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오늘날 지구적 공동체 사회에서 세계시민성 또는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은 근대적 시민성을 탈피한 새로운 시민의 소양과 역량으로 여겨지며, 그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UNESCO, 2014; UNESCO, 2015; UNESCO & UIL, 2016). 세계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이 2015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 이하 WEF)을 거쳐 2015년 UN 지속가능한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1)에 포함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이하 GCED) 이행을 위한 국가적인 책무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글로벌 의제로서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국가 교육정책 내에서 주류화하고 이행하는 데는 편차가 존재한다. 특히 개념적인 포괄성과 모호성으로 인해 지역, 시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김진희, 2015; Tawil & Locatelli, 2015), 이로 인해 국가별로 세계시민성에 대한 관심 정도나 교육정책에서 강조점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국가 교육정책에서 시민교육은 주로 국가정체성 형성이나 일국의 법률적 지위로서의 시민권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었지만, 세계시민교육은 단일한 국가 시민으로서의 정체성 형성과 세계시민의식 함양이라는 모순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강순원, 2014; 박환보, 2017). 이로 인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공적 책무성 요구는 지금까지 개별 국가들이 진행해 온 국가 교육정책에 있어 개념적인 혼란이나 긴장을 야기하기도 한다(Sant, et. al., 2018). 특히 이러한 혼란과 긴장은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슬람 계열 이주민 여성들의 히잡(hijab)이나 부르카(burqa) 착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사례와 같이, 이주민의 정체성과 법률적 시민권의 관계 설정 방식에 따라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성열관, 2010).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민족주의나 국민 정체성과 같은 개념이 강하고, 정치, 경제, 역사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이러한 정체성과 시민권의 관계 설정도 더욱 복잡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동아시아 사회의 민중들은 강제 동원, 학살, 기아 등으로 일상을 파괴당하고, 그 역사적 고통은 상흔으로 남아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박성인, 2017; 박성인, 박명림, 2020). 동아시아의 근대화와 전쟁의 역사 속에서 ‘재일조선인, 조선족, 중국잔류방인 등’의 독특한 이주민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이들은 현재에도 각 사회의 주변인으로서 정체성과 시민권의 딜레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가속화되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이민자 인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구성원의 다양화는 여러 국가에서 사회 존속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식되며, 이러한 이민자 차별과 배제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박상희, 2021; 김지혜, 2021).
이처럼 정치, 사회, 경제적 갈등으로 위협받는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전 지구적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상호 간의 이해와 존중, 사회참여, 국경을 넘어서는 연대에 참여할 수 있는 세계시민의식 함양이 특히 중요한 과제이다(박성인, 2017; 박성인, 박명림, 2020). 동아시아 지역의 국가정체성을 근간으로 하는 근대적 시민성을 넘어선 새로운 시민성을 탐색하고, 지역 간 시민들의 상호 신뢰와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세계시민적 관점으로의 전환 필요성은 2010년부터 제기되어 왔다(김의영, 2010; 이기호, 2010). 그러나 동아시아의 특수한 맥락을 반영하면서도 보편적인 인권적 가치와 규범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으며, 관련 선행연구들도 문제 제기 수준에 머물러있다(박성인, 2017; 박성인, 박명림, 2020). 또한 기존의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논의와 실천들도 주로 학교교육이나 학령기 아동청소년 대상의 교류활동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논의나 성인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기회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박경희, 박환보, 2016; 한숭희 외, 2019).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동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수준과 관련 요인을 탐색하고, 기존 논의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세계시민의식의 핵심이 ‘국경을 넘어선 새로운 문화, 관점, 가치와의 만남’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강순원, 2010; Hanvey, 1975; Oxfam, 2015; UNESCO, 2014; UNESCO, 2015), 하위 구성요인 중에서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세계시민의식의 대리변수로 활용하고 관련 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해 세계 성인들의 사회, 문화, 정치, 지속가능발전 관련 가치를 측정하는 세계가치관 조사(World Value Survey 이하, WVS) 7차 조사의 한국, 중국, 일본 데이터를 활용하였으며,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한국, 중국,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수준과 관련 요인의 국가별 차이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한국, 중국,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며, 국가별 차이는 어떠한가?
