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간호대학생의 최초 해외 병원실습체험에서의 타문화적응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공은숙*, 이정덕**
Eun Suk Kong*, Jeong Duk Yi**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예수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주저자), eun@jesus.ac.kr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교신저자), jdyi@jbnu.ac.kr
*Professor, Jesus University
**Professor, Chonbuk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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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Oct 30, 2018; Revised: Dec 20, 2018; Accepted: Dec 25, 2018

Published Online: Dec 30, 2018

요약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들이 해외병원에서 처음 실습을 경험할 때 낯선 환경과 낯선 문화를 어떻게 느끼고 이해하고 적응하는가를 현상학적으로 분석하여 핵심범주를 찾아내고 기술하는 연구이다. 즉, 대상자의 행동과 대화를 분석하여 이들의 체험과 의미의 핵심을 밝히는 귀납적이고 기술적인 연구이다. 연구대상자는 전라북도에 위치한 4년제 대학교 간호학부에 재학 중인 3학년 여학생 5명이고, 연구현장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의 해외 실습이다. 해외 병원에서의 실습이 처음이고, 다른 나라 의료인들을 대하는 것도 처음이며, 현지인 환자들을 직접 간호한 경험이 처음이었던 학생들은 초반에는 낯선 나라의 환경과 문화를 접하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의료진이나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거리감을 느꼈으며, 간호 면에서도 너무 달라 이질감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차츰 그 나라의 환경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실습 후반에는 현지인들을 향한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확대되는 변화를 느꼈으며, 국제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자신의 꿈을 넓혀보게 되는 변화가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실습학생들의 체험에서 발견된 의미를 Colaizzi(1978)의 현상학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분석하니 적응과정의 의미범주가 크게 4가지로 나타났다. 제 1범주는 “두려움이 몰려옴”, 제 2범주는 “적극적인 현지생활 체험”, 제 3범주는 “편안해짐”, 그리고 제 4범주는 “생각의 변화를 발견함”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핵심범주들은 낯선 문화를 경험하며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는 성장의 단계가 명백하게 구분되었으나 기존의 문화충격 연구들은 성장의 단계를 설정하지 않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Abstract

This article is a study to describe how nursing students feel, understand, adapt to the unfamiliar culture and environment and to find main themes and core categories of their experiences of nursing training at an overseas hospital. That is, this is a descriptive and inductive study on their experiences and meanings of foreign cultural contact through analyzing their behaviors and statements. The subjects are five junior female nursing students who got the 4 week nursing training at a hospital in Adis Ababa, Ethiopia. They experienced overseas hospital for the first time of their life. It is also their first experiences to meet foreign medical and nursing personnel and to take care of foreign people. At the beginning when they experienced unfamiliar African culture and environment, they felt afraid, They felt distance from African medical and nursing personnel, and noticed the big differences in nursing practices. But gradually through experiencing Ethiopian culture and environment, they opened their mind to the locals, felt the expansion of their perspective and thoughts, got the mind that they can advance into the world, and enlarged their dream. By using the phenomenological methods of Colaizzi(1978), major categories of their experiences and meanings were formulated into four; the First Category, fears come in flocks: the Second Category, active trying of local life and practices: the Third Category, feeling comport: the Fourth Category, finding the change of their cultural competence. Our study shows that the growth stage is also an important final stage. Since existing materials do not establish the growth stage, further research is required to decide whether the growth stage is a basic stage or specific to our research.

Keywords: 간호대학생; 해외 병원실습; 낯선 문화; 이해와 적응; 현상학적 연구
Keywords: Nursing Students; Overseas Hospital Training; Other Culture; Adaptation; Phenomenological Study

Ⅰ. 서 론

이 논문의 목적은 간호대학생의 해외병원에서의 실습을 통해 나타나는 해외실습체험의 의미구조를 현상학적 접근법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간호대학생들이 해외병원으로 처음 실습을 나갈 때 어떻게 타문화를 접하고, 이해하고, 대응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화로 표현되는 국제적인 활동의 증가, 세계진출의 증가, 국제이해능력 제고의 필요성에 따라 낯선 문화에의 이해와 적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정체되고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청년들의 해외실습과 해외취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의료와 보건 분야에서도 해외 환자가 한국으로 들어와 치료를 받는 경우가 급증하고 또한 인력이나 병원의 해외진출도 증가하고 있어 대학에서도 이들 학생들의 국제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해외실무실습과목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대상 학생들이 다니는 A 대학에서도 캄보디아나 에티오피아에 간호실습학생을 내보내 후진국에서의 병원과 간호현장을 이해하고 간호실습을 하게하였으며, 미국에도 간호실습학생을 내보내 선진국에서의 병원과 간호현장을 이해하고 간호실습을 하게하였다. 코이카 사업으로 많은 대학생들의 해외자원봉사 활동을 나가면서 이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의료나 간호 분야에서 해외의 현장에 가서 직접 실습을 하며 체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의미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다. 특히 의료나 간호 분야에서 해외실습의 체험의미를 파악하는 질적인 연구는 아직 없다.

질적 연구는 소수의 참여자들을 심층면담하여 그들의 주관적인 경험과 의미를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참여관찰과 심층면담을 같이 실시하여 보다 심층적인 현장의 과정과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양적인 연구로 파악하기 어려운 자세한 의미내용과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따라서 보다 심층적인 생각의 변화들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해외 실습체험의 의미를 밝히는 현상학적 접근이라는 질적 연구를 통하여 간호대학생의 해외실습을 통한 낯선 문화 체험과 의미의 구조가 무엇인지를 기술하고 분석함으로써 간호대학생의 해외실습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간호대학생들이 해외선택실습을 통해 낯선 문화를 체험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이러한 체험을 이해하고 의미화하는지의 내용과 과정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그들의 체험과 의미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심층적으로 기술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앞으로 학생들이 해외실습을 나갈 때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미리 이해하여 낯선 문화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Ⅱ. 연구방법

해외에서 교육, 실습 또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타문화를 체험하고 이러한 타문화체험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설문조사의 결과를 통계처리하여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양적 논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통계처리분석이 심층적인 체험과 의미의 내용을 세세히 드러내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한편에서는 질적 연구를 통하여 심층적인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도 증가하고 있다(김상미, 김영환, 2015).

