 다양한 주체들의 관점과 입장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지만, 공통적으로 전 지구적 공동체를 상정하고 있으며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토대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빈곤, 인권, 평화, 지속가능발전 등 전 지구적으로 직면한 도전과제와 이슈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을 강조한다(박환보·조혜승, 2016).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은 단순히 지식 습득의 교육이 아니라, 학습자가 포용적이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에 기여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 태도를 기르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15; 이성회 외, 2015; Oxfam International, 2015).
한국 사회에서는 2015년 세계교육포럼과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서 세계시민교육이 글로벌 교육의제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중요한 교육담론이자 실천 과제의 하나로 부각되었다(김진희, 2015; 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15; 조대훈 외, 2018).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추구하는 인간상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을 제시하고, 핵심역량 중 하나로 공동체 역량을 설정하였다(교육부, 2020). ‘공동체 역량’은 “지역·국가·세계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공동체 역량 함양을 위해 범교과 학습주제로 세계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의 2022 개정 교육과정 논의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교육과정에 보다 직접적으로 명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한국의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천 사례가 확대됨에 따라, 교사의 세계시민성 함양과 전문성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박환보, 임진영, 2021). 교사는 세계시민성을 함양해야 하는 학습자인 동시에, 교수 행위의 실행 주체이자 변화 동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김은나, 임영심, 2021, 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15).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역량 개발 프로그램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교사의 세계시민성 함양,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법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박환보, 임진영, 2021; 정기오, 2015). 이중에서도 현직 교사들은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법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은 주로 교과 내에서 관련 내용과 주제 중심으로 다루기 때문에, 세계시민교육 실천도 일차적으로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지식, 가치, 태도, 행동 관련 요소들을 교사가 자신의 교과 수업에 반영시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은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교수학습법 등의 역량 외에, 교사의 개인배경, 교육관련 경험, 교과목 특성, 근무하는 학교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관련 연구들은 주로 특정한 세계시민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효과성 분석이나 수업 사례 연구에 집중되어 있으며(고아라, 2015; 박환보, 임진영, 박경희, 2020; 양미석, 김정겸, 김기덕, 2017; 윤성혜, 강명희, 2017; 조대훈 외, 2018),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관련 요인을 탐색한 실증적인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OECD가 주관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8) 글로벌 역량 영역 조사의 한국 교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한국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관련 요인을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수준과 관련 요인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교육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개념적 정의는 정부, 학교, 비정부기구, 학자, 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이해관계와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Gaudelli, 2016). UNESCO(2014)와 Oxfam International(2015)에 따르면 세계시민교육은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관용적이고, 포용적이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에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지식, 기술, 가치, 태도를 함양하는 패러다임으로, 상호의존적인 세상에서 학습자가 삶의 도전과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교육으로 정의한다. 반면에, OECD는 SDG4.7.4 지표(세계시민 및 지속가능성 관련 이슈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보이는 연령집단(혹은 교육수준)별 학생 비율) 개발 과정에서 세계시민의식을 글로벌 역량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OECD에 따르면(OECD, 2016: 4), 글로벌 역량은 ‘글로벌 이슈를 다양한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관점에 따른 여러 해석의 차이가 자신과 타인의 인식, 판단,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며, 인간 존엄성을 기반으로 다문화적 개방성을 가지고 타인과 효율적인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을 학습자가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상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지역적, 세계적 관점으로 적용하여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보고 있다(이성회 외, 2015). 학습자로서 청소년과 성인이 세계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 역량, 가치, 태도, 실천의 구체적인 목표 행동을 살펴보면, (1) 지식, 이해 차원에서 글로벌 이슈와 문화적 다양성 이슈를 이해하고, (2) 역량 차원에서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 협력과 갈등해결 역량을 함양하며, (3) 가치, 태도 차원에서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인간과 생명, 자연환경의 존중, 정의로움, 인류에 대한 공동체적 의식, 성평등, 이민자, 난민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갖추고, (4) 실천, 행동 차원에서 자원 활동, 윤리적 소비, 온·오프라인 정치적 참여 등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박경희, 박환보, 2016; 이성회 외, 2015: 52; 정기오, 2015; Oxfam International, 2015: 8). 한국 교사들은 세계시민교육의 교수 목표로 (1) ‘다른 국가와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 (2) ‘학생의 세상을 보는 시야 확대’, (3) ‘존중, 책임, 가치관 함양’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대체로 지식/이해, 역량, 가치/태도 차원에서의 교육적 경험을 제공한다(이성회 외, 2015).