Ⅱ. 이론적 배경
세계시민의식과 교육은 기존의 국제이해교육, 평화교육, 다문화교육, 인권교육, 환경교육,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고 있으며, 하나의 패러다임이나 기조로 해석된다. 세계시민의식의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국내외 학자들이 꾸준히 개념화하고 있으나(Tawil & Locatelli, 2015), 개념의 복잡성과 모호성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세계시민의식, 중국에서는 세계공민의식, 일본에서는 지구시민의식으로 각기 다른 명칭으로 불리며, 시대, 지역,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강영민, 김다원, 2019; 성열관 외, 2015).
본 연구는 세계시민의식의 포괄적 개념을 보다 명시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2019년 APCEIU 주관의 세계시민교육 지표 모니터링에서 제시한 세계시민교육의 6개 주제 영역2)인 세계시민성, 인권, 평화, 다문화존중, 지속가능성 발전과 UNESCO의 1) 지식, 2) 가치, 태도 3) 실천역량이라는 2개의 차원으로 만들어 구성하였다(박환보 외, 2020; UNESCO, 2015).
본 연구는 세계시민의식을 구성하는 다양한 하위요인에서 이민자 태도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첫째로는 세계시민의식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적 시도들에서 공통적으로 ‘기존의 자국민 중심의 울타리를 넘어선 새로운 시야와 관점과의 만남’을 강조한다는 것이고(강순원, 2010; Hanvey, 1975; Oxfam, 2015; UNESCO, 2015), 두 번째로 동아시아 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시민사회의 협력과 연대를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 모두 문화적 배경이 다른 외국인들 중 다수가 주변국 출신인 것을 고려했을 때, 각국의 상호이해를 기반3)으로 한 이민자 태도는 동아시아 성인의 세계시민성과 세계시민의식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이민자 구성에서 중국인(조선족 및 한족)이 가장 많으며(KOSIS, 2021), 일본에서도 조선 또는 한국 출신의 외국인의 비율이 가장 많다(일본 후생성, 2020).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이민자의 이미지와 심상은 곧 주변국가 출신의 외국인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민자는 내국인과 언어, 인종, 문화적 이질성을 가지는 집단으로, 내국인은 이러한 이질성을 마주할 때, 인식과 경험에 따라 각기 다른 심리적 반응을 형성한다(황성식, 김두섭, 2020). 이때 나타나는 태도는 크게 부정적 반응, 긍정적 반응으로 나뉜다.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곧 차별과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반응에 대해 Nussbaum(2018)은 나와 다른 집단, 타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 혐오는 무지에서 비롯한 두려움이 원인이라고 본다. 또한 Nussbaum은 사회적인 불안과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소수자인 이민자를 위협요인으로 대상화하고, 이민자를 탄압하고, 제거함으로써 사회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과 오해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여성혐오, 무슬림 혐오, 동성애 혐오 등이 그 예이다.
긍정적 반응은 주로 다문화 수용성, 이민자 수용 태도, 다문화적 공감과 같은 용어와 같이 혼용되기도 한다. 세계시민의식이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개방성과 포용성, 문화다양성 존중으로 지향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민자 태도를 ‘이민자 수용에 있어서 긍정적인 입장과 관점을 취하는 것’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 강순원(2010), 이재철(2017), 박환보 외 (2020), 허거훈, 정혜진(2020), 허윤철 외(2017), 황성식, 김두섭 (2020), Hanvey(1975), Oxfam(2015), UNESCO(2015)를 토대로 개념도 구성.
본 연구의 주요 관심 변인인 이민자에 대한 태도는 이민자 수용에 있어서 긍정적인 입장과 관점을 취하는 것으로 세계시민의식의 다양한 하위 요인 중에서 세계시민성, 인권, 문화다양성과 연결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세계시민의식의 핵심이 ‘국경을 넘어선 새로운 문화, 관점, 가치와의 만남’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강순원, 2010; Hanvey, 1975; Oxfam, 2015; UNESCO, 2014; UNESCO, 2015; UNESCO & UIL, 2016), 동아시아의 사회적 맥락에서 이민자 태도는 상호 이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민자 태도를 세계시민의식의 대리변수로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세계시민의식의 대리변수로 이민자 태도를 선정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사회자본과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4) 세 가지 차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자본은 네트워크, 신뢰, 호혜성으로 구성되는 개념이다(Putnam, 2000). 그중에서도 타인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다른 사람의 권리도 존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사회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다른 인종·민족·문화권의 사람에 대해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Putnam, 2000: 137, Uslaner, 2002). 또한 Howe & Jackson(2006)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활동과 같은 시민참여와 결합한 단체나 모임 활동은 사회적 소수자나 이주민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연구에서는 사적 및 공적 신뢰, 다양한 인종과 문화권의 집단과의 네트워크 경험, 정치 및 시민참여 활동이 세계시민의식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곽윤경, 2020; 김혜선, 2014; 이형하, 2014; 허거훈, 정혜진, 2020; 허윤철, 임영호, 조윤용, 2017).