생생한 체험과 의미를 대상자의 관점에서 드러나도록 성찰적으로 기술하는 연구방법의 하나가 현상학적 접근이다. 이는 또한 연구자의 관점과 의미가 대상자의 관점과 소통하면서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이러한 방법론은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체험과 의미를 더 깊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신경림, 2004: 10장). 따라서 이러한 방법론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해외에서 실습을 하며 어떻게 생각하고 체험하며 어떻게 의미가 작동하는가를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연구는 대상자가 느끼는 체험내용과 의미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추출하여 대상자의 용어로 제시하여 대상자들의 타문화체험과 의미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 연구설계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현상학적 연구방법 중 하나인 Colaizzi(1978)의 방법을 적용하여 간호대학생의 해외선택실습을 통한 낯선 문화의 체험과정을 기술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다. Colaizzi(1978)는 메를로-뽕티의 현상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행위 또한 무의식적 행위로 나타나는 심리적인 경험의 숨은 의미를 찾기 위한 현장에서의 관찰과 대화적 면담의 방법론을 제안하였다.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과 의미를 드러내는 현상학적 연구를 통하여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통하여 인간에 대한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양적인 방법으로 찾아내기 어려운 심층적인 체험과 의미의 흐름 또는 구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논문의 형식도, 이 연구가 현상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관찰과 면담 내용에서 나타난 의미소들을 분석하여 의미의 주제, 주제군, 범주를 도출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므로, 귀납적이고 기술적인 형식을 따르고 있다.

2. 자료분석과정

Colaizzi(1978)의 현상학적인 방법은 주체의 관점을 서술한 것 중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진술을 묶어 추상화시키면서 의미 있는 진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방법이어서 간호학생의 해외선택실습을 통한 국제이해경험을 그들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경험 속에 내재된 의미구조의 확인에 적절하다. Colaizzi(1978)의 방법론을 참조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곱 단계를 거쳐 자료를 분석하여 학생들이 낯선 문화에서의 해외실습체험에서 나타내는 핵심적인 의미범주를 도출하였다(이영희 1993: 122).

  1. 첫째 단계 (자료확인). 관찰 내용이나 면담자료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였다. 또한 대상자가 표현했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험자의 진술을 그대로 옮겨 적은 후에 천천히 반복하여 읽으면서 의미가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쳤다.

  2. 둘째 단계 (의미 있는 진술 도출). 밑줄을 친 의미 있는 진술들 중 해외실습을 통한 낯선 문화체험 또는 국제이해경험이라는 현상과 직접 관련된 구절이나 문장으로부터 총 130여개의 의미 있는 진술들을 추출하였다.

  3. 셋째 단계 (좀 더 일반적인 형태로 재진술). 연구대상자가 표현했던 의미 있는 진술을 성찰하면서 비슷한 속성의 진술들을 통합하여 총 60여개의 의미 있는 진술로 정리하였다.

  4. 넷째 단계 (숨겨진 의미 도출). 의미 있는 진술과 재진술로부터 숨겨진 의미까지 찾아내 재정리한다.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 형성한 의미가 원래의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 또 다른 드러나지 않은 의미가 있는지, 또는 타당한지를,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여 검토하였다.

  5. 다섯째 단계 (의미의 주제군과 범주 도출). 도출된 의미를 주제별로 정리하여 24개의 주제를 도출하였으며, 비슷한 주제들을 모아 10개의 주제군을 도출하였고, 이들을 낯선 문화 적응과정을 중심으로 4개의 범주를 도출하였다. 원래의 진술과 대조하면서 이러한 주제, 주제군, 범주가 타당하지 못한 것이 있는지, 불일치하는 것이 있는지, 진실한지, 논리적으로 설명가능한지를 검토하여 최종적인 주제, 주제군, 범주를 도출하였다.

  6. 여섯째 단계 (설명적 통합). 주제, 주제군, 범주를 관련된 현상과 연결하여 기술하였다. 이를 통해 해외간호실습에서의 낯선 문화체험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7. 일곱째 단계 (본질적 구조 진술). 본질적인 구조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나타난 과정과 의미를 종합하고 통합한 최종적으로 제시하는 설명틀이다. 이 연구에서도 최종적인 설명틀로서 해외실습체험과 의미의 본질적인 구조를 도출하여 제시하였다.

3. 연구대상자와 연구자

본 연구의 대상자는 전라북도에 소재한 4년제 대학교 간호학부에 다니는 3학년 여학생 중 자발적으로 에티오피아 해외실습에 참여한 5명이다. 대상자들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한 병원에서 4주간 해외실습을 경험하였다.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학생들이었으며, 미리 에티오피아의 문화와 의료와 간호에 대한 공부를 하였고 해당 병원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았지만 처음 가는 낯선 곳이라 많은 걱정을 하면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낯선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응하는가를 파악하기에 좋은 대상이었다. 이들은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였고, 참여관찰과 면담 및 모든 연구과정을 수락하고 연구참여에 서면으로 동의한 상태에서 해외선택실습을 통한 국제이해에 관한 진술을 충분히 하였다. 대상자들의 연령범위는 21-22세였고, 모두 해외선택실습 경험은 처음이었다.

연구자 2명 중 한명은 간호학 분야에서 질적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위 5명 학생의 실습지도교수로 같이 에티오피아에 가서 같이 병원 숙소에서 생활을 하면서 참여관찰을 하였다. 또한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병원에서의 적응을 도와주고 지도하였다. 다른 한명은 문화인류학 분야에서 질적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자들 모두 체계적으로 질적 연구방법론을 잘 알고 있으며, 다수의 질적 연구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4. 자료수집 및 절차

자료수집을 위해 연구자 중 한 명은 해외선택실습지인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하는 병원의 학생선택실습에 지도교수로서 직접 참여하여 현지 병원장과 간호부장을 방문하여 연구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였으며, 참여관찰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참여관찰은 병원현장에서 매일 학생들을 지도하고 학생들의 행동과 적응과정을 관찰하고, 필요할 때 서로 대화하면서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필요한 간호지식을 지도하면서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실습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실습할 내용을 설명하고 낯선 문화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참여관찰을 하는 내용과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참여관찰 도중이나 이후에 발생된 의문사항에 대해 수시로 논의하였다. 학생의 언행을 관찰한 내용은 컴퓨터에 다시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연구대상자와의 심층면담은 실습종료 후 이루어졌다. 1인당 면담시간은 평균 1시간 반 정도였으며, 면담장소는 조용한 카페에서 다과를 제공하면서 이루어졌다. 면담장소는 문을 닫아 개인적 비밀이 보장된 장소였으며, 대상자가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정된 곳이었다. 면담질문은 “해외선택실습을 통해 낯선 나라에서 낯선 문화를 체험을 하며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라는 비구조적인 질문으로 시작하였고, 면담의 진행과정에서 낯선 문화의 체험과 이해의 심층적인 생각이나 의미를 끌어낼 수 있도록 상황에 맞추어 추가적인 질문과 대화를 하였다.

Ⅲ. 연구결과

앞의 자료분석과정에서 제시한 방법을 사용하여 처음으로 해외간호실습을 체험하는 학생들에 대한 관찰과 면담으로부터 도출한 주제, 주제군, 범주는 다음과 같다. 26개의 주제, 8개의 주제군, 4개의 범주로 도출되었으며, 최종적으로 도출된 범주는 제1범주는 “두려움이 몰려옴”, 제2범주는 “적극적인 현지생활 체험”, 제3범주는 “편안해짐”, 제4범주는 “변화한 자신을 발견함”으로 나타났다. 이를 표로 제시하면 <표 1>과 같다.