출처: 박경희, 박환보(2016), 이성회 외(2015: 52), 정기오(2015), Oxfam International(2015: 8) 바탕으로 연구자 재구성
청소년의 세계시민성 함양을 위해 한국의 국가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전반, 범교과 주제, 기존 교과에 통합, 독립교과, 자유학기제 활용 등 다양한 형태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윤노아, 2020; Pak, 2013: 23).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세계시민교육 실천도 결국 교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는 상호문화적 이해와 인권감수성, 세계시민성을 바탕으로 지식을 매개로 학생과 대화하고, 학생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유성상, 2015). 학습자에게 교사는 세계의 연결고리이자 창문이므로 학습자는 교사로부터 다양한 문화적 배경, 이해관계, 사고방식을 배우고, 다문화적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문제해결에 필요한 일련의 의사결정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경험을 제공받기 때문이다(Kirkwood, 2002; Merryfield, 2000; Zong, 2009).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학교에서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은 학습자들이 세계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의 역량을 기르도록 자신의 교과 수업에서 관련된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교사 개인특성, 교사의 경험, 교직특성, 학교문화 등 다양하다(고아라, 2015; 이성회 외, 2015; 박환보, 임진영, 2021; Banks, 1995; Davies, 2006; Mundy, & Manion, 2008; Moizumi, 2010; Cheung, 2010; Ekanayake et al., 2020). 교사의 개인특성 중에서 교사의 직위, 경력, 연령, 담당 교과목, GCED 관련 연수 경험 등이 실천과 관련이 있으며, 세계시민교육 필요성, 지도역량, 교육적 신념1), 등과 같은 인식에 따라서도 세계시민교육 실천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성회 외, 2015). 교사의 담당교과목에 따라서도 세계시민교육 실천 정도가 다를 수 있는데, 세계시민교육의 요소는 역사, 사회, 도덕과 같이 사회과 교과목에 적용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수학이나 기술 교과 같은 공학계열 교과목에서 상대적으로 세계시민교육의 요소를 융합하는 데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Davis, 2006).
최근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교사들은 특별연수, 세미나, 미디어 매체 등을 통해 세계시민교육 관련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며,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연수 참여 또한 증가하고 있다(박환보, 임진영, 2021). 세계시민교육 연수와 프로그램은 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실천적 역량, 활동 참여는 물론 교사의 세계시민의식과 교수효능감 또한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아라, 2015; 박환보, 임진영, 2021). 이러한 교사 대상 연수 경험은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이해, 태도, 교수효능감, 실천적 역량을 높이는 데에 중요한 목적을 두고 시행되고 있으며, 연수 효과성도 입증되고 있다(고아라, 2015; 박환보, 임진영, 2021). 그러나 이러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나 교수효능감 향상이 구체적으로 교실에서 세계시민교육 실천으로 이어지는 가에 대해서는 실증적으로 분석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만, 세계시민교육과 가까운 영역인 다문화교육에서 교사의 실천 연구를 살펴보면, 다문화교육과 같은 가치지향교육을 실천하는 교사에게는 자신의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뿐만 아니라 타인종·타문화 집단과 관련된 경험, 인종·문화적 차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등이 필요하다(Banks, 1995). 일부 실증연구에서도 교사의 다문화교육에 대한 인식과 실천은 높은 상관을 보이므로 다문화 교육에 대한 내용, 기술,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과 실제 수업 실천으로 옮기는 행위는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박남수, 2007). 또한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있어 학교 구성원의 협력적인 학교문화와 교사 커뮤니티의 형성이 중요하다(Moizumi, 2010; Ekanayake et al., 2020).