위협인식은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이민자를 경쟁 대상이자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이다(황성식, 김두섭, 2020). Nussbaum(2018)은 사회적인 불안과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소수자인 이민자를 위협요인으로 대상화하고, 이민자를 탄압하고, 제거함으로써 사회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과 오해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위협인식은 대부분 소득, 직업지위, 사회경제적 위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저숙련 일자리에 위치하게 되는데, 따라서 국내의 저숙련 노동자나 직업지위가 낮은 내국인은 이민자를 경쟁 대상으로 인식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거나 복지정책에도 반대하는 경향을 보인다(노성훈, 2013; 민지섭, 김두섭, 2013; 민태은, 2013; Mayda, 2006; Scheve & Slauhter, 2001). 이렇게 자국민이 이민자를 위협요인으로 인식하게 하는 사회적 문제 상황은 경제적 양극화, 고용 불안, 사회 내 치안이나 분쟁 문제나 대외적으로 전쟁이 될 수 있다.
정보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현대사회에서 정보를 수용하고 수집하는 데에 활용하는 다양한 매체는 시민의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박경희, 박환보, 정성경, 2018). 매체나 광고에서 재현되는 이민자의 모습이 긍정적일수록 이민자 태도와 다문화 수용성을 높게 형성되고, 이민자의 모습이 부정적일수록 이민자 태도와 다문화 수용성은 낮게 나타났다(배은주, 장소현, 2020; 이미선, 이윤정, 2015). 이와 같은 연구들은 미디어에서 다루는 이민자 담론의 내용에 주목하고 이민자 집단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편견과 선입견을 낳는 제한적인 내용만을 전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남보영, 홍이준, 2021; 배은주, 장소현, 2020; 장신재, 2020;).
영역 | 하위요인 | 선행연구 |
---|---|---|
사회자본 | 네트워크, 규범, 신뢰, 호혜성, 시민참여 |
곽윤경(2020), 김혜선(2014), 이재철(2017), 이형하(2014), 허거훈, 정혜진(2020), 허윤철 외(2017), Herreros & Criaco(2009), Putnam(2000) |
위협인식 |
이민자를 국내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 상황의 위협으로 인식 |
노성훈(2013), 민지섭, 김두섭(2013), 민태은(2013), 황성식, 김두섭(2020), Mayda(2006), Scheve & Slauhter(2001) |
정보매체활용 | 대중매체(TV, 신문, SNS 등) |
남보영, 홍이준(2021), 배은주, 장소현(2020), 신동훈, 양경은(2020) |
개인특성배경 |
성별, 교육수준, 소득수준, 국민 정체성, 국가자부심, 외국인 접촉 여부 |
장신재(2020), 장임숙, 이원일(2012), 박혜숙, 원미순(2010), |
성별, 소득, 교육수준, 정체성, 외국인과의 접촉 같은 개인 특성은 세계시민의식에 영향을 미친다(장임숙, 이원일, 2012). 성별의 경우, 연구마다 다르게 보고되고 있으나,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며(김혜선, 2014), 소득은 높을수록(장신재, 2020) 교육은 많이 받을수록,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이민자 태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황성식, 김두섭, 2020).
외국인과의 접촉은 대체로 긍정적인 이민자 태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피상적인 접촉은 오히려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으므로(Bennett, 1986), 이민자 집단과의 네트워크나 신뢰와 같이 사회자본을 함께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단순히 이웃이나 직장 동료 관계보다는 더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접촉하는 경우 이민자 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배은주, 장소현, 2020; 오계택, 이정환, 이규용, 2007).
선행연구를 검토한 결과 세계시민의식인 이민자 태도 영향요인으로 사회자본,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의 영향력을 확인하였으며, 본 연구는 구체적으로 사회자본차원에서 이웃신뢰, 외국인 신뢰, 정부신뢰, 마을 소속감, 국가 소속감, 세계 소속감, 위협인식 차원에서 사회안전인식과 고용에 대한 불안, 정보매체활용 차원에서 친구와의 대화, 신문, TV, 인터넷, SNS와 같은 대중매체 마지막으로 개인특성배경으로 성별, 교육, 소득, 국가 자부심, 외국인과의 접촉 여부를 동아시아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관련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주요 변수로 활용하고자 한다.
