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
Korean Society of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
Article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의 동향과 비전: 탈식민주의 시각에서 묻고 답하다*

최윤정**, 김예지***
Yoonjung Choi**, Yeji Kim***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과 부교수(주저자, 교신저자), yoonjung.choi@ewha.ac.kr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강사, yeji.kim@ewha.ac.kr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Social Studies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Instructor, Department of Social Studies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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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Nov 14, 2021; Revised: Dec 18, 2021; Accepted: Dec 23, 2021

Published Online: Dec 31, 2021

요약

본 연구는 탈식민주의 인식론과 비판적 세계시민교육 이론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연구 동향과 사례, 주요 담론을 체계적 문헌고찰 방법을 통해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아프리카 지역의 세계시민교육 연구들은 무비판적 애국심과 수동적 시민성을 강조하는 국가중심 시민교육의 한계를 지적하고, 탈식민주의적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프리카에서의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대해 서구의 이론과 방법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탈식민주의와 토착 지식에 기반을 둔, 지역적으로 맥락화된 세계시민교육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아프리카 지역의 세계시민교육 담론과 실천이 한국의 맥락에 주는 시사점과 의의를 찾고 나아가 평화와 공존, 연대, 지속가능성을 위한 보다 ‘세계’적인 세계시민교육의 의미를 논의한다.

Abstract

Theoretically framed by post-colonialism and critical global citizenship education(GCED), this study explored major discourses on and practices of GCED in African countries through the use of a systematic review method. The findings demonstrated that studies related to GCED in African countries pointed out the limitations of state-centered civic education based on uncritical patriotism and passive citizenship, and further emphasize the importance of promoting more critical and reflective GCED. In addition, research emphasized the implementation of alternative and unique GCED education unique built on indigenous African knowledge and philosophy. This study provides significant insights into GCED in the context of South Korea and discusses the pursuit of globally oriented, sustainable GCED aiming for peace and solidarity around the world.

Keywords: 세계시민교육; 비판적 세계시민교육; 탈식민주의; 아프리카
Keywords: global citizenship education; critical global citizenship education; post-colonialism; Africa

Ⅰ. 서 론

세계시민성 개발의 중요성과 다문화·글로벌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초·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예비교사를 대상으로도 강조되어 온지 오래다. 2000년대 이후, 전국 다수의 교대와 사범대에는 예비교사들에게 해외 학교 방문 및 지역 답사, 교육 실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연구자들이 소속된 교원양성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을 탐방하고 학술 활동에 참여하는 등의 해외 ‘학습’, 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영어권 국가에서 현지 학교를 방문하고 수업 참관 및 실습을 할 수 있는 해외교육 ‘실습’ 프로그램이 실시되어 예비교사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져왔다. 한편, 캄보디아 등 비영어권 개발도상국에서 실시되는 프로그램은 해외교육 ‘봉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양상이다. 서구 선진국에서는‘배우고, 경험하고, 도입한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는 ‘베풀고, 봉사하고, 전달한다’라는 기본 전제가 내포된 듯하여, 이러한 구분 짓기가 필요하고도 적절한 것인지 오랜 의문을 품었다.

세계시민교육을 연구하는 학자로서도 유사한 의문과 성찰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되었다.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논문을 쓰거나 강의 자료를 준비할 때 찾고 인용하게 되는 이론과 저서, 논문, 학술대회 발표 및 해외 유수 전문가들의 강연은 대부분 북미 영어권 학자들의 주요 담론이나 교육 사례를 담고 있음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었다. 비단 본 연구자들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세계시민교육의 의의와 효과, 시사점을 탐색하기 위한 관련 연구와 실천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위 제3세계 출신의 학자나 해당 지역의 주요 담론, 연구 결과 및 교육 사례가 국내 연구에 소개되거나 인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북미권, 서유럽, 호주와 같은 제한된 지역의 서구 영어권 국가들이 어떻게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는지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남반구에 위치하거나 근접한 아프리카, 동·서남아시아, 중남미의 사례는 그렇지 않다. 최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탐색과 이해가 ‘세계’적이지 않은 현실에 대한 반성이 확산되며 관련 이론과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으나, 그 주체 또한 서구 선진국 영어권 학계라는 점은 또 다른 한계이자 아이러니다(Goren & Yemini, 2017; Pashby et al., 2020).

본 연구는 세계시민교육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예비교사들에게 세계시민교육을 가르치는 교사교육자들로서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던 문제 인식에서 비롯하였다. 보다 넓은 세계를 이해하고, 국제 사회의 소외된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인류애를 바탕으로 국제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연대할 수 있는 시민의식을 강조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학자로서의 관심과 시각, 경험은 서구 선진국에 머물러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시사점을 찾던 관행에 대한 반성 또한 출발점이 되었다. 세계시민교육의 확장된 논의를 가능케 하고 진보된 가능성을 탐색하려면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논의되는 담론과 연구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통해 유의미하고 시의적절한 시사점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비서구 혹은 소위 ‘제3세계’의 여러 지역과 국가 중에서도 본 연구는 아프리카 지역의 세계시민교육에 주목하였다. 그 이유는 첫째, 아프리카는 지리적으로도 멀고 문화적으로도 가장 덜 알려진, 소원한 지역 중 하나로 오래도록 무지와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토와 인구 규모를 가진 대륙으로 56개국 이상이 속해 있다(김유아, 2021). 그러나 [그림 1]이 말해주듯 마치 하나의 국가인 것처럼 뭉뚱그려 아프리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둘째, 아프리카는 많은 오해와 편견의 결과로 차별과 소외의 대상이 되어왔다. 미개한 부족, 원시적인 생활, 빈곤과 기아, 전쟁과 테러 등이 아프리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이고 고정된 이미지이다([그림 2] 참조). 셋째,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유사한 식민지배와 내전, 분단이라는 20세기 격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국가들과 세계시민교육 담론을 공유하고 배움으로써 공존과 상생을 통한 세계시민교육의 방향을 함께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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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책「Africa is not a country」(Knight & Melnicove, illustrated by O'Brien,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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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서울 H고등학교 통합사회 수업 중 ‘아프리카에 대해 연상되는 이미지 지도 그리기’ 학생 활동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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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방법을 통해 최근 10여 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논의점과 연구 동향을 탐색하였다. 본 연구의 이론적, 인식론적 틀인 탈식민주의적 이론과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은 과거 서구 식민지배 역사를 통해 생산, 확산되어온 제국주의 및 식민주의적 인식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관점은 서구중심적인 세계시민교육 담론 동향과 교육 사례에 대해 품고 있던 연구자들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연구문제 및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시민성 및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아프리카 지역의 다양한 이론적 담론 및 실천 동향을 분석한다. 둘째,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이 한국의 맥락에 주는 시사점과 의의를 논의한다. 셋째, 서구 선진국 지역 중심의 세계시민교육 담론을 넘어서 평화와 공존, 연대를 추구하는 보다 ‘세계’적인 세계시민교육을 지향하기 위한 학술적, 실천적 함의를 탐색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탈식민주의와 비판적 세계시민교육