이처럼 선행연구 분석 결과, 교사의 개인적 배경인 성별, 연령, 경력, 전공, 연수 경험, 그리고 사회심리적 변인인 세계시민의식과 태도,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신념과 인식, 다문화 교수효능감, 학교 내 교사 협력적 분위기와 학교 풍토가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훈련은 교육대상이나 교육 주관기관의 특성에 따라 교육내용이나 강조점이 다양하다.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개발은 주로 현직 교사 대상의 직무연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예비교사 대상의 교육에서는 세계시민성 함양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김진희, 2014; 박환보, 임진영, 2021; 이혜원 외, 2018). 현직 및 예비교사 대상 세계시민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교육부, 교원양성기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하 아태교육원), KOICA, 개발 NGO가 대표적인 이행 주체이며, 연수 운영은 정부가 주도하거나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운영되기도 한다.2)
사업(연수)명 | 대상 | 주관기관 | 주요 특징 | 3)주기, 방식 |
---|---|---|---|---|
글로벌교원양성 거점대학 지원사업 | 예비교사 (대학생) | 교육부, 참여 대학 | 사업 참여 대학의 학부생/대학원생 지원 | - |
교육대학/사범대학 국제교육실습 | 예비교사 (대학생) | GTU 선정 대학, 일부 교육대학 및 사범대학 | 예비교원이 해외 학교에서 교육실습 수행 | 대학 운영 방침 |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역량강화 사업 | 교사 | 교육부, 아태교육원, 시도교육청 | 중앙·시도 선도교사가 연수/교사 연구회 운영 | - |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 | 교사 | 교육부, 아태교육원 | 현직 교사가 해외학교에 방문, 교과 및 다문화 수업 진행 | - |
세계시민교육 교원연수 기본·심화과정 | 교사 | KOICA, NGO | 온·오프라인 강의 연수 (민관협력) | 매년 |
세계시민교육 워크숍 | 교사, 일반인 | KOICA, NGO | 교사 및 일반인 대상 강의와 체험 활동 제공 | 매년 |
국내 예비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개발 기회는 현직교원 연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예비교원 대상의 세계시민교육은 주로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내 세계시민교육에 관심 있는 교수자의 전공교과나 교직과목 내에서 일부 주제를 다루거나, 교육부, 유네스코아태교육원, KOICA ODA교육원 등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관련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박환보 외, 2020). 그러나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경우, 예비교원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대학생의 세계시민성 함양을 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현직교원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연수는 세계시민성 함양보다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나 실천 역량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박환보, 임진영, 2021).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중 가장 대표적인 연수는 교육부와 아태교육원의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역량강화 사업(이하 선도교사 사업)이다. 선도교사 사업은 2015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수학습 자료와 수업모형 개발, 교사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한다. 선도교사 사업은 세계시민교육의 학교 현장 보급과 확산에 효과적이며 실질적으로 선도교사 사업은 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인식, 참여의지, 실천적 역량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박순용, 강보라, 2017; 박환보, 임진영, 2021; APCEIU, 2017).
다음으로 교육부와 아태교육원이 주관하는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이하 교육교류사업)은 2012년 이래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태지역 국가(2020년 기준 7개국)4)와의 국제교육교류 사업으로, 양국 교사가 각 교류국가의 현지 학교에 3~5개월 간 파견되어 전공교과, 자국어 및 문화 간 이해 수업 및 교육활동을 실시하며 해당 학교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해외에서의 공부, 학위과정, 연수, 여행, 자원봉사와 같은 해외 경험은 청소년은 물론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이나 태도,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박경희, 박환보, 2016). 교육교류사업의 경우에서도 사업 참여 후 교사의 문화개방성과 세계시민행동 의지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박주형, 문찬주, 2020; 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21).