한국의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는 민주시민,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역량 개념을 도입하며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 개정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공동체역량’에서 국가·지역·세계에 대한 공동체성을 강조한다. 또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서는 UN의 SDGs와 OECD의 ‘교육 2030’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을 교육 목표에 반영하였다(교육부, 2021).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교육 이념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세계시민교육을 범교과주제로서 다루며 각 교과의 수업 주제로 녹여 내거나, 지자체별로 세계시민교육을 별도의 교과목으로 지정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몇몇 시도교육청에서는 세계시민교육의 이행 및 확산을 위해 세계시민교육 연구·시범학교, 선도교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효과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등학교의 경우 유네스코학교효과가 세계시민의식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조대훈 외, 2018). 교사 연수를 위해서 APCEIU 주관으로 교사 대상 국제 교육 교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각국의 교육 문화와 내용을 학습하며 글로벌 역량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도 운영되고 있다.
학교교육 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은 국가교육과정을 토대로 다양한 방식의 교과교육과 비교과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교사연수 등도 진행 중이다(교육부, 2021; 박환보, 임진영, 2021). 반면에, 성인 대상의 세계시민교육은 주로 시민참여교육의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민참여교육 자체가 문화예술이나 직업교육 등의 영역에 비해 참여율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매년 시민교육 프로그램 수와 학습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민참여영역 학습자 수는 전체 평생교육 학습자의 0.2%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21). 최근에는 평생교육 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대구 수성구나 인천 연수구 등 지자체 차원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려는 노력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민교육영역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부족하고, 교육과정 개발이나 세계시민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전문 교강사도 부족한 실정이다(한숭희 외, 2019).
중국의 국제이해교육은 유네스코의 교육이념에 영향을 받아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2016년 중국 교육부는 중국 학생 발전 핵심소양에 ‘책임담당’에 국제이해교육의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중국 국가교육의 주요 이념 중 하나로 발전되었다(강영민, 김다원, 2019). 중국 국제이해교육은 교육과정에서 독립교과서가 편성되어 있지 않지만 쟝쑤성 우시시(江苏省无锡市)와 같은 일부 주에서는 국제이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초중등교육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강영민, 김다원, 2019). 이와 같은 중국의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관심은 중국 정부가 2001년 WTO 가입,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같은 국제 이벤트의 주최와 동북 해안의 도시들의 경제적인 선진화에서 촉진되었다. 중국 정부는 젊은 세대의 국제적 관점과 시야를 넓히고, 세계시민(global citizen)으로서 양성하기 위해 국제이해교육 이행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나, 자기 고유의 토착 문화와 정체성을 우선적으로 기반한 세계시민정체성을 강조하였다(Li, 2001; Yuan, 2002).
중국의 국제이해교육은 초중등교육단계를 중심으로 확장되어 왔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ESD에 대한 관심과 이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은 1949년 이후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에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기 위해 문해교육, 농촌교육, 직업교육, 대학평생교육, 독립 성인교육 기관을 운영해왔다(박복선, 2013). 1990년대 중국은 평생학습도시 건설 이념을 법 제정을 통해 밝혔고, 2013년 UNESCO, 중국교육부, 베이징교육청이 함께 베이징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학습도시로 나아갈 것을 선언하였다(Yuan, Gui and Shen, 2019).
또한 주요 사례 지역으로 디칭의 바주(Diqing-Bazhu) 마을은 샹그리라 지속가능발전 기관(Shangri-la Institute for Sustainable Communities, SISC)과 협업하여 지역 기반의 ESD 학습과 자연 교육이 형식, 비형식, 무형식 학습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Liu & Constable, 2010). 바주 지역은 중국의 서쪽, 티베트지역으로 2007년 당시 연평균 소득이 100달러가 안 되는 가난한 지역으로 1,380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데,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마을이다. ESD 프로젝트의 주요 핵심은 마을 지속가능성으로 사라져가는 바주 지역의 언어와 전통춤, 음악과 같은 문화를 후속세대에 전달하는 것과 자연환경의 보존에 있다(Liu & Constable, 2010).