표 1. 도출된 주제, 주제군, 범주
주제들 주제군 범주
통증, 코피터짐, 피로감, 숨쉬기 어려움, 건조함 신체적인
어려움
두려움이
몰려옴
알아듣지 못함, 현지음식이 입맛에 안 맞음, 이곳 간호행위를 이해할 수 없음. 다름에 대한
불편함
현지 언어를 배움, 커피 세레모니에 참여함, 현지 국립병원을 둘러봄. 인제라와 와뜨를 먹어봄. 배우기 위해
노력함
현지생활을
적극적으로
수용함
아프리카 풍의 레게 머리를 해봄. 전통시장을 둘러봄. 시내버스를 타봄. 현지인처럼
행동을 해 봄
현지인을 존중하게 됨. 편견이 엷어짐. 한국전쟁의 원정에 감사함. 그대로 수용함 편안해짐
자아성찰을 해봄. 친근감을 느낌. 깨달음을 얻음
생각이 넓어짐. 국제적 마인드가 생김.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게 됨 글로벌 역량이
커짐
변화한
자신을
발견함
글로벌 리더에 대한 소망을 가져봄. 글로벌 간호전문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생김. 국제적인 역할모델을 존경하는 마음이 생김. 국제적 역할에
대한
꿈이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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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학생들이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 에티오피아의 병원에서 수행한 해외실습의 체험과 의미의 구조는 4장 논의에서 다루겠지만 일반적으로 타문화를 경험할 때 나타나는 의미구조(호기심-불안-조정-적응)와 유사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낯선 곳에 가서 처음에는 낯설고 놀랍고 기이한 것으로 느끼지만 점차 배우고 친해지며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 자신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과정과 내용은 해당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곳에서는 간호대학생들이 낯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병원에 가서 간호실습을 하면서 느끼는 과정이다. 질병과 생사가 걸린 병원에서의 체험을 하는 상황이라 안전한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체험과 다를 수도 있다. 여기서는 에디오피아의 병원실습에 참여한 간호대학생들의 체험과 의미 구조를 이들이 표현하는 용어를 사용하여 표로 제시하여 전체적인 맥락을 먼저 이해하도록 한 다음, 구체적인 내용들을 차례대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1. 범주 1: 두려움이 몰려옴

연구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첫 번째 범주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이는 “신체적인 어려움”과 “다름에 대한 불편함”이라는 2개의 주제군으로 구성되었다. 학생들의 체험과 의미에서 나타나는 관련된 진술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주제군 1. 신체적인 어려움

주제군 1로 집합된 의미 있는 주제들은 ‘통증으로 고통스러움’, ‘코피가 터짐’, ‘피로감으로 힘듬’, ‘숨쉬기가 어려움’, 그리고 ‘눈과 코가 건조하여 고통스러움’이었다. 대상자들은 실습하는 해외지역인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대륙의 동쪽 부근의 뽀족한 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는 높이가 해발 약 2400m인 고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형적인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또한 여행객 중에 고산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떠났다. 그러나 현지에서 본인들이 생생하게 느낀 고산지대의 고통스런 신체적 증상들을 대하면서는 정서적인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꼈다는 경험을 진술하였다. 현장에서 그들을 관찰하면서 옆에서 지지를 해주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고 고산병이 무엇인지, 저산소증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지만,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자각증상들에 대해 대상자들은 많은 걱정과 우려를 표명하였다. 대상자들은 처음 도착하자 말이 없었고, 신음소리 같은 소리를 내기도 했으며, 자주 찡그리는 얼굴표정을 지었고, 웃지 않는 모습을 자주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자도 대상자들과 유사한 경험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현지에서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점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대상자들이 체험한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비행기에서 내려 병원까지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머리가 몹시 아팠어요. 하지만 비행기를 오래 탔잖아요… 그래서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했어요… 숙소에 가서 쉬는데도 계속 머리가 아파 힘들었어요. 옆 친구와 진통제를 먹고 바로 잤어요… 일어났는데도 또 머리가 아파서… 내 머리가 어떻게 되었나 걱정이 되는 거예요. 고지대여서 그런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고 들었을 때 고통스런 경험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참여자 2)”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한 다음날 새벽에 코피가 터졌어요. 아침에는 많이 춥더라고요. 세수를 하려고 보니 코에서 피가 뚝뚝 떨어져서 깜짝 놀랐어요. 다른 친구들이 걱정할까 봐 몰래 휴지로 코를 막고 누워있는데 머리도 계속 아픈 거예요. 곧 병원에 나가야 할 시간이 되는데 실습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불안해지는 거예요…(참여자 4)”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너무 장거리 여행을 오지로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숙소에 오자마자 너무 피곤해서 누웠어요. 청소도 하고 짐정리도 해야 하는데 몸이 말을 안 들어요. 처음에는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생각하다가 저산소증으로 피로감이나 두통이 생긴다고 들었던 기억이 났어요. 얼마나 지나야 적응이 될까? 이렇게 피로감이 심하면 실습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참여자 1)”

“처음에는 숨을 쉬기가 조금 힘들었어요. 그 곳에서는 또 걸을 때마다 먼지가 푸석푸석하게 구두에 쌓이잖아요? 숨을 쉴 때마다 먼지를 마시는 것 같아 숨을 참다보니 숨쉬기가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했지만… 휴… 왜 그리 건조한지…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건조하기도 하고… 상상하지 못했던 경험이었지요. (참여자 5)”

“그 곳에 있는 동안 내내 코 안이 마르고 눈이 건조해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 전체를 감싸고 자기도 했고요. 그 땐 …정말… 건조해서 목구멍까지 말라 들어가는 것 같고… 힘들고… 병날까 걱정도 되고… 그래서 아침과 저녁에 매일 물병에 물을 채워 놓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과였던 것 같아요. 수건도 방에 놓으면 금방 마르잖아요. 처음으로 고지대에서 힘든 육체적 경험을 한 것 같아요.(참여자 3)”

주제군 2. 다름에 대한 불편함

주제군 2와 관련된 의미들은 ‘현지어를 알아듣지 못함’, ‘현지 음식이 입맛에 안 맞음’, 그리고 ‘간호행위를 이해 할 수 없음’이었다. 현지인들을 처음 접한 대상자들은 우선 말이 통하지 않아 난감해 하고 불편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하였다. 매일 먹는 주식이 우리나라의 밥과 너무 다르고 생소하여 입에 맞지 않아 계속 밥을 요구하였다. 또한 이곳 병원 간호사들의 위생간호 행위를 이해할 수 없었고 황당하다고 생각하였다. 대상자들은 실제로 실습이 끝난 후 집담회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 힘들다는 불평이 많았고, “밥을 계속 먹어야 한다”는 요청을 했었다. 또한 현지 간호사들의 간호행위를 비위생적이라며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을 둥그렇게 뜨면서 “어떻게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는지 한심하다.”고 말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대상자들은 다음과 같은 체험을 하였다.