탈식민주의는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와 제국주의의 유산이 공식적 식민지배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우리의 인식과 관점에 영향을 미치며 그 잔재가 대물림된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갖는다. 제국주의 시기의 영토 확장 등 물리적 식민지배가 끝난 이후에도 서구 강대국은 정치·경제·문화·군사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으며 서구/비서구, 문명/원시, 진보/낙후와 같은 위계적인 이분법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인식체계가 피지배 국가뿐만 아니라 전 지구촌인의 삶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Bhabha, 1994; Gandhi, 1998; Said, 1978; Willinsky, 1998). 탈식민주의는 제국주의의 유산과 식민주의의 억압적인 구조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새롭고 대안적인 세계관과 지식체계에 주목할 필요를 역설한다. 특히 서구중심의 철학과 지식 구조에서 배제되어왔던 지역 고유의 토착적인 지식체계(Gandhi, 1998)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뿌리 깊게 남아있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성찰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시민교육에서 탈식민주의 관점이 명료하고 상징적으로 드러난 교육 이론이자 인식론적 틀은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이다.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의 대표적인 학자 Andreotti(2006)는 세계시민교육을 크게 ‘연성적(soft)’ 접근과 ‘비판적(critical)’ 접근 방식으로 구분한다. 연성적 세계시민교육은 요컨대 세계화를 통한 경제적 진보와 이익 및 문명화를 강조하고, 문화적 관용과 평등을 지향하며, 인권 및 인도주의와 개인의 도덕성을 통한 가치와 행동의 변화를 지향한다. 이와 달리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은 세계화 과정에서 얻어진 경제 성장의 이면에 자리한 불평등과 유럽 중심적 제국주의 및 서구 중심적 사고방식을 탈피하고자 한다. 또한 차별과 갈등, 소외의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에 주목하여 시민 참여와 행동을 통해 변화를 추구한다(윤노아, 2019; Patterson & Choi, 2018).

다수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기존의 담론과 실천 양상은 연성적 접근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Gaudelli, 2009; Goren & Yemini, 2017; Sant & González-Valencia, 2018). 국가 교육과정 및 정책 방향에 기초한 공교육으로서의 학교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 세계시민교육의 양상이 경제 성장과 개발을 통한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강조하는 동시에, 논쟁성이 적고 소위‘안전한’접근으로 여겨지는 도덕성 강화의 방향에 치중한다는 점은 새삼스럽기 보다는 일면 당연한 귀결로 이해된다. 그러나 갈수록 복잡다단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금융, 분쟁, 이주, 환경 등의 국제 사회의 이슈에 대해 캠페인을 전개하고, 모금을 실시하고, 개인의 선한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접근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의 주장이다. 국가별 힘의 불균형 및 소외, 부의 집중과 양극화와 같은 현상에 대한 국제기구 등의 문제해결 방안이 제국주의 및 식민지배의 역사를 간과하거나, 제3세계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기도 한다(Arnot et al., 2018).

탈식민주의와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이 주는 함의와 시사점은 본 연구의 문제의식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본 연구는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연구를 검토하고 동향을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보다 ‘세계’적인 세계시민교육의 이해와 해석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남반구 비서구 지역의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이 제시하는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담론과 실천 양상에 주목하고 20세기 제국주의 영향과 식민지배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적 논의에 대한 시사점을 탐색하고자 한다.

2. 세계시민교육과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개념 및 당위성을 주로 이론적 차원에서 논의한 초기 국내 연구의 동향과는 달리, 최근 10여년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세계시민교육이 교육과정과 교과서 및 수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들이 증가하였다. 국내 세계시민교육 관련 연구동향을 범주화하여 제시하면 다음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교육과정 및 교과서에 나타난 세계시민성 분석 문헌 연구(김갑철, 2016; 이소연, 성경희, 이정우, 2017; 모경환, 김선아, 2018; 윤노아, 최윤정, 2017; Choi & Kim, 2020); 2)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인식과 수업 경험에 대한 실증 연구(양미석, 김정겸, 김기덕, 2017; 윤노아, 2019; 이성회, 2016; Kim, 2019); 3) 세계시민성 함양을 위한 교과 수업 및 프로그램을 개발 및 적용하는 현장 연구(김경은, 이나라, 2012; 김진희, 임미은, 2014; 김현경, 2018; 모경환, 임정수, 2014; 심광택, 박현석, 2020; 옥일남, 2014; 채보미, 2015). 해외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연구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으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서구 중심의 영미권 국가에서 논의되는 세계시민교육 관련 개념과 담론을 검토하면서 세계시민교육의 당위성에 대해 근거를 논증하는 사례가 다수를 이룬다(심희정, 김찬미, 2018). 해외 세계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다룬 실증연구들 또한 서구권 국가에 편중되어 있는데, 주로 미국, 호주, 영국 등의 세계시민교육 현황과 지향점, 내용 요소를 살펴보고 한국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교훈과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둔다(김진희, 2018; 서현선, 전홍주, 이문옥, 2019; 이혜영, 조혜승, 박수정, 2017). 소위 제3세계의 사례를 다룬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아프리카에서의 국제이해교육 동향을 다룬 이경한(2017, 2018)의 연구가 있다. 이경한(2018)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로 구성된, 동시에 내전과 분쟁의 역사를 지나온 저개발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다양성 교육, 개발교육, 그리고 인권과 평화교육의 저변이 확대됨을 밝혔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전통 철학 우분투(Ubuntu)에 근거하여 세계시민교육의 확장 가능성 및 대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였다(이경한, 2017).