바주의 사례에서 무형식, 비형식 교육에서의 ESD 교육의 핵심은 1차적으로 환경보존과 문화보존이라는 내용도 있지만 학교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국의 많은 농촌 지역의 학생과 성인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일본은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으로 환경교육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al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ESD)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일본은 1953년부터 유네스코 학교를 운영하여 2018년 기준 1,033개 학교가 유네스코 학교로 지정되어(Fredriksson et al., 2020)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유네스코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2년 UNDESD를 제안하여 전세계의 ESD 확장과 이행에 있어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이정희, 2020; 유영억, 2010).
일본은 2017년 3월 유치원 교육 요령,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의 전문과 총칙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사람’ 양성을 언급하고 각 교과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하였다(이정희, 2020: 16).
일본의 평생교육은 1949년 사회교육법을 시행하고 공민관에서 사회교육과 시민교육을 주도해왔다. 일본의 평생교육 체제 내에서 ESD는 중요한 주제로 여겨져 지역기반 학습(Community based learning)을 통해 공민관과 소학교 및 중학교와 연계한 ESD를 적극적으로 이행해오고 있다(Noguchi et al., 2015). 주요 사례로는 2002년 이후로 일본의 도시 오카야마에서는 일본 ESD 촉진을 위해 지역기반 학습을 주요 특색으로 시행되어 왔으며, 2014년에는 ESD 내에 환경보존, 재난위험완화, 수입증진·기업가정신·지역발전, 문화다양성과 세대교체, 문해, 임파워먼트, 정책 수립과 경영, 역량개발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여 공민관에서 제공하였다(Noguchi et al., 2015).
출처: 강영민, 김다원(2019), 이정희(2020), 한숭희 외(2019), Fredriksson et al(2020), Li(2001), Liu & Constable(2010), Noguchi et al(2015), Yuan(2002) 연구를 토대로 작성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분석을 위해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 Survey이하 WVS) 7차 조사 데이터 중 동아시아 3개국 한국, 중국, 일본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WVS는 1981년 이후로 5년을 주기로 시행되는 국제조사로서 사회가치, 태도, 고정관념, 웰빙, 사회자본, 경제관, 이주, 과학기술, 종교, 안전, 도덕적 가치와 규범, 정치적 관심과 참여, 문화에 대한 성인의 가치관과 의식을 측정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데이터가 개방된 WVS 7차 조사는 2017-2021년 동안 이루어지며 2020년을 기준으로 48개국이 조사를 마쳤다. 본 연구의 주요 대상국인 한국과 중국에서는 2018년에, 일본에서는 2019년에 조사가 진행되었다. WVS 7차 조사는 국가별 SDG(1-빈곤, 2-기아, 3-건강과 웰빙, 4-교육, 5-성평등, 8-노동과 경제성장, 11-지속가능발전가능한 도시와 지역, 13-기후변화, 16-평화와 정의, 17-글로벌파트너십)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문항이 새롭게 포함되어 이전 조사와 달리 세계시민의식 또는 지속가능발전 영역과 관련된 성인의 의식 수준이나 가치관을 살펴보기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종속변인은 이민자 태도로서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국내의 부족한 인력을 채울 수 있다(Fills important jobs vacancies)’, ‘문화 다양성을 강화할 수 있다(Strengthens cultural diversity)’,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수 있다(Offers people from poor countries a better living)’라는 의견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0),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1), 동의한다(2)고 묻는 3개 문항의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독립변인은 성인의 개인특성인 성별, 연령, 교육수준, 소득수준, 정치사회적 관심, 국가 자부심 변인이 투입되었다. 성별은 남성이 1, 여성이 2인 더미변인이다. 연령은 척도점수이다. 교육수준은 5)ISCED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소득수준은 10점 척도 점수이다. 정치사회적 관심은 4점 척도, 국가 자부심은 4점 척도이다.
사회자본차원에서 외국인 노동자 또는 외국인과의 접촉 여부 변인은 더미변인이다. 이웃 신뢰, 다른 국적 사람에 대한 신뢰, 정부에 대한 신뢰, 마을 소속감, 국가 소속감, 세계 소속감 투입되었으며 모두 4점 척도이다.
위협인식에서 사회안전인식과 고용불안변수가 사용되었다. 사회안전인식은 최근에 느끼는 안전 정도를 4점 척도로 묻는 문항이며, 고용불안은 ‘직장을 잃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어느정도 불안함을 느끼는지를 묻는 4점 척도 문항이다.