“거기서는 아말릭어를 국어로 사용하잖아요.. 우리는 영어로 준비를 해 갔는데… 의료진들과는 조금이라도 영어로 통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니까… 난감하고, 엄청 낯설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힘들게 느껴졌어요. 앞으로 어떻게 실습을 하나 걱정이 되고… 다른 친구들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더라고요. 영어도 그리 잘 하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현지어는 더더욱 몰라서 한숨만 나왔어요. 외국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참여자 3)”

“아프리카 땅이라 많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어요. 그런데 현지 식사는 너무 이상했어요. 냄새가 시큼하고… 색깔도 좀… 맛도 입에 맞지 않았고… 몸은 힘든데 먹을 수 없었어요. 다행히 매일 밥과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되어 감사했어요. 밥과 김치를 먹을 수 없었다면 아마 버티기 힘들었을 거예요…(참여자 2)”

“아프리카 하면 가난한 나라들이 떠올랐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을 중시하고 뭐든 빨리빨리 하려고 하고, 열심히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그 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없으면 없는 대로 일도 안하는 것 같고… 그냥 조용히 있고… 힘없이 거리에 서 있고… 참 이상했어요. 이렇게 사니 가난하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참여자 4)”

“간호사가 상처를 보더니 소독 솜이 없다며 소독이 안 된 그냥 솜 같은 것을 찢어서 알콜에 찍어 쓰는 것을 보니 화가 났어요. 소독을 하지 않은 상태로 상처에 사용하는 건 있을 수 없지 않아요? 정말 태연하게 하는 그런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는데 환자나 보호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보고 있는 거예요. 아휴… 정말… 한심하게 느껴졌고… 우리나라 상황과는 많이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서 어떻게 간호를 해야 하나? 답답해졌어요.( 참여자 5)”

“욕창 상처소독을 한다고 하여 현지인 간호사를 따라 갔어요. 상처부위를 소독수로 씻더라고요. 그런데 환자 보호자가 간호사에게 뭔가를 내밀어요. 자세히 보니 집에서 먹던 꿀이 든 병이었어요. 그 꿀을 받아가지고… 거즈에 묻혀서… 욕창상처에 바르는 거예요. 눈을 의심했어요. 아니… 뭐하는 거냐고 물었어요… 그런데 웃으면서 ”허니드레싱“이라고 해요. 소독이 안 된 것 같은데 괜찮은지를 물었어요. ‘진짜 좋다’고 말하면서 걱정할 것 없다고 하는 거예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너무 무지한 행동에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설여지는 거예요.(참여자 1)”

2. 범주 2: 현지생활을 적극적으로 수용함

연구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며 생각하는 주제들을 “배우기 위해 노력함”과 “현지인처럼 행동을 해 봄”이라는 2개의 주제군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내용을 검토하여 다시 “현지생활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이라는 범주로 도출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된 의미있는 주제들과 진술내용은 아래와 같다.

주제군 1. 배우기 위해 노력함

주제군 1의 의미있는 주제들은 ‘현지 언어를 배움’, ‘커피 세리모니에 참여함’, ‘현지 국립병원을 둘러봄’, 그리고 ‘인제라와 와뜨를 먹어봄’으로 구성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에티오피아의 병원에 와서 여러 가지 한계를 경험하면서 걱정도 하고, 고민을 하면서 직접 학습하고 노력하는 경험을 하였다. 매일 현지 언어를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에티오피아인들의 중요한 관습인 커피세리머니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현지인들이 먹는 주식과 반찬을 맛보고 먹으려고 노력하였으며, 그 나라에서 최대인 현지병원을 방문하여 한국과 다른 열악한 의료환경을 파악해 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의미들을 잘 드러내는 체험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여기까지 왔는데… 대화가 안 되고… 내가 실습을 마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문득 이곳 언어를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났어요. 다른 친구들도 좋다고 하고… 당장 급해서 도착한지 3일부터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미리 배워오면 좋았는데… 학교생활이 바쁘잖아요. 엄두도 안 났는데 마침 잘 되었다고 위로하면서 매일 배웠어요. 단어가 늘어나니 힘들잖아요. 방벽에 붙여놓고, 친구들과 주고받고 외웠어요.(참여자 1)”

“건물 여기저기서 이상한 커피세레모니를 하잖아요? 한국과는 너무 다른 방식으로… 커피 끓이는 것도 좀 그렇고… 한국에서는 커피가 우아한 면이 있는데… 여자들이 땅바닥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까만 커피 알갱이도 붙어있고… 비위생적이고… 그냥 슬쩍 보고 지나쳤었는데… 병동에서 간호사들이 분나세레모니에 한다고 해서 따라갔어요. 모두가 둘러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웃고, 커피가 끓으면 조그만 잔에 같이 나누어 마시고… 그런데 서로 기대고 지지하고, 위로하는 듯한 느낌? 말을 이해하지 못해 겉돌았지만 끝까지 참석했어요.(참여자 4)”

“점심시간에 병실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인제라를 먹잖아요. 시큼한 냄새가 역해서 코를 막고 다녔는데.., 간호사 실 뒷방에서 간호사들이 각자 싸온 음식을 내 놓고 먹으면서 오라는 손짓을 해요. 가 보았더니 저더러 먹어보라는 시늉을 해요. 선뜻 내키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한 간호사가 인제라에 고기 덩어리 같은 것을 싸서 손으로 건네주면서 먹으라고 자꾸 해요. 금방이라도 식중독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용기 있게 입에 넣고 먹었어요. 모두 박수를 치고 좋아하는 거예요. 그러자 한 간호사가 인제라에 와뜨를 싸서 먹는 방법을 보여주었어요. 고맙다고 했어요.(참여자 5)”

“블랙라이온이라는 에티오피아 국립병원을 방문했을 때… 정말 열악하잖아요… 깜짝 놀랐어요. 깡마른 체구에 모포를 뒤집어 쓰고 있는 환자들…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보호자들… 병원인지 난민촌인지… 의료인들도 보기 힘들고… 불쌍하고 측은한 생각이 들어 힘들었어요. 오히려 병에 걸릴 것 같고… 충격 그 자체였어요. 우리가 실습하는 병원이 그 나라에서는 최고의 병원임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 다음부터는 불평을 안하게 되더라고요.(참여자 2)”