한편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및 교과서에 명시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서술 및 내포된 시각을 분석한 연구는 다수 존재한다. 이들 연구는 아프리카 지역과 관련된 공식교육과정의 서술을 탈식민주의적 접근을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탐색하는 사례가 많다(김다원, 한건수, 2012; 김소순, 조철기, 2010; 김아영, 2010; 박선미, 우선영, 2009; 박지훈, 유종렬, 2018; 조성욱, 2018). 대표적으로 김아영(2010)은 고등학교 세계지리 교과서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 관련 서술의 분량이 매우 적고, 이마저도 대부분 빈곤, 인종갈등, 내전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된 것을 밝혔다. 초·중학교 사회교과서를 분석한 김다원, 한건수(2012) 또한 교과서에서 아프리카 관련 내용이 편향되었다고 주장한다. 지리, 문화, 역사적 다양성과 경제적 변화와 발전을 이루고 있는 현재적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원시적이고 낙후된 지역으로서의 이미지가 지배적이라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교육학계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탐구와 관심이 확장되는 동향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세계시민교육 관련 연구는 국내 및 일부 서구권 국가 사례에 중점을 두고 있고 비서구권 국가에 대한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논의가 매우 부족하다. 본 연구는 탈식민주의와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의 이론적 틀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담론 및 실천을 문헌연구 방법론을 통해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새로운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대안적이며 다차원적인 실증 자료를 제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흔히 서구 세계와 대비하여 인식되는 ‘열등한 타자’, ‘불쌍함’, 또는 ‘관리의 대상’으로서의 아프리카가 아니라, 탈식민주의 인식 및 전통에 기인하여 다양하고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고 실천해나가는 주체로서 주목하고 분석하고자 한다(김유아, 2021; 조성욱, 2018).

Ⅲ. 연구 방법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의 최신 연구 동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체계적 문헌고찰 방법을 활용하였다. 체계적 문헌고찰이란 명확한 연구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존의 선행연구들을 선정하여 이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방법이다(Higgins & Green, 2008: 6).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전역 및 지역, 개별 국가에서의 세계시민교육 실천과 동향을 이론적·실증적 차원에서 분석하거나 논의한 연구들 중, 2010년에서 2020년 5월까지 최근 10년간 국내외 학계서 출간된 학술지 논문을 대상으로 연구 대상이 될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대상 선정을 위한 기준 및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하라이남 지역으로 대상을 한정한 이유는 정부 및 국가 교육과정 등에서 북부 아프리카를 중동에 포함시키고, 사하라이남을 아프리카 대륙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둘째, 세계시민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한 실증적 차원 분석에 특히 주목한 이유는 철학적 탐구에서 나아가 실재하는 세계시민교육 현상을 탐색하고, 체계적인 연구 방법을 통해 실증 자료를 분석한 선행연구를 통해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다. 셋째, 최근 10년여의 선행연구로 분석 대상을 제한한 이유는 최신의 자료와 현대적 담론에 근거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넷째, 학술지 논문으로 분석 대상을 제한한 이유는 광범위한 문헌 자료 중 최소한의 질적 검증을 위하여 동료 심사 등을 거쳐 연구 결과에 대한 타당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문헌을 선정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저서는 누락되었으나, 연구 질문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자료를 선별하여 배경 지식을 전달하고 관련 논의를 함축하여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론 및 이론적 배경에서 인용되었다.

포괄적 학술 검색 데이터베이스인 Google Scholar와 KCI를 해외 및 국내 선행연구 검색을 위해 1차적으로 사용하였고, 국내외 대학의 도서관 전자자원 통합검색을 활용하여 논문 자료를 확보하였다. 1차 자료 수집에서 검색 용어를 citizenship education과 Africa로 광범위하게 설정하였고 그 결과 38편의 논문을 수집하였다. 그 이후 global citizen과 global citizenship education 용어를 추가로 검색하였고, 중복 결과를 제외하고 25편의 논문을 추가하여 총 63 편의 논문을 검토하였다. 이후, 질적 검토과정을 거쳐 초록 및 본문 내용을 살펴보면서 연구 목적에 부합하지 않거나 교육학 분야 이외의 논문은 제외하였다. 최종 분석 대상으로 <표 1>과 같이 18편의 연구를 선별하였다.