KOICA에서 주관하는 교사 대상 세계시민교육 연수는 기본과정(온라인)과 심화과정(오프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시민교육의 확산을 위한 교수 능력 제고와 세계시민교육 사례의 학교 현장 맥락에 맞는 활용을 목적으로 한다. 심화과정은 KOICA와 교육개발협력 NGO인 HoE(Hope is Education)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연수 내용은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교원의 이해 증진, 체험활동을 통한 교과 내 적용 방안 탐구 및 교원역량 제고를 통한 공교육 내 세계시민교육 확산을 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KOICA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이 함께 주관하는 세계시민교육 워크숍의 경우, 강연과 부스 체험으로 구성되며 교사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시도교육청 관계자, 일반인 등이 참여한다. 워크숍은 교사 대상의 연수는 아니지만 교사와 NGO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공교육에서의 세계시민교육 이해 및 확산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훈련은 교육 대상이나 교육훈련 주관기관의 특성에 따라 교육내용이나 강조점도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교과 내에서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안을 모색한다는 특징이 있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OECD에서 주관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연구(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 2018의 교사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OECD가 주관하는 PISA는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인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3년마다 읽기, 수학, 과학 소양(Competency)의 수준 및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소양 성취에 영향을 주는 배경변인과 소양의 관계 분석을 근거로 연구 참여국의 교육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PISA 2018에서는 기존의 소양 평가와 함께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y)을 처음으로 조사하였으며(OECD, 2018), 교사 설문지에서도 관련된 문항을 포함하고 있다.
OECD가 정의하는 글로벌 역량은 [그림 1]과 같이 지식, 태도, 기술, 가치의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서 측정하며(OECD, 2018), 이는 세계시민성의 구성 요소 및 내용과 관련을 맺고 있다(Oxfam International, 2015: 8).
본 연구에서는 한국에 소재하고 있는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 재직 중인 4,068명 중에서 분석에 활용한 모든 문항에 응답한 2,546명의 교사 자료를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연구대상의 개인적 특성은 <표 3>과 같다.
구분 | 빈도 | 비율 | |
---|---|---|---|
성별 | 여성 | 1,320 | 51.8% |
남성 | 1,226 | 48.2% | |
연령 | 20대 | 137 | 5.4% |
30대 | 715 | 28.1% | |
40대 | 797 | 31.3% | |
50대 | 805 | 31.6% | |
60대 이상 | 92 | 3.6% | |
교직 경력 | 5년 미만 | 303 | 11.9% |
5-10년 미만 | 430 | 16.9% | |
10-15년 미만 | 390 | 15.3% | |
15-20년 미만 | 379 | 14.9% | |
20-25년 미만 | 269 | 10.6% | |
25년 이상 | 775 | 30.4% | |
담당교과 | 국어 | 303 | 11.9% |
과학 | 384 | 15.1% | |
사회 | 401 | 15.8% | |
외국어(영어) | 371 | 14.6% | |
기타 교과5) | 1,087 | 42.7% | |
해외 경험 여부 | 있음 | 504 | 19.8% |
없음 | 2,042 | 80.2% |
본 연구의 종속변인인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은 OECD PISA의 글로벌 역량 조사의 하위 영역에 포함된 문항 중 ‘글로벌 역량 포함 여부’와 ‘글로벌 이슈 포함 여부’의 두 가지로 설정하였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한국 교사는 세계시민교육의 교수 목표로 1) ‘다른 국가와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 2) ‘학생의 세상을 보는 시야 확대’, 3) ‘존중, 책임, 가치관 함양’을 우선순위로 보며 대체로 지식/이해, 역량, 가치/태도 차원에서의 교육적 경험을 중시하는 편이다(이성회 외, 2015). 따라서 본 연구는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을 역량, 가치/태도 차원의 교육 요소를 교과 수업에 포함하는 것을 글로벌 역량 포함으로, 글로벌 이슈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교과에 포함하는 것을 글로벌 이슈 포함으로 구성하여 종속변인으로 선정하였다.