정보매체활용은 친구와의 대화, 신문, TV, 인터넷, SNS 변인이 활용되었으며, 지난 일주일 동안 정치사회적 정보를 접하는데 얼마나 자주 해당 매체를 활용했는지를 응답하는 5점 척도 문항이다.
통계적 해석의 용이성을 위해 개인특성변수에서 정치사회적 관심, 국가 자부심, 신뢰, 소속감,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 문항은 역문항 처리를 하였다.
Ⅳ. 연구결과
한국, 중국,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관련 요인의 국가별 평균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표 6>에 제시하였다. 개인특성 배경에서 성별, 연령, 소득수준, 교육수준을 제외한 나머지 변인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표 6>에 따르면 세계시민의식인 이민자 태도는 중국(M=1.49), 일본(M=1.44), 한국(M=0.63)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으며 일본과 중국에 비해 한국의 이민자 태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 자부심은 중국(M=4.35), 일본(M=4.16), 한국(M=3.91)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정치사회적 관심은 일본(M=2.66), 중국(M=2.49), 한국(M=2.40)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사회자본에 대한 국가별 평균 차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웃사회에서 이민자·외국인 노동자와의 접촉 여부의 경우 일본(M=0.30)과 중국(M=0.26)의 평균 차이가 없었고, 한국(M=0.22)이 낮았다. 다른 인종과의 접촉 여부의 경우 중국(M=0.19)이 가장 높았고, 일본(M=0.15)과 한국(M=0.15)의 평균 차이가 없었다. 이웃신뢰에 대해서 중국(M=2.99), 한국(M=2.91), 일본(M=2.65)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외국인 신뢰에 대해서 일본(M=2.10), 한국(M=1.97), 중국(M=1.91)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정부신뢰에 대해서 중국(M=3.42), 한국(M=2.48), 일본(M=2.36)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마을 소속감의 경우 한국(M=3.31)과 일본(M=3.2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중국(M=3.19)이 가장 낮았다. 국가 소속감의 경우 중국(M=3.26), 일본(M=3.25), 한국(M=3.24) 세 국가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소속감의 경우 중국(M=2.30), 한국(M=2.13), 일본(M=1.93)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위협인식에 대한 국가별 평균 차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회안전인식의 경우 중국(M=3.16), 한국(M=2.72), 일본(M=2.58)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고용에 대한 불안의 경우 일본(M=2.92)과 한국(M=2.88)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는 없었으며, 중국(M=2.77)이 가장 낮았다.
정보를 수용하는 데에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매체에 대한 국가별 평균 차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친구와의 대화 활용에 대해서 한국(M=3.93)이 가장 높았으며, 중국(M=3.58)과 일본(M=3.52)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가 없었다. 신문 활용의 경우 일본(M=3.72), 한국(M=2.32), 중국(M=1.77)의 순서대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TV 활용의 경우 일본(M=4.82)과 한국(M=4.74)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중국(M=4.07)이 가장 낮았다. 인터넷 활용에 대해서 한국(M=3.96)과 일본(M=3.8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중국(M=2.56)이 가장 낮았다. SNS 활용의 경우 중국(M=3.63)이 가장 높았으며, 한국(M=2.59)과 일본(M=2.4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평균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개인특성의 정치사회적 변인과 사회자본,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 활용에 대한 국가별 평균 차이를 확인한 결과 국가 소속감을 제외한 모든 변인에서 평균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관련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서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결과를 <표 7>에 제시하였다.