“친구들과 병원 밖으로 나가서 식사를 해보자고 했어요. 배탈 날까 걱정하는 친구에게 현지에 왔으니 직접 체험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도 하고… 모두가 함께 갔어요. 미리 좋다는 식당을 소개 받아 시내로 갔어요. 병동에서 먹었던 인제라와 와뜨를 주문했지요. 처음에는 조금씩 먹다가 맛이 좋더라고요. 인제라가 발효식품이고 와뜨는 쇠고기를 우리나라 갈비찜처럼 삶아서 만든 음식이라 배탈이 안 난다고 해 걱정을 덜했어요.(참여자 3)”

주제군 2. 현지인처럼 행동을 해 봄

주제군 2의 의미는 ‘아프리카 풍의 레게 머리를 해봄’, ‘전통시장을 둘러봄’, 그리고 ‘시내버스를 타봄’으로 구성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현지인인 아프리카인들과 달리 머리카락이 직모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처럼 쫑쫑 따서 레게머리 스타일을 해보고자 했다.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현지인들과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친해지고자 노력을 하였다. 또한 전통시장을 둘러보면서 현지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려고 하였으며, 직접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험을 했다. 많은 불편함이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 현지인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노력과 체험은 현지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관찰결과 연구대상자들은 그런 경험을 하면서, 고통도 호소했지만, 그들에게 더 측은심을 느낀다거나, 현지인들에게 더 다가가는 느낌을 받았다거나,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표현하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그러한 체험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그 곳 현지인들이 하고 다니는 헤어스타일이 특이하잖아요. 쫑쫑 땋는 머리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칼은 직모라 좀 잘 안될 것 같기도 했는데… 호기심도 나고… 용기를 내서 해보기로 했어요. 헤어스타일은 참 민감한 것이라… 어떤 큰 계기가 있어야 확 바뀌는 건데… 우리 모두가 아프리카인 되어보자고 했어요. 시간이 어마하게 걸렸어요. 머리를 쫑쫑 따서 버터 같은 기름을 발라 붙이기도 하고.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아프리카 땅이니까요… 현지사람들이 엄청 재미있어 했어요. 땡기니까 아프고… 잘 때는 불편하기도 하고… 돈도 나가고… 하지만 현지 간호사들과 경험담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해요.(참여자 4)”

“함께 시내에 나가 전통시장을 둘러보자고 했어요. 어떤 나라를 가든지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전통시장을 보면 이해가 잘 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갈 때는 데려다 주어 쉽게 갔어요. 그런데 꼬지지하고… 열악하고… 살 물건도 없고… 집에서 쓰던 것 같은 물건들도 많은 것 같고… 정말 가난한 나라… 측은한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1)”

“시장에서 돌아오면서 또 용기를 냈지요. 서민들이 타는 대중교통을 타보자고요. 작은 트럭같이 생긴 차를 타야 한다고 알고 있었어요. 올라가니 사람이 빼곡이 타 있어요. 꽉 끼어 타야 했는데… 움직일 수도 없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고… 휴 꼬랑 냄새와 땀 냄새가 범벅이 돼가지고, 차 바닥에는 먼지가 수북하고, 폭신폭신 할 정도로… 아주 비위생적이고… 맨발로 탄 사람도 있고… 창문이 열려 있어서 먼지바람까지 들어오고… 고생을 엄청 했어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긴장도 되었고… 뭐랄까… 그들에게 더 다가가는 느낌…(참여자 3)”

“시장 다녀온 날 밤에 간지러워서 잠을 못 잤어요. 숙소에 왔는데 온 몸이 가렵기 시작했어요. 샤워기가 하나라 방바닥에 앉아서 정신없이 극적거렸어요. 밤이 깊어지고 대충 물수건으로 닦고 누웠는데 엄청 가려워요. 웬만하면 다음 날 실습을 나가야 하니까 잤을 텐데… 다른 친구들 깰까봐 걱정도 되고…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불을 켜고 보니 진드기 같은 것이 살에 붙어 있었어요. 으악! 비명소리에 친구들도 잠을 깨고. 밤에 진드기 잡는다고 난리 법석을 떨었지요. 잊지 못할 찐한 현지체험이었어요.(참여자 2)”

“저는 그 때 진드기가 온 방에 퍼져서 물렸거든요. 한국에 와서도 진드기에 물린 상처로 고생 좀 했어요. 잊을 수가 없지요. 그 곳에 감염병 환자가 많잖아요. 병원에서도 진드기나 다른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민들이 너무 비위생적으로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목격했고 이해할 수 있었어요.(참여자 5)”

3. 범주 3: 편안해짐

연구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세 번째 범주는 “그대로 수용함”과 “깨달음을 얻음”이라는 2개의 주제군으로 구성되었는데 현지문화의 체험을 통해 알게 되면서 어느 정도 이를 수용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제군 1. 그대로 수용함

주제군 1의 의미 있는 주제들은 ‘현지인을 존중하게 됨’. ‘편견이 엷어짐’, ‘한국전쟁의 원정에 감사함’으로 구성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대해 그리고 아프리카지역에 있는 나라들에 대해 사회문화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현지에서 지내면서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게 되었고, 또한 존중하게 되었으며, 특히 우리나라 육이오 전쟁 때 유엔군으로 참전하여 전사하고 부상당하며 도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미안함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편견이 점차 줄어드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대상자들은 그 나라의 독특한 관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으며, 답답해하며 부정적으로 인지했던 현지 사람들의 행동이나 태도를 반대로 긍정적이거나 또는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연구대상자들이 현지인과 문화에 점차 편안해지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였다.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 너무 겁부터 먹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그들도 우리와 흡사하고, 존중 할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어요.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자적으로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도 1월 7일로 달리 정해져 있고, 시간도 다른 나라들과는 달라요. 자존심도 있고, 솔로몬의 후예라는 긍지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불편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그들의 관습을 따르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참여자 2)”

“아프리카 하면 가난한 풍경이 먼저 떠올랐고… 우울하고 어둡고… 현대화되지 못한 지역이란 인상이 진했는데… 직접 와서 보고, 듣고, 피부로 삶을 느껴보니 다소 열악한 환경이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우리네 삶과 같다고 느꼈어요. 우리나라도 못사는 사람들도 있고…(참여자 5)”

“지내보니 그곳이 한국보다 가난하기는 하나 전체 분위기가 이상하게 한국보다 여유롭고 평안하여 행복한 느낌을 강하게 느꼈어요. 사랑이 있는 느낌이랄까… 그곳에서 지내면서 경제적인 풍요가 꼭 행복과 비례하지 않는 것을 절감했습니다.(참여자 3)”

“그 나라는 1951년에 1300명의 군인을 1만 4500Km나 떨어진 우리나라에 배로 보내 주었다고 해요.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도록 도왔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어요. 그리고 수백 번 전투마다 승리를 했다고 하고, 그런데 약 120여명이 한국에서 전사했고, 약 5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은 한국이 더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선진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가 더 열악한 때가 있었고, 그 나라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왠지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던데요.(참여자 1)”