문항 구성을 살펴보면, ‘글로벌 역량 포함’ 변인은 교사가 수업에서 다른 문화적 배경의 사람과의 의사소통, 다양한 문화적 지식,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에 대한 개방적 태도,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 외국어, 비판적 사고 능력의 포함 여부를 묻는 6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대해, 6개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것을 1점으로 하는 척도 점수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글로벌 이슈 포함’ 변인은 교사가 학생의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지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과수업에 글로벌 이슈를 포함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팬데믹, 이주와 이민, 국제 분쟁, 제3세계 국가에서의 기아, 빈곤, 성불평등 문제를 포함하는지 여부를 묻는 7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대해, 7개 주제를 모두 포함하는 것을 1점으로 하는 척도 점수로 재구성하였다.
독립변인은 교사의 개인배경, 교육역량,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사교육 경험, 근무학교 특성의 4개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개인배경은 성별, 연령, 해외 교육경험, 교직경력, 담당교과로 구성하였다. 성별은 여성이 1의 값을 갖는 더미변인이고, 연령과 교직경력은 연속변인으로 사용하였으며, 담당교과는 국어, 과학, 사회, 외국어의 각 교과별로 더미변인으로 구성하였다. 해외 교육경험은 교육 목적으로 한국 이외의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교사가 1의 값을 갖는 더미변인으로 구성하였다.
교사의 교육역량은 세계시민교육의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이민자에 대한 태도와 다문화 교수효능감 관련 문항을 활용하였다. 이민자에 대한 태도는 이민자의 평등한 권리와 생활양식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로 교육권 보장, 선거권 보장, 고유문화 고수에 대한 이해, 자국민과 동등한 권리 보장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 등을 묻는 4점 척도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개 문항의 평균값을 이민자에 대한 태도 변인으로 활용하였다. 다문화 교수효능감은 다문화 교육 환경에서의 교육 활동에 대해 교사가 스스로 4점 척도로 평가한 5개 문항의 평균값을 활용하였다. 각 문항은 교사의 다문화적 교실 상황 통제, 다양한 배경의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수 전략 설계, 이민자 배경의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통합교육,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인식 고취, 차별적 편견을 줄이기 위한 노력 정도 등으로 구성된다.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사교육 경험은 교원양성 교육경험과 교직 입문 이후의 현직교원 연수 경험의 2개 변인으로 구성하였다. 교원양성 교육경험은 교원양성 교육기관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과의 의사소통, 형평성, 다양성, 다문화 상황과 관련된 경험 여부를 묻는 3개의 이분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직교원 연수 경험은 교사로서 받은 상호문화적 의사소통, 갈등 중재, 다문화 교실 상황에서의 교수법에 관련한 연수 경험 여부를 묻는 5개의 이분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변인별로 글로벌 역량 관련 요소의 포함 여부를 묻는 이분형 문항의 값을 척도 점수로 변환해서 활용하였다.
근무학교 특성은 학교설립 유형, 학교소재지 인구규모, 학교 내 공감대의 세 가지 변인으로 구성하였다. 학교설립 유형은 공립 학교가 1의 값을 갖는 더미변인으로 구성하였으며, 학교소재지 인구규모는 ‘3천 명 미만, 3천 명에서 1만 5천 명, 1만 5천 명에서 10만 명, 10만 명에서 100만 명, 100만 명 이상’의 5개 범주로 조사한 값을 그대로 활용하였다. 학교 내 공감대는 근무학교 내의 교사들 사이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정도를 의미하며, 학생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 알고, 존중하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를 교사가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를 4점 척도로 묻는 4개 문항의 평균값으로 구성하였다. 분석에 활용한 변인의 기술통계 값은 <표 4>와 같다.