<표 7>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연구모형의 설명력(R2)은 총 분산의 6.9%으로 F값은 4.255으로 유의수준 0.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개인배경에서 소득수준(B=0.037, p<.001)이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국가 자부심(B=-0.060, p<.05)은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부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반면에 성별, 연령, 교육수준, 정치사회적 관심은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사회자본 차원에서 세계 소속감(B=0.060, p<.01)이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외국인 신뢰(B=-0.069, p<.01), 마을 소속감(B=-0.066, p<.05)은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부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마을 소속감과 세계 소속감이 세계시민의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세 국가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이민자·외국인 접촉 여부, 다른 인종 접촉 여부, 이웃신뢰, 정부신뢰, 국가 소속감은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위협인식 차원에서 사회안전인식, 고용에 대한 불안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매체활용 차원에서 친구와의 대화(B=-0.035, p<.01), 인터넷(B=-0.046, p<.001)의 활용 빈도는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부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신문, TV, SNS의 활용 빈도는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영향요인 연구모형의 설명력(R2)은 총 분산의 3.9%으로 F값은 5.175로 유의수준 0.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개인배경 특성에서 국가 자부심(B=0.034, p<.05), 정치사회적 관심(B=0.033, p<.05)은 중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며, 소득수준(B=-0.014, p<.05)은 통계적으로 부적인 유의성을 보였다. 성별, 연령, 교육수준은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사회자본 차원에서 외국인 신뢰(B=0.053, p<.001), 정부신뢰(B=0.039, p<.05)는 중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가졌다. 정부신뢰가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보인 국가는 세 국가 중 중국이 유일하다. 다른 인종 접촉 여부(B=-0.073, p<.01)는 중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부적인 유의성을 보였다. 이민자·외국인 노동자와의 접촉 여부, 이웃 신뢰, 마을 소속감, 국가 소속감, 세계 소속감은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위협인식 차원에서 사회안전인식, 고용에 대한 불안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정보매체활용 차원에서 인터넷(B=0.008, p<.05)이 중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와의 대화, 신문, TV, SNS 활용 빈도는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영향요인 연구모형의 설명력(R2)은 총 분산의 27.0%로 F값은 9.090로 유의수준 0.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개인배경 특성에서 교육수준(B=0.026, p<.05)이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며, 연령(B=-0.005, p<.001)은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부적인 유의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소득수준, 국가 자부심, 정치 사회적 관심은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않았다.
사회자본 차원에서 외국인 신뢰(B=0.121, p<.001)가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며, 이민자·외국인 노동자 접촉(B=-0.206, p<.001), 다른 인종 접촉 여부(B=-0.127, p<.05)는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부적인 유의성을 보였다. 한편 이웃신뢰, 정부신뢰, 마을 소속감, 국가 소속감, 세계 소속감은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않았다. 위협인식 차원에서 사회안전인식(B=0.132, p<.001)은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보였다. 고용에 대한 불안(B=-0.069, p<.001)은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부적인 유의성을 보였다. 정보매체활용 차원에서 친구와의 대화(B=0.056, p<.001), TV(B=0.066, p<.01) 활용 빈도는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통계적으로 정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며, 인터넷(B=-0.039, p<.01)이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보였다. 한편 신문, SNS의 활용 빈도는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동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수준과 관련 요인을 탐색하고, 이를 토대로 각국의 성인 대상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시사점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세계가치관조사 7차 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민자 태도로 정의한 세계시민의식 수준의 국가별 차이를 살펴보고, 사회자본,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의 측면에서 각 국가별로 관련 요인의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분석 결과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중일 3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수준은 중국(M=1.49)과 일본(M=1.44)에 비해 한국(M=0.63)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한일 대학생의 다문화 수용력 차이를 분석한 연구(김태완 외, 2016)나 한중 성인의 다인종 사회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 연구 결과와 맥을 같이 하며(서운석, 2010), 다문화적인 환경 변화에 노출된 시기 차이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다문화 가정’, ‘다문화 아동’ 등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지만, ‘다문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이다(이민경, 2010). 반면에 일본은 1980년대부터 외국인노동자 유입에 관한 사회적인 논의가 본격화되었고(김희재, 2015), 지역사회에서 이주배경을 가진 학생들에 대한 교육 정책이나 구식민지 출신자를 비롯한 이민자 관련 사회운동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김태완 외, 2016). 중국의 경우에는 1950년부터 중국 내의 소수민족을 확정하는 등 하나의 중국 내에서 다민족 사회를 형성해왔다(서운석, 2010). 