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이 연구는 현재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서 외국 문학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그 양상을 살핀 후,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함양을 위하여 국어과 교과서가 앞으로 외국 문학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포함하여 이끌어 나아가야 할지 제안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화(globalization, 국제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전지구적 인간 활동이 상호 연결되어 있지만, 과연 ‘교육’에서도 ‘세계화’가 잘 적용되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교육 중에서도 특히 나라의 특수적 성격이 가장 많이 반영되어 이루어지는 ‘국어 교육’은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주로 가르치는 과목이라,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가치까지 추출하여 세계화에 대비한 교육을 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각 나라의 ‘문학’은 그 나라가 추구하는 가치, 문화, 감성이 잘 드러나 있어, 나라 간 다양한 측면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세계화 시대에 상호간 이해·교류 증진을 위해서는 국어 교육에서 ‘세계 문학 안에서의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 교육’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가르칠 수 있다.
그간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국제적 상황에 맞게 세계의 언어와 외국 문학을 녹여 내어 국어 교육과 맞닿을 수 있도록 ‘보편성과 특수성’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에, 그 체계를 어느 정도 마련해 두기는 하였지만,1) 현재 학교 현장의 국어 교육에서 외국 문학 교육은 첫째, 우리나라의 문학을 잘 이해하기 위한 비교 자료로서의 역할만 주가 되고 있다.2) 둘째, 모든 ‘교육의 목표’와 ‘교육 내용’은 ‘평가’와 밀접하지 않을 수 없는데, 국가에서 행하는 평가3)부터 시작하여 학교 단위의 국어 교육에서는 외국 문학에 대한 평가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 국어 교육 내의 외국 문학 교육이 제대로 행해지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고는 그간 교육과정에서 외국 문학(세계 문학) 교육에 대한 철학은 어떠했는지 살펴보고, 현행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 현황을 명확하게 짚어, 앞으로 국어과 교육에서 외국 문학 교육이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할지 그 발전 방향에 대한 탐색을 진행해 보고자 한다. 최근 국어 교육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논의들(이정안, 2015; 유리, 2018; 전한성·민지훈, 2018; 허연주·박형준, 2020)이 중·고등학교 문학 교육에만 한정하여 연구되어 왔기 때문에, 교육과정과 교과서 모두 초·중·고 전반을 살펴 분석해 본다는 것은, 그간의 논의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연구로서 특히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Ⅱ. 초·중·고 국어과 교육과정의 외국 문학 교육 사적(史的) 양상
국어 교육에서는 한국 문학을 제외한 외국 문학 작품을 의미하는 용어로 ‘1차 국어과 교육과정’부터 꾸준히 ‘세계 문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왔다.4) 그러나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부터 지금 현재 적용하고 있는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외국 문학’과 ‘세계 문학’을 혼용하여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장에서는 ‘세계 문학’과 ‘외국 문학’이란 용어를 각 교육과정에 따라 기술된 그대로를 따르도록 한다.