“응급실에 3도 화상을 입은 환자를 보호자들이 모시고 왔어요. 한국 같으면 보호자들이 서두르고 의사 빨리 오라고 고함을 지르고 난리잖아요. 그 곳 사람들은 의사가 다른 환자를 보고 올 때까지 환자의 손을 잡고 옆에서 ”힘내라“는 말을 하면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거예요. 조용하고 평화스럽게 참을성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존경심이 가는 거예요. 난리를 쳐서 되는 것이 없잖아요. 그들이 더 지혜스럽게 행동한다고 느꼈어요.(참여자 4)”

주제군 2. 깨달음을 얻음

주제군 2의 의미는 ‘자아성찰을 함’과 ‘친근감을 느낌’으로 구성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해외실습을 통해 현지문화와 삶을 체험하면서 자신들의 사고를 반성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편견과 오해를 되돌아보는 경험을 하였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좋아지고,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경험을 하였으며, 현지인들의 장점들이 보이는 경험을 하였으며, 간호분야에서도 근본적으로 진정한 간호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경험도 하였다.

연구자의 관찰한 결과에서도 대상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보다 더 활발하게 실습을 하게 되었으며, 병동에서 현지 의료인들과의 상호작용도 많아지고, 웃음도 많이 지었고, 표정이 밝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현지인 환자와 보호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보건교육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영어도 현지어도 하지 않고 표정과 몸동작으로 설명을 해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대상자들과 함께 있을 때 웃고 즐거워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연구 대상자들도 크게 고무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을 직접 체험했고… 이해했고… 적응을 하다 보니 결국은 제 자신의 사고의 폭이나 시야가 너무 좁았다고 느꼈어요. 반성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참여자 3)”

“그날 그날의 에피소드를 매일 쓰다 보니 제가 혼자서 오해한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저의 마음도 빠르게 열리는 느낌이 들었고요… 더 크게 확대되어가는 것을 경험했어요.(참여자 4)”

“현지 의사와 간호사들이 참 친절하게 대해주고 정성껏 설명해 주었던 것 같아요. 다만 우리네 기준과 그곳의 기준이 다르다 보니 그들이 크게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이 생각한 점이 잘못이었어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상처가 나면 된장을 바르기도 했잖아요. 서양의 최신의료기술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 나라처럼 유사하게 했겠다고 생각하니 친근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참여자5)”

“환자나 보호자도 참 순박하고 좋은 사람들이었고, 의료인들도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들을 사랑으로 정성스레 돌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비록 무균술 등이 잘 지켜지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지만 의료인은 다정다감하게 환자나 보호자에게 다가가고, 힘내라고 지지하고, 보호자들도 의료인에게 항상 감사해 하는 무언의 상호작용은 한국보다 훨씬 친근감을 느끼게 했고, 사랑을 느끼게 했어요.(참여자 1)”

“그곳에서 진정한 간호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았던 것 같아요. 많은 것이 없는 상태에서도 남을 비난하지 않고, 서로를 돌보고 위로하고 고마워하는 사람들…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관계와 평안함를 유지하는 병원분위기를 제가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한국의 임상환경은 삭막하고 살벌하기도 하잖아요.(참여자 2)”

4. 범주 4: 변화한 자신을 발견함

연구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네 번째 범주는 “글로벌 역량이 커짐”과 “국제적인 역할에 대한 꿈이 생김”이라는 2개의 주제군으로 구성되었다. 반영된 주제별 의미의 진술은 아래와 같다.

주제군 1. 글로벌 역량이 커짐

주제군 1의 의미는 ‘생각이 넓어짐’, ‘국제적 마인드가 생김’,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게 됨’으로 구성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해외 실습을 통해 본인의 생각이 점차 확대되고, 여러 문제를 국제적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인식하였다. 또한 한국문화 속에서만 살아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문화 체험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문화다양성을 접하면서 세계시민으로서의 관점이 생기는 경험을 하였다. 또한 연구대상자 자신들이 국제화 마인드가 생긴 것을 알면서 스스로 자신감이나 기특함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연구자는 대상자들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대상자들이 낯선 문화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국제적 마인드가 생기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체험을 하며, 자신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과정이 해외실습 뿐만 아니라 국제이해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임을 느꼈다.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을 이야기 할 때, 학생들의 표정이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고 목소리는 약간 높았으며 명료했다.

“한국에서 16시간 날아가 도착한 아프리카의 그 땅에도 아픈 사람들이 많았고, 다른 대륙에도 비슷하게 그럴 것이란 생각을 실감하게 되었어요. 한국에만 있었다면… 아마 생각하기 어려웠겠지만… 아프리카의 문제를 생각하게 되고,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계속 그들을 돕고 싶고… 세상은 넓고… 제가 갈 수 있는 곳도 많다고 생각했고요… 은근히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는 자극을 받았어요. 내면의 변화가 느껴져 제 자신이 기특하다고 느꼈어요.(참여자 5)”

“해외 실습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만 취업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해외실습을 해보니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졌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좋은 자극을 받은 것 같아요. 다른 나라의 문화와 그 나라에 독특하게 존재하는 그들만의 간호문화도 정말 좋았어요. 배울 점도 많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고 알아야 세계인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세계전문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자주 하게 되었어요.(참여자 3)”

“무엇보다 그 곳에서 국제적인 간호봉사팀을 만나고 난 후에 자극을 많이 받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고, 그 나라 사람들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이 중요한 것을 느꼈고… 이번 해외 실습을 통해 직접 현지체험을 하면서 국제화시대를 경험했고, 세계시민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참여자 4)”

“현지어를 현지에서도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영어만 조금 완전하게 준비한다면 간호용어나 환자를 간호하는 방법이 거의 공통적이어서 세계 어느 곳에서든 간호를 할 수 있겠다는 국제적인 마인드가 생긴 것을 발견했어요.(참여자 2)”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을 간호할 수 있겠다는 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회였고요… 국제적인 견문이 넓어졌으며, 글로벌마인드가 생겨, 세계로 나가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참여자 1)”

주제군 2. 국제적 역할에 대한 꿈이 생김

주제군 2의 의미는 ‘글로벌 리더에 대한 소망을 가져봄’, ‘글로벌 간호전문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생김’, 그리고 ‘국제적인 역할모델을 존경하는 마음이 강함’으로 구성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전에는 생각해 보지 않은 미래의 꿈을 가져보는 값진 경험을 하였다. 특히 자신들의 생각이 넓어지고, 다른 나라에서 일해보고자 하고,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보고자 하는 소망을 갖게 되고, 국제적인 일을 직접 수행하고 있는 모델들을 만나 자극을 받고, 자신의 미래의 삶을 생각해보는 경험을 하였다. 연구자의 관찰결과, 대상자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하였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물어보기도 했으며, 언어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훌쩍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는 표현도 하였다.