Ⅳ. 연구결과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중 교과 수업에서 글로벌 역량 요소의 포함 정도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표 5>에 따르면 연구모형의 설명력(R2)은 총 분산의 38.1%이며, F값은 103.621으로 유의수준 0.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개인배경 변인 중에서 연령(B=0.003, p<.05), 해외 교육경험(B=0.177, p<.001), 담당교과 등의 변인은 글로벌 역량 포함 정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교과는 국어(B=0.041, p<.001), 사회(B=0.116, p<.001), 외국어(영어)(B= 0.132, p<.001)의 경우에는 글로벌 역량 포함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 반면에 과학(B=-0.143, p<.001) 교과 담당교사는 다른 교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로벌 역량 관련 요소를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역량 변인 중에서는 다문화 교수효능감(B=0.149, p<.001)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다문화 교수 효능감은 다른 변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경험은 양성교육(B=0.131, p<.001)과 재교육 과정(B=0.074, p<.001) 모두 교사의 글로벌 역량 교육 실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근무학교 특성 변인 중에서는 학교 내 공감대(B=0.036, p<.001)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학교 내에서 교사들이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수록 교사가 수업에서 글로벌 역량을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중 교과 수업에서 글로벌 이슈의 포함 정도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분석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표 6>에 따르면 연구모형의 설명력(R2)은 총 분산의 25.2%를 설명하고 있으며, F값은 58.228으로 유의수준 0.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각 변인별로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교사의 개인배경 변인 중에서 연령(B=0.005, p<.05), 담당교과, 해외 교육경험(B=0.090, p<.001) 등의 변인은 글로벌 이슈 포함 정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교과 중에서는 사회(B=0.284, p<.001) 교과만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교육역량 변인 중에서 다문화 교수효능감(B=0.113, p<.001)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민자에 대한 태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경험은 교원양성 교육(B=0.118, p<.001)과 현직교사 연수 교육(B=0.101, p<.001)에서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경험이 있는 교사일수록 글로벌 이슈 교육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학교 특성에서 학교 내 공감대(B=0.053, p<.001)가 교과 내 글로벌 이슈를 포함과 정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한국 중등학교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관련 요인을 탐색하였다. 최근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천 사례가 확대됨에 따라,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은 일차적으로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지식, 가치, 태도, 행동 관련 요소들을 교사가 자신의 교과 수업에 반영시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은 교사의 개인배경, 교육관련 경험이나 역량, 교과목, 근무하는 학교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관련 요인을 탐색한 실증적인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본 연구는 OECD가 주관한 PISA 2018 글로벌 역량 조사의 교사 자료를 활용하여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관련 요인을 탐색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연구결과와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교과 수업에서 글로벌 역량을 포함하거나 글로벌 이슈를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이성회 외, 2015)에서는 교사의 경력이 높을수록 세계시민교육 지도 역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본 연구에서는 연령과 경력을 모두 투입했을 때 연령의 효과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직 경력에 따른 세계시민교육 실천의 차이가 직업 특성보다는 연령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역량이나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교육은 논쟁적이고 가치지향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젊은 교사들은 수업에서 쟁점과 이슈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에 사회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안정된 고연령의 교사들이 쟁점과 이슈를 다루는데 보다 용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담당 교과는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사회와 외국어 교과는 글로벌 역량과 글로벌 이슈 포함에 정적인 영향을, 국어는 글로벌 역량에만 정적인 영향을, 과학은 글로벌 역량에만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이 교과목의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사회교과 담당 교사가 다른 교과 교사에 비해 수업에서 글로벌 역량이나 글로벌 이슈를 더 많이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교과는 교육과정 내에 세계시민교육 관련 주제 포함 비중이 높은 교과이기 때문에(조대훈 외, 2018), 교과목 특성상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에 국어와 외국어 교과는 글로벌 역량 포함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글로벌 이슈 포함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역량 관련 요소들이 주로 언어교육의 목표로 제시하는 의사소통 역량에 해당하며, 이러한 의사소통 역량 함양이 반드시 글로벌 이슈라는 소재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학교과의 경우, 세계시민교육의 핵심 내용인 지속가능발전교육에 관한 교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변인을 통제했을 때 교사가 수업에서 관련 이슈를 실천하는 비중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글로벌 역량은 부적인 유의성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속가능발전의 