‘1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세계 문학을 중학교부터 가르치도록 되어 있는데, 중학교 3학년 ‘읽기’ 영역에서, ‘우리말로 번역된 세계의 뛰어난 문학 작품을 읽는다(문교부, 1955a: 22).’라고 간단히 명시하였다. 고등학교 ‘국어(一)’ 3학년 ‘읽기’에서도 역시 ‘우리말로 번역된 세계 문학 작품을 읽는다(문교부, 1955b: 20).’라는 지도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차 국어과 교육과정’ 역시 중학교 3학년 ‘읽기’에서 ‘번역된 세계 명작,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 고전 작품을 읽으며, 현대 문학의 특징이 무엇인가를 알도록 한다(문교부, 1963: 22).’는 것이 목표이고, ‘현대 문학(세계 문학)’의 지도 내용에 ‘우리말로 번역된 세계의 뛰어난 문학 작품을 읽는다(문교부, 1963: 29).’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고등학교 ‘국어’ ‘읽기’ 영역에도 ‘세계 문학의 이해와 감상(문교부, 1967: 21)’이 있다. 즉, 1, 2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중·고등학교 모두 세계 문학을 ‘읽기’ 영역, 특히 ‘현대 문학 읽기’ 영역 내에서 우리나라 현대 문학과 함께 ‘이해와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고, 특히 중학교의 경우, 최고 학년인 3학년에 세계 문학 읽기를 두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을 한 후에, 세계 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차 국어과 교육과정’은 중학교 3학년에서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제재’로 ‘세계 고전에의 접근(문교부, 1979b: 23)’을 제시하였고, 고등학교 ‘국어Ⅰ’에서 ‘문학에 관한 내용’을 가르치되, 국문학에 대한 여러 교육뿐 아니라, ‘세계 문학의 개요(문교부, 1979c: 10)’ 역시 가르쳐야 함을 제시하였다. 1, 2차 국어과 교육과정과 다른 점은 첫째, 교육과정에 ‘세계 문학’을 교육하는 이유를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제재(문교부, 1979b: 23)’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 둘째, 세계 문학에 대한 이해와 감상이 아닌, 세계 문학의 전반적인 개요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는 세계 문학을 현대 문학을 읽어 가며 이해하고 감상하는 과정에서 세계 문학 역시 포함하여 읽혀야 한다는 것이 교육과정 내용이었다면, ‘3차 국어과 교육과정’은 국어 교육에서 세계 문학을 교육하는 목적이 결국 세계 문학은 국어 교육에 도움이 되는 자료라는 점, 세계 문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한국 문학과 함께 교육하는 것이 비교 문학적 측면에서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즉, 한국 문학에 대한 이해의 배경 지식으로 세계 문학을 활용하는 내용이었다.
‘4차 국어과 교육과정’부터는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에 세계 문학이 언급되지 않는다. ‘3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비슷하지만, 세계 문학 교육을 한국 문학 교육의 도구로써 그 흐름을 활용하는 정도로만 더 명확하게 제시하였다는 점이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고등학교 ‘국어Ⅰ’의 문학 교육 내용에 ‘한국 문학의 발달 과정과 세계 문학의 대체적인 흐름을 안다(문교부, 1981c: 13).’라고 명시하였고, ‘국어Ⅱ’ 교육 내용에 ‘현대 문학’ 영역에서 ‘세계 문학사에서 전개되어 온 근대 이후의 대표적인 문학 운동의 기본 정신을 그와 관련된 한국 문학 작품을 통해 이해한다(문교부c, 1981: 14).’라고 제시하였다.5) ‘5차 국어과 교육과정’ 역시 고등학교 ‘문학’에서 ‘한국 문학의 민족 문학적 특성’을 교육하기 위해 ‘세계 문학 속에서 한국 문학의 특성을 이해하고, 민족 문학으로서의 한국 문학에 긍지를 가진다(문교부c, 1988: 47).’라는 부분이 있다. 즉, 1, 2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세계 문학 작품을 이해, 감상하는 차원이었다면, 3, 4, 5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세계 문학 교육은 ‘세계 문학사’가 한국 문학 이해의 수단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이 달랐다.