표 1. 분석 대상 문헌 목록
번호 연구자(출판년도) 대상 국가 연구개요
1 Seroto(2012) 남아프리카 공화국 1948-1994동안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시민교과 커리큘럼 문서 분석
2 Eten(2015) 아프리카 (가나) 가나 사례를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 대륙의 개발교육과 시민성 분석
3 Quaynor(2018) 서아프리카 (가나, 말리, 라이베리아) 시민교육에서의 서아프리카
토착적 지식 활용 가능성 탐색
4 Kubow(2018)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시민교육에서의 서구 및 비서구권 인식론 탐색
5 Howard et al.(2018) 가나 문화기술지를 활용한 가나 중고등 학교에서의 세계시민교육 실태 분석
6 Arnot, Casely-Hayford and Yeboah(2018) 가나 문헌 및 정책 분석과 인터뷰를 통한 가나에서의 시민교육 실태 분석
7 Angyagre & Quainoo(2019) 가나 가나 고등학교의 사회교육 교육과정에서의 세계시민교육 담론 분석
8 Mhlauli(2012) 보츠와나 인터뷰를 통한 보츠와나 사회과 교사들과의 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 분석
9 Skårås, Carsillo and Breidlid(2020) 남수단 커리큘럼 분석 및 중고등학교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한 남수단 커리큘럼 분석
10 Sigauke(2011) 짐바브웨 짐바브웨 Presidential Commission Report에 드러난 시민교육에 대한 비판적 담론 분석
11 Dei & Simmons (2016) 가나 청소년 인터뷰를 통한 가나
시민교육 현황 분석
12 Matereke (2012) 짐바브웨 역사적 맥락에서 탐색한
짐바브웨의 시민성 개념
13 Chimbutane (2018) 모잠비크 모잠비크 시민성 및 교육에서의
언어적 이데올로기 분석
14 Russell & Quaynor(2017) 라이베리아/르완다 중고등학생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통한 라이베리아와 르완다의 시민적 정체성 분석
15 Hammett & Staeheli(2011) 남아프리카 공화국 고등학교 교육과정 분석, 수업참관 및 전문가 인터뷰를 통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민성 탐색
16 Russell(2018). 르완다 르완다 교육과정 및 교과서 분석, 교사· 학생 인터뷰를 통한 시민성과 인권 담론 분석
17 Staeheli & Hammett(2013)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책 문서 분석과 수업 참관을 통한
시민성에 대한 담론 및 시민교육 실태 분석
18 Ghebru & Lloyd(2020)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 교육과정 및
교과서 분석을 통한 시민성 개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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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선정된 연구 대상 논문을 살펴보면 과반수의 연구가 2015년 이후에 출간되어 최신의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지역 범주 측면에서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 또는 서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삼는 연구도 있으나, 명시된 구체적 사례를 종합해보면 다수의 연구가 수행된 국가 및 지역의 편중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나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6개로 전체의 1/3을 차지하였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4개로 뒤를 이었다. 짐바브웨, 르완다, 라이베리아에서 각각 2개의 연구가 실시되었다([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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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연구 대상이 된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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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방법적 한계는 분석 대상이 모두 해외에서 출간된 영문 학술지 논문으로 귀결되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이경한(2018)의 연구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었으나 2차 자료를 바탕으로 한 담론 분석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1차 자료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증 연구에 주목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표와 차이가 있어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본 연구의 목표가 탈식민주의 인식론에 기인해 아프리카의 세계시민교육을 고찰하고 보다 ‘세계’적인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영문 학술지 논문으로만 분석 대상이 제한된 것은 본 연구가 가지는 방법적 모순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의 언어 구사 및 자료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고백해둔다.

자료 분석을 위해서는 먼저 분석대상 문헌들을 읽으며 출판년도, 연구자, 대상국가 및 연구 유형에 대해 요약하였다. 연구 유형은 이론적 연구와 경험적 연구를 분류하였는데 경험적 연구의 경우에는 정책, 교육과정 및 교과서, 교사, 학생 등 연구 대상과 인터뷰, 참여관찰, 문헌 분석 등 연구 방법에 따라 1차로 분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주제 및 키워드를 찾고, 분석 대상 문헌들의 개략적인 경향성을 이해하였다. 이후 Taylor et al.(2016: 171)이 제시한 질적 연구 자료 분석을 위한 8단계를 따르며 자료 분석 및 결과 도출을 하였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자료를 계속 읽으며 숙지하는 단계, (2) 직감, 해석, 생각을 파악하는 단계, (3) 등장하는 주제를 발견하는 단계, (4) 유형을 구성하는 단계, (5) 개념과 이론적 해석을 발전시키는 단계, (6) 문헌을 읽는 단계, (7) 도표와 도식, 그림으로 발전시키는 단계, (8) 분석적 메모를 작성하는 단계. 본 연구는 또한 독특한 사례지향(Patton, 2015) 방법을 추구하였다. 독특한 사례지향은 연구 대상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현상에 개입한 개인, 조직, 지역사회 및 상황의 구체성을 자료에서 추출하여 분석에 주안점을 둔 질적 연구의 방법이다. 1차적으로 분석 대상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주제 및 패턴을 도출한 결과로는 ‘국가중심 시민성 비판’, ‘성찰적 시민교육 강조’, ‘글로벌 인식 확장의 필요성’, ‘불균형적인 글로벌 권력관계에 대한 도전’, ‘식민주의 역사 성찰’, ‘유럽·서구 중심적 인식론 비판’ 등이 해당되었다. 이후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주제 및 패턴들을 비교하고 연결하여 범주화시킴과 더불어 아프리카 지역과 국가별 특수성에 주목하여 분석된 자료를 귀납적으로 분류, 조직하는 작업을 거쳐 최종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Ⅳ. 연구 결과

연구 결과, 아프리카 지역의 세계시민교육 주요 담론 및 실천 동향으로 다음의 세 가지 요소가 부각되었다: (1) 국가시민성에 대한 반성과 세계시민교육 도입화, (2) 탈식민주의 인식론에 기반한 세계시민교육의 혁신화, (3) 아프리카 토착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시민교육의 맥락화. 연구자들은 이를 탈식민주의적 시각에서 세계시민교육의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의 지향점을 제기하는 순환적 구조의 결과로 해석하여 [그림 4]와 같이 도식화하고, 아래와 같이 서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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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연구 결과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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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시민성에 대한 반성과 세계시민교육 도입화