따라서 이러한 다문화적 환경이나 정책화 논의 등에 노출된 시기의 차이로 인해 한국 성인이 중국이나 일본 성인에 비해 이민자 태도가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일본과 중국 성인의 인식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모두 동일한 모형을 적용하여 검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경향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형성과 관련한 요인들이 국가마다 상이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변인인 사회자본,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의 측면에서도 국가별 공통 영향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회자본 변인은 한국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력이 나타났는데, 외국인을 신뢰할수록, 마을에 소속감이 높을수록 세계시민의식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세계소속감은 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한국에서는 이민자나 외국인은 나 또는 우리를 둘러싼 소속 경계가 층위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박상희, 2021), 이민자나 외국인은 가장 바깥 경계에 위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시민의 정체성 형성에 있어 다중정체성을 지향한다(UNESCO, 2014; UNESCO, 2015).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한국 성인의 경우,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지역소속감이나 정체성이 오히려 세계시민성과 배타적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선행연구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개인의 시민적 정체성은 국가나 세계시민적 정체성과 함께 매우 복잡한 관계에 놓여 있으며, 사회의 특성에 따라 공존할 수도 있고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성열관, 2010; 서운석, 2010). 따라서 한국 성인은 글로벌 문제에 대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로 인식할 때와 ‘우리 지역’ 또는 ‘나의 문제’로 인식할 때의 사고방식과 태도,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으며(김이선 외, 2018),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정체성과 시민권 사이의 긴장이 크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 성인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있어, 성인 학습자에게 ‘나와 우리의 일도 세계의 일이 될 수 있으며,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도 나의 일로 인식하게 하는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이해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교육 활동과 경험 제공이 필요하며, 한국 성인의 위계적 소속감을 해체하고, 점차 다중 소속감, 다중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위협인식의 경우, 일본에서는 사회에서의 안전감을 높이 인식할수록, 고용불안이 낮을수록 세계시민의식이 높았지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 이는 일본 성인들이 이민자 수용과 그로 인한 여러 사회적 이슈를 사회 구조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지만(민태은, 2013; 황성식, 김두섭, 2020), 한국과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음을 의미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위협인식으로 일자리 위험, 범죄 위험, 국가 경제 위기가 높게 나타났으나(김이선 외, 2018; 민지선, 김두섭, 2013), 본 연구에서 사용한 사회안전인식이나 고용에 대한 불안은 통계적 영향을 미치지 않아 위협인식으로 작용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넷째, 정보활용매체 변인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나타났지만, 하위변인이나 영향력의 방향은 국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한국은 ‘친구와의 대화’와 ‘인터넷’이 부적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의 경우 ‘인터넷’이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은 ‘친구와의 대화’와 ‘TV’는 성인의 세계시민의식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인터넷은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국가별로 성인들에게 익숙하거나 주로 활용하는 정보매체의 차이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보매체활용은 성인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세계시민교육에서도 성인들이 매체를 통해 적절한 정보에 접근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만, 변수 측정의 한계로 인해 이민자 모습이 재현이 포함되거나 보다 성인의 정보역량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중일 3국 성인의 개인특성에 따라 세계시민의식도 다르게 나타났다. 우선 개인 특성 중에서 이민자나 타인종 접촉 여부에 있어 국가별 차이가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웃에 외국인, 이민자, 다른 인종과의 접촉이 있을수록 세계시민의식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두 국가 모두 외국인 신뢰는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민자와의 단순하고 피상적인 접촉은 오히려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을 강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며(Bennett, 1986), 중국과 일본 성인이 이민자나 외국인 집단을 단순히 ‘타자’로서 알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서로 간의 ‘신뢰 형성’을 기반한 이해와 공감이 함께 고려되는 교육적 기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김진희, 이로미, 2019; 송영훈, 2019; Nussbaum, 2018).
또한 일본에서는 연령이 낮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이민자 태도가 높았다. 이는 일본에서는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세대별 차이와 동일한 세대임에도 교육수준별로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세대별 차이와 교육수준별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보다 더 높은 연령의 성인과 동일한 세대 내에서 비교적 학력이 낮은 집단을 대상으로 세계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적 개입이 필요하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정치사회적 관심이 세계시민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에서 정치사회적 관심을 국제 정세와 이슈에 대한 이해와 연결한다면 세계시민의식 함양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3개국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수준과 관련 요인을 탐색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별 특성을 이해하고 성인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추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첫째, 본 연구는 사회자본, 위협인식, 정보매체활용과 같은 변인을 사용하였으며, 교육변인을 포함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후속 연구로 성인의 세계시민의식 함양과 촉진에 있어서 평생교육 프로그램 이수 여부나, 비형식, 무형식 학습과 같이 구체적인 교육요인을 영향력을 포함할 것을 제언하고자 한다. 둘째, 정보매체활용 변인의 한계이다. 특히, 이민자, 난민이 사회에서 이슈가 될 때마다 쏟아지는 각종 가짜뉴스와 대중매체에서 재현되는 부정적인 모습은 COVID-19 상황에서 더욱 심화되었으며, 세계시민으로서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역량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변인은 정보역량을 측정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성인의 비판적인 정보역량의 영향력을 확인할 것을 후속연구로 제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