‘6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세계 문학에 대한 교육을 좀 더 구체화하여 제시하였다. 세계 문학이 한국 문학에 도움이 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에는 3, 4, 5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뜻과 다를 바 없지만, 고등학교(1)의 ‘문학’ 과목에서 큰 틀로서의 내용 체계에 세계 문학을 드러내어, 그 위상을 높였다. 내용 체계를 ‘문학의 본질과 기능’, ‘문학 작품의 이해와 감상’,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의 세 범주로 구성(교육부c, 1992: 42)하고, ‘세계 문학의 이해에까지 나아가 문학 이해의 지평을 넓히’며, ‘세계 문학 속에서의 한국 문학의 바른 위상과 방향을 추구하는데 이바지하는 태도를 가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교육부c, 1992: 42). 따라서 내용은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의 개념, 성격, 흐름과 양상의 이해를 모두 교육하고, ‘세계 문학 속에서 한국 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진 후에, ‘한국 문학의 민족 문학적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세계 문학에 기여하려는 태도’를 지니도록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을 동등한 층위에서 교육하도록 구성하였다(교육부c, 1992: 44). 그러나 방법 측면에서 한 가지 단서를 두었는데, ‘세계 문학의 비중(수업시간 기준)이 20%를 넘지 않도록 한다(교육부c, 1992: 44).’는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과목 자체가 ‘국어’ 안에서의 ‘문학’이기 때문에, 세계 문학은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주목해 볼 만한 지점은 세계 문학 속에서의 한국 문학을 이해한 후,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론적으로 한국 문학을 세계 문학에 기여하고, 세계 문학 속에서의 한국 문학의 위상을 바로 찾도록 하는 태도까지 교육해야 한다는 철학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7차 국어과 교육과정’과 7차의 ‘2007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역시 고등학교 ‘문학’ 과목에 세계 문학 교육이 등장한다.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의 양상과 흐름을 개괄적으로 이해’한 후,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이 서로 교섭하는 양상을 이해한다.’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교육부, 1997: 108; 교육인적자원부, 2007: 114)이 ‘6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2007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교수ㆍ학습 계획’ ‘자료 선정 유의사항’에,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의 다양한 하위 범주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균형 있게 선정한다(교육인적자원부, 2007: 116).’는 내용을 보면,‘6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세계 문학 자료를 20%로 제한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세계 문학을 좀 더 폭넓게 수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은 고등학교 ‘문학’의 ‘한국 문학의 범위와 역사’ 내용 체계 안에 세부내용으로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점에서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을 이해한다(교육과학기술부, 2012: 138).’는 내용 성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용어가 전면에 드러나 학습 요소로 기능하며, 외국 문학은 한국 문학과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 한국 문학의 주제나 표현 방식과의 공통점, 차이점을 비교하는 대상으로 활용되도록 하였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은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좀 더 추가·보완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문학’ ‘한국 문학의 성격과 역사’ 내용 체계 안에 ‘[12문학03-05]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을 비교해서 읽고 한국 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파악한다(교육부, 2015: 128).’는 성취 기준을 두고 있다.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 해설과 같지만, 내용 요소를 ‘보편성과 특수성’에서 ‘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으로 바꾸어 문학 자체에 좀 더 힘을 실었고, ‘동일한 소재, 유사한 주제 의식 등이 드러난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 작품’을 활용하여,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을 감상’하도록 한다(교육부, 2015: 129)는 내용을 기술하면서,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는 심화 선택 과목인 ‘문학’ 과목에서 뿐 아니라, ‘중학교 1∼3학년 국어 자료의 예(교육부, 2015: 56)’로 ‘학습자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한국·외국 문학 작품’을 제시하면서,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에서 ‘세계 문학 작품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학습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을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을 찾아 읽도록 한다(교육부, 2015: 55).’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 1학년 국어 자료의 예(교육부, 2015: 67)’에도 ‘보편적인 정서와 다양한 경험이 잘 드러난 한국·외국 문학 작품’을 활용하여 교육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즉,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외국 문학(세계 문학)’ 교육의 범위를 다시 중학교 수준까지 확장하고, 꼭 ‘문학’이라는 심화 과목뿐 아니라, 공통 교과인 ‘국어’에서도 외국 문학을 적절히 교육할 수 있음을 기술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는 심화 선택 교육과정으로 각각 ‘고전’과 ‘고전 읽기’를 두었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고전을 제재로 한 통합적인 국어 활동’을 위한 심화 과목으로, 꼭 한국 문학 교육을 위한 외국 문학 교육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문학을 통해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수준 높은 교양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인류 공통의 지혜를 담은 가치 있는 글’을 읽고 그 가치를 생활화함으로써 ‘인성을 함양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교육과학기술부, 2012: 144; 교육부, 2015: 166-167)도록 선택 교육과정을 둔 것이다.