분석 대상 연구들이 상정하고 있는 공통 전제이자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아프리카 국가의 시민교육이 국가에 대한 무비판적 애국심과 헌신을 강조하며 수동적인 국가시민성을 제시하는데 그쳐있다는 비판적 성찰이다. 아프리카 전역에 팽배한 국가주의 시민성 및 시민교육의 원인은 과거 지난한 식민지배 및 분할의 역사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내·외부적 정치 갈등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아프리카는 19-20세기 동안 서구 열강의 수많은 침략과 약탈적 식민지배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영토에 대한 보다 분명하고 체계적인 통제권을 원하는 서부 지배국에 의해 아프리카 대륙에는 인위적인 국경선이 만들어지며 새로운 국가 체계가 만들어졌다. 이는 오랫동안 문화와 역사를 공유했던 민족 집단이 흩어지고 적대시하던 집단들은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탈식민 과정 이후 독립 및 민주정부의 수립이 확산되는 21세기의 오늘날까지도 민족 간 분쟁과 내전, 사회 불안정의 원인이 되었다(김유아, 2021).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교육 정책과 교육과정을 수립함으로써 혼란과 갈등을 겪는 민족 간의 단합을 도모하고 국가 통합과 결속을 촉진하는 것은 응당 그럴만한 결과로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이후 단일민족주의, 국가국민성을 강조한 시민교육의 정책 기조를 오래도록 유지해왔고 다문화·세계시민교육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최근 20-30여년 내에 일어난 변화이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이 된 연구들은 맹목적 애국심의 고취 및 국가시민성이 강조된 아프리카 국가들의 시민교육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며, 보다 성찰적인 접근과 비판적 시민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식민지배의 잔재로 인한 인종차별 정책과 제한적 시민권 인정, 폭력과 권위주의로 물든 비민주적 정치 관행을 반성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해온 역사·정치·사회·문화적 맥락을 성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여기에서는 아프리카 남부 지역 2개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 동부 2개국 르완다와 에티오피아의 사례에 주목하여 이러한 담론의 의의와 구체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 통치를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에서도 백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로, 식민지배 이후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기간 동안 백인우월주의에 입각한 인종차별적인 정책, 법, 제도가 오래도록 시행되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포함한 유색인종인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 및 정치, 경제면에서의 자유가 제한되었다. Seroto (2012)는 이 기간의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인종 정책과 사회적 인식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회·역사 교육과정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토착민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이 빈약하고 자국 내 인종차별 정책이나 흑인들이 경험하는 억압과 불평등에 대한 진술이 누락되어 있음을 밝혔다. 반면 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바람직한 시민상은 억압적인 정부 의제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순종적인 시민인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룸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민교육은 정의, 공정성, 평등을 필두로 비판적이고 세계적인 관점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학생들이 인종차별 정책과 불평등한 과거사에 대해 심층적·성찰적으로 학습하고, 다른 국가 및 지역의 사회·정치적 이슈와도 연계지어 국제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르완다의 사례도 유사한 맥락에 놓여있다. 독일과 벨기에의 지배를 겪은 르완다는 독립 이후에도 식민통치의 잔재로 인해 민족차별정책을 펼쳐왔으며 이로 인해 내전 및 집단학살을 경험하는 등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사한 식민통치의 후유증을 앓았다. 이후 르완다 정부는 학생들이 자국의 역사를 배우면서 인권, 통합, 화해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르완다 국가 교육과정과 학교 교과서를 분석한 Russell(2018)의 연구 결과,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국가시민성의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경향이 강하고, 세계시민성을 지향하는 내용 요소는 피상적으로만 존재하거나 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르완다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통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성과 인권에 대한 수업 실천의 한계와 제약점이 드러났다. 수업에서는 자국 내 인종 학살, 소수자 권리, 인권 침해와 같은 민감한 주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Russell(2018)은 식민지배의 유산이 잔존하는 정치적 맥락에서 세계시민교육과 인권교육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시민교육을 시행할 때 국가의 역사와 정치적 상황을 비판적으로 인지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지는 사례들은 21세기까지 이어지는 아프리카 내 불안정한 정치·경제적 상황과 식민 통치의 뒤를 이어 등장한 권위주의 정부의 집권 등으로 인해 제한적·수동적 형태의 시민교육이 횡행하고, 세계시민교육이 의도적으로 소외 또는 억압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Ghebru & Lloyd(2020)가 소개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식민지배를 받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지만,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군부 정권의 오래 집권으로 시민교육이 정치적 수단으로 변모하고, 세계시민교육이 주변화(marginalization)되는 양상을 보였다. 에티오피아의 고등학교 시민·윤리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분석한 이 연구에 따르면, 세계시민이라는 용어가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주권, 애국심, 국민의 책임을 강조하고, 특히 법치를 준수하고 영토를 수호하는 애국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시민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1974년부터 1991년까지 집권한 에티오피아의 사회주의 군부정권이 마르크스-레닌주의 원칙에 기초한 국가를 건설하며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하였는데, 사회주의 정권이 붕괴된 21세기에도 시민교육이 정치화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하였다.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지속·심화되고 있는 폭력사태와 민족 갈등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있어, 사회질서·유지·순응에 중점을 둔 시민교육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다 직접적이고 의도적인 세계시민교육의 축소와 배제는 짐바브웨의 사례에서 나타났다. Sigauke(2011)는 짐바브웨의 대통령 직속위원회(Presidential Commission) 보고서를 분석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짐바브웨는 학생들이 애국심이 없고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으며 이들을 사회적인 관념에 순응하고 준수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시민교육의 목표라고 상정하였다. 나아가 세계화가 짐바브웨 국가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면서, 학생들을 세계화의 흐름에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는 무력한 희생자로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Matereke(2012) 또한 동일한 문제제기에 더해 1990년대 이후 실업률 증가와 정치인들의 부패로 인한 사회적 분열 및 갈등의 요인이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였고, 국가는 대응 방안으로 젊은이들을 통제하는 시민교육을 도입함으로써 복종과 순응의 가치를 강조하였다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학생들이 국가 및 지역 내 주변 국가들이 처한 특수한 환경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종합해보면 분석 대상 연구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수동적·무비판적 애국심을 강요하는 시민교육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인류 공동의 보편적 권리와 존엄성에 기반을 둔 인권, 정의, 평화의 가치를 지향하는 세계시민교육을 국가 교육과정에 도입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일치된 목소리를 낸다. 아프리카가 서구 열강이 식민지배를 통해 드러낸 비인간성과 폭력성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 정작 지역 내 분쟁, 불평등, 인권 침해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되며, 제한적 시민교육의 과거에서 탈피하여 세계시민교육의 가능성과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분석 대상 연구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억압과 불평등에 관한 문제를 토착 또는 지역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묵인해서는 안되고(issues related to oppression and inequity cannot in any way be subsumed under the label of indigenous or local traditions)”(Skårås, Carsillo and Breidlid, 2020: 235), 외세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성찰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2. 탈식민주의 인식론에 기반한 세계시민교육의 혁신화