“제 자신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죠. 지금은 학생이지만 미래를 잘 준비해서 세계를 두루 다니면서 나의 지식과 기술을 나누어 주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소망을 상상해 보았어요. 꿈을 가지면 이루어진다고 하잖아요? 잊지 못할 귀중한 경험이었어요.(참여자 4)”

“국립병원을 방문했을 때 미국인 간호사를 만났어요. 그녀는 벌써 2년 넘게 그 열악한 병원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했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었고, 간절히 그 곳에 오기를 원했다는 말을 듣고 감동했어요. 세계 곳곳에서 의료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곳에 병원을 세우기도 하고… 명문대를 졸업하고 그 곳에 와서 환자들을 돌보고… 현지인을 가르치고… 국제적 활동을 하는 의료인들이 아주 존경스러웠어요. 한국에서는 돈만 벌려고 난리인데 나와 보니까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다방면에 더 노력을 하여 글로벌 간호전문인이 된다면 삶의 보람이 더욱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어느 때보다 제 자신을 자극하고 성장하는 좋은 기회였어요.(참여자 1)”

“홀레타 지역을 방문했을 때 저와 동갑인 서울지역 간호대 여학생이 2년째 보건팀에서 건강사업을 담당하며 일을 하고 있었어요. 말도 잘 통하지 않고 필요한 물품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상자들을 정성껏 케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놀랐어요. 동갑인 친구가 먼 아프리카 땅에 와서 건강사업을 한다는 사실… 그 마음과 사랑의 실천이 정말 크고 대단하게 보였어요. 또한 제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참여자 5)”

“르완다 출신 의사가 수술에 대한 훈련을 받으러 왔는데 미국에서 온 의사가 지도를 해 주었어요.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도를 했고… 우리에게도 쉽게 설명을 잘 해 주셨어요. 백인, 흑인, 황인들이 모인 수술방의 모습은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참 보기 좋은 모습으로 제 뇌리에 남아 있어요. 해외 실습은 국제적으로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실습임을 경험했어요. 국제적인 모델도 많이 만나보았고요… 색다른 희망이 생기는 경험이요..(참여자 3)”

“해외 실습을 통해 얻은 큰 자산은 저도 세계로 나가 훌륭한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에요. 처음으로 생각해 본 것이지만 미래에 국제사회에 나가서 간호리더로 일하게 될 때 이번 해외 실습경험은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참여자 2)”

Ⅳ. 논 의

1. 청소년의 해외체험의 과정과 의미

한국에서 청소년의 해외체험학습에 대한 연구들을 전체적으로 검토한 논문(김상미, 김영환, 2015)에 따르면 해외체험학습의 영향으로 타문화이해(24%), 성찰(24%), 국제협력이해(24%), 세계시민의식(20%), 자신감/자존감(17%)이 가장 많이 다뤄지고 있고, 어학(13%), 취업/진로(7%), 자기주도성/자기조절능력(6%), 흥미/도전정신(6%)이 다음으로 언급되고 있다. 국제교류나 봉사에서는 타문화이해가, 봉사활동에서는 성찰이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프로그램 전문성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언급하는 논문들이 많았는데 3%가 문화편견/갈등/충격을 언급하여 문화충격이나 문화갈등이 주목받는 주제가 아니었다. 해외체험학습에 대한 질적연구가 증가하면서 타문화이해와 성찰에 대한 참여자들의 체험과 경험, 인식변화, 그 의미 등을 심층적으로 기술하는 연구가 늘어났다.

청소년의 해외체험의 과정과 의미를 질적으로 연구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박한숙, 설양환(2012)은 2명의 교육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미국 초등학교 교육실습의 경험과 의미를 내러티브 탐구의 질적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제시된 주제에 따르면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충돌, 인종 차별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지만, 지도 교사의 조언, 동료 교사들의 격려 등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실천적 지식을 만들어가며 적응한다고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두려움이 몰려오고 현지생활을 적극 수용해 배우며 점차 편안해지는 과정과 유사하다. 그렇지만 본 연구의 논문에서는 동료와 지도교수가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지 않아서 차이가 있다.

조혜영(2015)은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학생 10명을 심층면담하여, 세계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현지문화를 체험하여 이해하게 되며, 개인적 성찰과 반성의 기회를 갖게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선미(2013)는 근거이론에 기초하여 동남아 단기해외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12명의 여대생을 심층면접으로 분석하였다. 낯선 문화와 접촉하여 자문화에서 당연시 되던 관계의 규칙들이 깨졌을 때 두 가지 부류의 반응이 나타난다고 했다. 타문화에 대한 고정적 심상을 지닌 학생들은 이해한 것처럼 행동하는 가장전략을 사용하고, 타문화를 상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한 심상을 지닌 학생들은 자각과 성찰 전략을 사용한다고 했다. 본 연구의 연구대상자들에게서는 이러한 고정적 심상을 가진 학생과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학생의 대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샘플이 5명에 불과하여 그렇게 나타났을 수도 있고, 또는 이들 5명이 에티오피아로 출국하기 전부터 같이 공부를 하면서 유사해져서 그럴 수도 있다. 본 연구의 샘플에서는 모두 타문화를 상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한 심상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자각과 성찰 전략을 통해 낯선 문화를 유연하게 이해하려고 하였다.