이슈나 관련 역량이 과학교과 내에서도 아직 주류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세계시민교육은 주로 사회교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다른 교과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의 실천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역량이나 이슈를 다루는 비중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시민교육은 특정한 교과에 국한된 교육이 아니라 모든 교과와 학교 교육과정 운영 전반에 걸쳐 학습자가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시민교육 실천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교과목 내에서도 교사들이 교과 특성을 고려해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안 개발과 실천사례가 적극적으로 공유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사의 해외 교육경험은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시민의식 관련 선행연구에서 해외경험은 세계시민의식과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한다(김정화, 박선혜, 조상미, 2010; 지은림, 김혜경, 문병원, 2014; 손경원, 2014). 또한 국제교육실습이나 교육교류사업 등 해외 단기 교류 경험도 교사들이 다양한 문화적 상황을 경험하고 문화적 개방성과 세계시민으로서의 행동의지를 향상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었고, 교육개발협력 경험 또한 교사가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추진하는 전문적인 역량을 얻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었다(박주형, 문찬주, 2020; 박환보, 우한솔, 김은파, 2016). 이처럼 교사들이 해외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이나 이웃과 함께한 경험은 자신의 세계시민의식과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교직 입문 이후에 세계시민교육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교사의 해외 경험이 소득이나 어학 능력과 같은 개인특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다 많은 교사들이 적절한 해외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교육 역량 중에서 이민자에 대한 태도는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없었고, 다문화 교수효능감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들이 다문화교육이나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신념뿐 아니라 실제로 이를 실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에, 이민자에 대한 태도는 세계시민교육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민자에 대한 태도가 교사가 가진 세계시민의식과 태도를 완전히 반영하지는 않으므로, 성평등의식, 다문화 존중 태도, 정치사회적 관심 등 더 다양한 영역의 의식과 태도 변인을 포함하여 심도 있는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의식 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사교육 경험은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들은 교원양성 교육이나 현직교원 연수에서 세계시민교육 관련 경험이 있는 교사들은 그렇지 않은 교사에 비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교수효능감, 실천 역량 등이 높은 것으로 보고한다(고아라, 2015; 박환보, 임진영, 2021; 양미석, 김정겸, 김기덕, 2017).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세계시민교육 관련 경험이 선행연구에서 다룬 인식 수준의 차이를 넘어, 실질적으로 수업 내에서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특히 교원양성 교육이 현직교원 연수에 비해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교원양성 교육과정 내에서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은 정부 재정 지원을 받은 일부 대학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직 교원 연수 기회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실천을 위해서는 교원교육 내에서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학교 내 공감대는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학교 교사들이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교사일수록 수업에서 글로벌 역량과 글로벌 이슈를 포함하고 있었다. 학교는 그 자체가 국가주의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내재하고 있으며, 국가 시민으로서의 정체성 형성과 세계시민의식 함양이라는 모순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강순원, 2014). 또한 세계시민교육이 다루는 내용은 다분히 가치지향적인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에, 특정한 교과를 제외하고는 교사 개인이 이러한 내용을 수업에서 다루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는 세계시민교육의 실천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교사가 자신의 교과 수업에서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는 역량 요소와 지식, 정보 등을 실천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본 연구는 OECD의 글로벌 역량을 세계시민교육의 내용으로 간주하고 분석했지만, 글로벌 역량과 세계시민교육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쟁의 소지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종속변인은 ‘수업 안에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는 요소가 포함되었을 때’를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실제 수업이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인지는 구별하기 어려우며, 사회나 영어 교과의 경우 단순한 교과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세계시민교육의 실천으로 정의한 여러 요소들의 반영 비율을 단순 합산했기 때문에, 세부 내용별 반영 정도의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다. 넷째, 본 연구는 자료의 한계로 인해 세계시민교육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학교 차원의 지원이나 학교풍토 등 제도적 측면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 본 연구 결과에서는 동료 교사들 간에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실천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료 교사와의 상호적 관계나 교장의 지지 등 학교 내 질적인 요인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점들은 향후 후속 연구과제로 제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