국가주의 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인식론적 담론의 확산과 실천적 도입을 옹호하는 다수의 선행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전제하는 바는 서구식 모델의 세계시민교육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탈식민주의에 기초하여 아프리카만의 고유한 세계시민교육을 구축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19-20세기 서구 열강의 지배를 받는 오랜 기간, 아프리카 다수의 국가에는 지배국의 정부 또는 선교사들에 의해 서구식 교육 제도가 도입되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교육과정 또한 서구의 가치와 신념을 주입하고 제국주의와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형태를 띠었으며 학생들에게 지배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 지리적 지식을 습득하도록 강요하였다(Mhlauli, 2012). 분석 대상 연구들은 오랜 피지배의 역사를 통해 서구중심주의, 백인우월주의와 같은 인식론이 아프리카에 뿌리 깊게 내재화·만연화 되었고, 식민 통치의 유산이 독립 이후 현재까지도 유효하게 작용함에 주목한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사회, 문화 및 다양한 민족의 역사를 야만적이고, 원시적이며 미개하다고 보는 서구 우월주의적인 근대주의 사상이 식민지배의 잔재라는 점을 경계하고, 아프리카의 발전 및 미래가 근대식 서구 발전 모델을 무분별하게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탈식민주의에 기인한 세계시민교육 도입 및 혁신이 서구 대(對) 아프리카의 불평등하고 비대칭적인 글로벌 권력 구조와 제국주의적 잔재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서구중심의 근대성 담론을 해체하며, 지역적 상황과 역사적 맥락에 적합한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는 것이다.

탈식민주의적 세계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옹호한 연구의 다수는 가나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Angyagre & Quainoo, 2019; Eten, 2015; Howard et al., 2018). 가나는 17세기부터 포르투갈,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의 지속적인 침략에 이어 20세기 초에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1957년에 독립하며 아프리카 사회주의와 범아프리카(Pan-Africa)적 민족주의 정책을 추구하였다. 가나의 공산화를 우려하는 미국의 개입에 대항하여 여러 차례 쿠테타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한 정치·경제적 불안정을 경험하는 등 독립 이후에도 미국 및 서방 정부의 직·간접적인 통제를 받았다. Angyagre & Quainoo(2019), Howard et al.(2018)는 공통적으로 가나 교육과정과 교과서 및 학교교실에서 만연한 서구중심주의적 세계시민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ngyagre & Quainoo(2019)는 가나의 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교육과정 내에 세계화, 글로벌 이슈 및 가나와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 관련된 내용 요소가 빈약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교육과정이 아프리카의 전통·문화·역사를 폄하하고 서구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식민통치를 미화한다고 밝히며 탈식민주의적 접근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비판적 교수법을 통해 학생들이 과거 식민통치의 역사가 가나의 현재에 미친 영향을 가르쳐야 하고 개발과 성장을 우선시하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Howard et al.(2018)는 국가시민성을 넘어 범아프리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소위 엘리트 학교에서의 교육과정도 식민사관의 한계에 머물러 있음을 밝혔다. 학교가 표방하는 목표와는 대조적으로 세계시민교육의 실질적 양상이 서구 국가를 대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학생이 모국의 역사, 문화, 언어를 배울 기회가 없다거나, 식민지배로 인해 아프리카 대륙이 현재까지 직면하고 있는 빈곤과 불평등에 대해 함구한다는 점이다. 반면, 영어 등 유럽 언어는 필수 교육과정으로 지정하고,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유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규범, 관습을 교육과정에서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기존 방식의 세계시민교육이 선진국-후진국, 서구-비서구 사회의 위계적 권력 구조를 영속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조명하면서 탈식민주의적 관점을 통해 교육과정 전반에 만연한 서구우월주의적인 담론과 불평등한 글로벌 권력 관계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동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남수단과 남부 모잠비크의 사례에서도 탈식민주의적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은 강조된다. 남수단은 40년 가까운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하여 신생독립국이 되었다. 수단은 영국-이집트 식민통치(1898-1955)를 겪고 이듬해 독립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북부 아랍계 무슬림 함족(백인종)이 정권을 차지하면서 남부 아프리카계 기독교도와 토속 신앙인들은 배제되었다. 함족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켰고, 교육제도와 교육과정 역시 이슬람화되면서 두 지역은 오랜 기간 갈등을 겪었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수단인민해방군(SPLA)이 결성되어 무장투쟁을 동반한 내전이 지속된 후, 2005년 정부와 반군세력이 평화 협정을 체결하였고, 2011년 국민투표를 통해 남수단이 공식적으로 독립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가진 신생국이 가진 시민교육의 특징을 살펴본 Skårås, Carsillo and Breidlid(2020)의 연구에 따르면, 남수단의 세계시민교육은 공식 교육과정을 통해 표면적으로 강조되는 목표와 실제 교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시민교육의 양상에 괴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수단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글로벌 사회에서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도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지키는 것을 강조하여 국가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의 조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오랜 민족 갈등의 역사에 기인한 민족중심주의적 정체성 및 자부심 고취가 우선시되는 사회 및 교육 전반의 맥락에서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는 모순적이고 가치 충돌적이다. 이 연구는 교육과정에서 식민지배, 내전과 인종갈등, 억압과 불평등과 같은 국가가 직면해 온 문제에 대해 다루지 않고, 교실에서도 민감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서구중심의 이론과 지배 국가의 경험을 통해 발전된 세계시민교육을 도입하고 실천하는데는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Chimbutane(2018)는 모잠비크의 사례를 통해 탈식민 시대의 언어와 정체성 이슈를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탈식민화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모잠비크는 약 500년의 포르투갈 식민지배 이후 1975년에 독립하였고, 이후 포르투갈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였다. 포르투갈어를 공식 언어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은 탈식민 과정에서 여러 민족 간의 통합을 이룸으로써 통일된 독립 국가를 건설하기 위함이었으나, 이후 동화주의 정책 담론이 쇠퇴함에 따라 종교·민족·언어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원주의적 교육정책이 시행되었다. 대표적으로 포루투칼어 외에도 정규 교육 과정과 학교에서 반투제어와 스와힐리어 등 아프리카 민족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법률 조항이 도입되었다. 과거 동질성과 획일화를 강조하던 사회주의 시민성에서 다문화 시민성, 세계시민성, 탈국가(post-national)시민성, 급진적 민주주의(radical democratic) 시민성이 시민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르투갈어를 학교 공식 언어로 사용하고, “아프리카 언어, 문화, 그리고 아프리카 언어만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을 근대성의 가장자리에 위치시키는(African languages, cultures and sole speakers of these languages continue to be positioned on the margins of ‘modernity’)”(Chimbutane, 2018: 22)것은 다문화·탈식민주의적 세계시민교육이라는 목표와 모순·대치된다고 Chimbutane(2018)는 주장한다. 언어, 문화, 이념을 넘어서는 탈식민주의에 기반을 둔 모잠비크의 교육 정책 및 시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모잠비크에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있는 식민주의와 서구패권주의를 청산해야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3. 아프리카 토착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시민교육의 맥락화