설문조사를 통한 연구들은 여러 변수들의 통계적 관계에 집중하면서 그러한 관계나 의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험되고 이야기되고 의미화되었는지를 논의하지는 않는다. 이승재, 최병윤(2008)은 청소년의 6개국 해외문화체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하여 대체로 타문화 교류가 타문화에 대한 이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층이 인지적으로 열려있고 타문화이해에 적극적이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현지인과의 접촉이 많을수록 그리고 청소년들이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자신들이 공유했던 해외문화체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도록 만들었다고 봤다. 이선미, 김찬란(2013)은 서울여대에서 해외체험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회귀분석 하여 해외체험프로그램이 문화 간 감수성 향상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옥순(2008)은 경기도의 대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계분석한 결과 해외 체류경험은 상호작용 참여와 상호작용 자신감에 영향을 미치지만 해외체류기간은 문화 간 감수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신인순, 김옥순(2012)은 2012년 유니세프 몽골캠프에 참가한 청소년 80명과 일반 청소년 120명을 설문조사하여 통계분석한 결과 인간의 보편적 가치, 다양성에 대한 가치존중, 세계문제에 대한 흥미와 관심, 문제해결에 대한 참여의지, 세계지향성의 영역에서 몽골캠프 참가 청소년이 일반 청소년보다 높은 세계시민의식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본 연구의 학생들도 타문화체험이 타문화의 긍정적 이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설문조사는 긍정적인 이해와 부정적인 이해가 복잡하게 혼성되어 있는 상황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 본 질적 연구의 결과 긍정적인 이해가 증가하고 있지만 계속 부정적인 의미부여도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시간이 지나면서 현지인이나 현지문화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또한 여유가 있고 행복하다고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가난하고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부분이 남아 있고 때로는 이렇게 저렇게 의미부여가 변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전체적인 의미를 범주로 통합시켜 제시하면서 이러한 모순성과 복잡성을 본 논문에서 상세히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언급에는 이러한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세부적인 내용에서 여러 차이가 존재하지만 외국에서의 연구도 비슷한 경향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Cushner & Mahon(2002)에 따르면 해외에 나가서 가르치는 경험을 한 교사는 문화적 감수성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커지며 국제적 마인드가 생기며 타인종을 자민족중심주의나 부정적 스테레오 타입으로 낙인찍는 일이 줄어든다. 설건성(2017)은 대만 대학생에 대한 조사에서 미국 친구와 직접 접촉하는 경우 미국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가져오나, 미국 여행만 하는 경우 미국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져온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경향은 본 연구의 대상자들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현지인들과 친해지고 친밀한 교류가 형성되면서 현지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현지인들과 친밀한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고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만 했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에티오피아인에 대한 빈곤하고 비위생적이고 게으르다는 선입견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강화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에티오피아에서 친밀한 관계를 경험하면서 아프리카인 전체에 대해서도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우리 학생들은 간호실습을 하였지만 해외에서 교사실습을 연구한 논문들이 있다. Barnes(2013)은 해외여행이 중등 교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심층면접과 자아성찰을 통해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그에 따르면 호기심에서 여행을 떠나며, 사전준비나 여행철학이 여행경험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타문화경험이 소수인종의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며, 해외여행을 더욱 촉진하며, 국제적 마인드를 높여주고, 자신의 교육을 성찰하게 하고, 학생의 해외여행을 자극하고, 지적 발전을 자극한다고 한다. Scoffham & Barnes(2009)에 따르면 해외에서 가르치는 경험을 하면 세계 다양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타인과 더 쉽게 협조할 수 있으며, 자신감과 적응력을 높여주고, 끈기와 지혜가 높아진다. 필자의 대상자들도 해외에서 간호실습을 하면서 세계 다양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타인과 더 쉽게 협조할 수 있으며, 자신감과 적응력을 높여주고, 끈기와 지혜가 높아졌다. 해외에서 가르치거나 간호를 하는 경험이 매우 유사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Liu and Lee(2011)는 질적 연구를 통하여 대만 대학생과 미얀마의 화교 대학생들이 해외경험을 하게 하면 어떠한 영향을 받는가를 조사하였다. 대만 대학생들에게서는 세계의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게 되고, 미래목표를 찾게 되고, 기존의 사고방식을 성찰하는 것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미얀마의 화교 학생에게는 진출 가능한 직종이 많아지고, 조국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이해가 넓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필자의 대상자들에게서도 세계 다양성에 대한 포용과 시야가 넓어지고, 에티오피아와 대조를 통하여 한국에 대한 성찰이 생기며, 또한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간호사를 통하여 한국간호학생으로서의 자아에 대한 성찰이 나타난다.

2. 문화충격과 적응의 단계

아주 낯선 문화로 들어갈 때 문화충격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문화충격을 4단계(Janssens, 1995) 또는 5단계(Pedersen, 1995)로 나누어 어떠한 과정이 단계적으로 나타나는가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낯선 문화로 진입하여 체류하게 되면 단계적으로 적응하게 된다. 이들은 이러한 문화충격을 통해 자신과 자신의 문화를 되돌아보고 성찰하게 된다고 본다. 물론 단계를 나누는 방식이나 내용도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는 이러한 단계를 5단계보다 4단계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단계는 허니문 단계로 새로운 문화, 새로운 음식, 새로운 환경에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불안단계로 점차 이상하고 불쾌하게 느끼는 일들이 많아지고 좌절감이나 화가 나고 불안하게 만든다. 언어장애, 위생차이, 안전부족, 음식 차이 등이 낯선 것으로 부각되며 향수병을 앓기도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조정단계로 낯선 문화에 점차 적응하면서 낯선 느낌이나 고립감이 줄어들고 일상적인 생활이 중요해진다. 네 번째 단계는 적응단계로 이제 낯설던 문화가 매우 익숙해져 호스트 국가에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된다.

물론 체류기간에 차이가 있지만 본 연구의 대상자를 중심으로 문화충격의 과정을 살펴보면 위에서 제시한 4단계와 조금 다르다. 처음 단계가 허니문이 아니라 바로 불안을 보여주었다. 에티오피아에 도착할 때부터 에티오피아의 생활과 문화를 너무 낯설고 또한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여 도착하자마자 두려움과 불안이 고조되었다. 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타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였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다르다고 비위생적이라고 인식하면서 바로 불안단계로 들어갔다. 두 번째 단계는 조정단계로 불안이 고조되다가 점차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낯선 문화도 원주민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조정단계로 들어가 현지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크게 나타난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 되면서 점차 완전히 적응하는 단계로 들어간다. 하지만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완전히 적응단계 이르기까지 체류하지 않고 귀국하였다. 어느 정도 낯선 문화를 원주민의 관점에서 이해하면서 점점 편안해지는 단계까지 경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변화하는 또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는 단계로 나아갔는데, 앞의 문화충격 모델에서는 적응하고 나타나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별도의 단계로 분류하지 않았다. 하지만 낯선 문화에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을 넘어서 대상자가 모두 이전보다 자신의 역량과 이해능력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고 더 큰 꿈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 부분이 학생들의 타문화 이해과정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별도의 단계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 대상자들의 체험과 의미를 매개로 단계를 설정하면 첫 번째 단계-불안단계, 두 번째 단계-조정단계, 세 번째 단계-자아성장인식단계와 같다.

본 연구에서 명확하게 나타나는 자아성장인식 단계가 해외문화체험에서 실습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나타나는 것인지 또는 일반적인 해외문화체험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데 기존의 연구들이 이를 간과한 것인지는 추가적인 비교연구를 통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3. 본 연구의 한계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한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실제 현상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때로는 모순적으로 복잡하게 나타난다. 특히 생각이 달라지면 개인의 체험과 의미도 바뀔 수 있다. 핵심 범주를 도출하기 위하여 의미를 통합하고 주제군으로 묶고 또 이를 범주로 묶었다. 본질적인 의미의 핵심범주와 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지만 이러한 명료한 틀을 만들기 위해 모순적이고 복합적인 내용들이 사상되거나 통합되었다. 따라서 전체의 본질적 구조를 잘 보여주게 되었지만, 대신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측면들이 상세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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