식민지 이전 시대에 아프리카 지역은 주로 구전적이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도덕과 가치를 교육했다. 아이들은 마을 어른들로부터 자장가, 수수께끼, 속담, 신화 등 구전 문학을 통해 시민성을 학습하고 지역 사회의 규범, 관습, 전통 및 문화를 배웠다(Mhlauli, 2012: 91).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자생적이며 지속가능한 대안적 세계시민교육을 모색함에 있어 토착 지식(Indigenous Knowledge)의 이론화에 대해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서구권에서의 시민이라는 개념은 국가와 개인 간의 자유주의적 관계에서 비롯되었다. 정부가 개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며 개인의 자유 및 사유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보장해주고, 개인은 국가에 정치·경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일찍이 국민국가를 수립하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발전시켜 온 서구 사회가 정의하는 전통적인 시민성의 의미이다. 반면, 민족 집단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대다수의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민족의 합의와 결속, 문화와 전통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민지배와 그 유산으로 잔존하는 개인주의적 사고, 부의 축적과 사유화, 자본주의적 경쟁 등은 민족주의적 가치와 전통적 공동체를 저해하고 훼손하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김유아, 2021). 아프리카 출신의 시민교육자들, 아프리카 지역에 주목하여 세계시민교육의 미래와 대안을 모색하는 학자들 및 기관들은 아프리카의 토착 지식과 전통, 철학을 기반으로 한 탈식민적이며 자생적인 세계시민교육의 대안을 모색하여 실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유입된 반목과 저항 요인이 되는 가치가 아닌, 범아프리카를 넘어 범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세계시민교육의 대안적 가능성을 선도하는 역할 또한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분투(Ubuntu)는 상생과 공존, 인본주의에 중심에 둔 범아프리카적 공동체 정신의 바탕으로, 대안적 세계시민교육의 새로운 방향과 중심 개념에 대한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개념이다. 남아프리카 반투어에서 유래된 전통 철학인 우분투는 ‘네가 있으니 내가 있다’라고 해석될 수 있다. 우분투에서 개인은 자신이 태어난 공동체와 분리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은 형제·자매애를 통한 관계 속에서 타인과 함께 번영하는 것이라고 본다. 즉 “인간의 공동체적 뿌리와 상호 의존성(the communal rootedness and interdependence of persons)” (Kubow, 2018: 352)이 우분투 철학의 핵심이다. Kubow(2018)의 연구는 우분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교사들의 인식에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음을 밝혔다. 인터뷰 결과, 교사들은 시민성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때 서구국가에서 강조되는 개인의 자유와 국가에 대한 의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다양한 인종, 문화, 언어 및 타인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사의 소명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인류 전체의 일이라고 여기며 공동체주의, 집단주의의적 관점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ubow(2018)는 서구 중심의 혹은 위로부터의 세계시민교육이 아닌 아래, 지역로부터의 토착적 관점에 기반하여 융합된 세계시민교육이 시행되어야 아프리카에 맞는 맥락성과 의의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서부 아프리카의 토착 지식인 아딘크라(Adrinkra)에 기반을 둔 세계시민교육의 지역적 맥락화의 필요성은 Quaynor(2018)의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Quaynor(2018)는 민주주의와 시민성에 대한 이론이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한 서구 중심으로 형성되어 온점을 지적하며, 비서구 사회의 역사·정치적 맥락과 사회·문화적 인식론을 고려한 다양한 관점이 세계시민교육의 미래와 대안을 논의함에 있어 중요한 가치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딘크라는 오늘날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지역인 서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거주하던 아칸족이 사용하던 일련의 철학적 상징으로, 아칸족의 역사와 전통적 풍습 및 신념을 형상화한 것이다. Quaynor(2018)는 아딘크라의 두 가지 상징을 예로 들며, 서부 아프리카 지역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와 시민성에 관한 의미와 함의를 기술하였다. [그림 5]는 두 마리의 악어가 별도의 입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위를 공유하고 있는 샴악어를 형상화한 것으로, 개인주의보다는 협력과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림 6]은 “머리 하나가 의회나 사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one head does not constitute a council nor a jury)”(Quaynor, 2018: 366)라는 속담을 시각화한 상징으로 상호 의존성과 협력적 의사결정 및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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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funtunfunefu denkyemfunefu ·출처: Adinkra Symbols and Meanings https://www.adinkrasymbol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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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Kronti ne Akw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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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장소와 시간에서 이해되는 시민성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시민적 전통과 개념을 고려해야한다(consider local civic traditions and conceptions in order to capture the meaning of the civic enterprise in a particular place and time)”(Quaynor, 2018: 368)는 이들 연구의 결론은 앞선 탈식민주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지향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토착 지식을 통해 맥락화된, 따라서 지속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아프리카 지역 내 세계시민교육의 미래를 탐색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수렴한다. 개인과 국가의 자유 및 권리를 중시하는 서구권의 시민성 담론을 답습·수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토착 철학이 제시하는 세계시민성에 대한 새로운 동시에 동질적인 통찰에 주목하고, 보다 다채롭고 대안적인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인식론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분석 대상 연구들의 공통된 지향점이다.

V. 논 의

본 연구는 탈식민주의 렌즈를 통해 우리에게 가장 요원하고 미지의 땅이라 불리는 아프리카의 세계시민교육에 주목하였다. 체계적 문헌고찰 방법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 내 최근 10여 년간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이론적 담론 및 실천적 동향을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이 된 국가들은 과거 식민지배 역사에 대해 비판하고 국가 시민성과 애국심을 강조하는 현재에 대해 성찰하며, 나아가 토착 지식과 철학에 기반을 둔 세계시민교육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식민 지배와 침략이 종료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서구 중심적 식민사관, 독립 과정에서 나타난 분쟁과 폭력, 불평등과 독재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탈식민주의적, 대안적, 지역적 맥락에 맞는 지속가능한 세계시민교육 비전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탈식민주의적 인식론, 그리고 토착 지식과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시민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려는 아프리카의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세계시민교육에도 시사점과 교훈을 제공한다. 한국은 연구 대상이 된 아프리카의 다수 국가들과는 경제력, 외교력, 국제적 위상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선진국으로 거듭났으나, 19-20세기에 걸쳐 지속적인 서구 열강의 침략과 식민지배, 뒤를 이은 내전, 분단, 권위주의적 정부 수립과 독재, 국가 재건을 위한 경제 성장 및 개발 노력과 같은 유사한 역사 및 발전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공통된 역사적 발자취를 감안해본다면 분석 대상 연구들이 강조하는 탈식민주의는 한국의 세계시민교육을 반성적이고 맥락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탈식민주의가 경계하는 오리엔탈리즘(Said, 1978) 및 민족주의와 식민사관에 주목하면서, 한국이 20세기동안 겪은 서구와 일본의 식민침탈-전쟁과 분단-독재 통치 등의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과 맥락이 현재의 세계시민교육 담론과 실천, 주요 주제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보다 심층적이고 다층적으로 탐구해 볼 수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연구들이 토착 철학과 인식론에 주목하듯, 우리나라 역시 서구 이론 및 사례에의 의존에서 벗어나 한국 전통의 인식론과 고유의 철학에 주목하고 이에 기반을 둔 한국적인 세계시민성과 세계시민교육을 모색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소개된 우분투와 아딘크라 상징 등의 토착 지식은 범아프리카의 범주를 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정치·이데올로기·종교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 철학이자 미래 지향점으로 그 의의와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고, 지역 기반 세계시민교육의 긍정적인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Swanson, 2015). 탈식민주의와 비판적 세계시민교육의 관점에서는 우분투와 아딘크라 상징과 같이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과 전통에서 찾은 연대, 공존을 우선시하는 코스모폴리탄적 가치가 21세기 세계시민교육에 갖는 의의에 더욱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 중심의 세계시민교육이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을 심화시키고, 근대적 개발과 경쟁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며,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방법(Willinsky, 1998)을 가르치는데 치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세계시민교육 연구와 실천, 제도 등 다양한 범주에서 한국의 세계관과 지식체계를 조명하며 전통 인식론과 철학에 기반을 둔 세계시민성의 가치와 담론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동양 철학과 세계시민교육을 접목한 해외 연구로는 일본 철학자 이케다 다이사쿠(Ikeda Daisaku)와 그의 소카(Soka)교육에서 세계시민성의 의의를 탐색하는 일련의 연구(Goulah, 2020)와 한국의 동학과 다산학에서 교육과정에 담긴 정의와 평등의 가치를 논하는 연구(Moon. 2013: 2017)가 참고할 만한 사례이다. 세계시민교육은 다양한 정의, 이념 및 접근방식을 내포하는 광범위한 교육적 담론으로 소위 ‘one size fits all’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Yemini, Goren and Maxwell, 2018), 한국적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학술적 탐구는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한국적 인식론과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재해석, 재접근해나감으로써 한국의 역사, 정치, 문화적 상황과 맥락에 맞게 현실화시키고 구현해나가는데 일조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가 학술적 토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 적합성과 자생성, 유용성을 가진 수업 모델 및 프로그램 개발로 연계하는 것이 후속 연구의 역할이 될 것이다.

나아가 아프리카, 동·서남아시아, 중남미 등 소위 ‘제 3세계’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논의하고, 배우고자 하는 학문 및 실천 공동체의 협력적 노력을 기대한다. 비판적, 탈식민주의적인 관점은 그동안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이론 및 사례가 일부 서구 선진국 중심으로 전개·확장되어 온 이유와 문제점을 탐색하는데 유용한 렌즈이다. 이러한 노력은 세계시민교육의 주체와 대상에 있어서 서구/비서구, 문명/원시, 우월/열등, 진보/낙후 등 위계적,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식민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로 확장될 수 있다. 소위 ‘제 3세계’ 국가들을 호전적이고, 자조적 협력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자 ‘학교도 지어주고 세계시민교육의 도입과 정착도 도와주어야하는’ 시혜적 대상이 아닌, 역사, 문화, 언어, 지리적으로 다양성을 가지고 변화와 발전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자 ‘세계시민교육 담론과 실천사례를 생산하고 실천해나가는 주체’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경험, 논의점, 교훈을 배우고 지속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지향점을 함께 모색·제시·공유할 때, 비로소 우리가 지향하는 인류애, 연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세계’시민 교육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 이 논문은 2021년 한국국제이해교육학회 제 22차 국제학술대회 발표 「탈식민주의 시각에서 묻고 답하다: 아프리카 세계시민교육의 동향과 비전」과 한국사회과교육학회 2021년도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한「‘제3세계’의 세계시민교육에서 배우다」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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