요컨대, ‘1차 국어과 교육과정’부터 현재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까지 ‘외국 문학(세계 문학)’ 교육에 대한 철학과 교육 내용, 방법 등의 실천 계획 양상들은 점점 구체화되고 발전하는 양상을 띠었다. 첫째, 세계 문학에 대한 단순한 이해·감상을 교육하는 양상에서 점차 세계 문학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 문학과의 관련성을 이해하게끔 하는 교육 양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둘째, 한국 문학을 교육하기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 세계 문학 교육을 하다가 점차 세계 문학 속에서 한국 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찾고, 다시 한국 문학의 세계화로 발산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양상으로 변화하였다. 셋째, ‘외국 문학(세계 문학)’이라는 제재를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활용하다가 ‘4차 국어과 교육과정’부터는 심화 선택 과목인 ‘문학’에서만 교육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더 범위를 넓혀 중학교 국어 과목부터 고등학교 공통 과목(국어), 심화 과목들(문학, 고전, 고전 읽기)까지 외국 문학(세계 문학)을 활용하여 폭넓게 교육하도록 체계화시켜 놓았음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국어과 교육 내에서 외국 문학의 활용 범위가 확장된 양상은, 외국 문학을 단순히 한국 문학과의 상대적 위치에 있는 다른 나라의 문학으로만 보게 한 것이 아니라, 소통적 측면에서 외국 문학을 인식한 것이고, 더 나아가 국제적 무대에서의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을 동일선상에서 정립하고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6)
Ⅲ.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의 외국 문학 교육 양상
현재 학교 현장에서 교육하고 있는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 실린 외국 문학 작품의 목록을 각 학교 급별로 정리하면 다음의 <표 1>, <표 2>, <표 3>, <표 4>와 같다.
작품명 | 작자 | 수록 교과서 | |
---|---|---|---|
1 | 레 미제라블 중에서 | 빅토르위고 | 금성_류 |
2 |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천재_이 |
3 | 어린 왕자 | 생텍쥐페리 | 지학_이 |
4 | 어린 왕자 | 생텍쥐페리 | 비상_박안 |
5 | ‘소유냐 존재냐’ 내의 외국 시 | 에리히 프롬 | 신사고 |
6 | 춘망 | 두보 | 비상_박영 |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선택 과목인 ‘문학’ 교과를 배우게 되는 고등학교 2, 3학년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모든 국어과 교과서에는 외국 문학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학년 별로 외국 문학을 접하지 않는 학년이 없었으며, 같은 학년 내에서도 출판사 별로 골고루 외국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학습자들은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 문학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 없이, 우리의 국어 교육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서 외국 문학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좀 더 세부적으로 그 양상을 살핀 결과, 학습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도 다분했지만, 아쉬운 점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국어 교육 안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이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현재 논의해 보아야 할 지점들을 다음과 같이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분석해 보았다. 첫째,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철학이 담긴 학교 급별 교육과정과 그것의 실현태인 교과서 양상이 부조화를 이루는 지점들이 있었다. 둘째, 교과서에 수록된 외국 문학 작품들의 갈래, 시대, 문화권, 교과서 제시 형태 등 여러 요소들이 한쪽으로 치우친 양상을 보였다.
앞서 Ⅱ장에서 제시했던 국어과 교육과정과 Ⅲ장에서 제시한 각 학교 급별 교과서를 비교하여 살펴보았을 때, 가장 먼저 논의해 볼 만한 지점은 교육과정과 교과서 내용이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급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1차부터 시작하여, 2015 개정까지 교육 목표나 교육 내용 성취 기준, 교육 방법에 특별히 외국 문학 텍스트를 제재로 하여 국어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가 없다. 특히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각 학년 군의 말미에 ‘국어 자료의 예’를 첨부하였는데, 거기에도 초등의 경우는 ‘외국 문학’ 텍스트를 활용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초등학교의 모든 학년 군 교과서에는 외국 문학 제재가 많이 활용되고 있었다. 즉, 교육과정에서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교과서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국어 교육에서 일반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 같은 외국 문학 제재들을 오히려 교육의 많은 부분들로 구성한 셈이다. 국어 교과서에서의 실현태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범위를 훨씬 넘어서 ‘범세계적 차원’에서 외국 문학을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초등 국어 교과서의 외국 문학 작품들이 어떤 단원에서, 어떤 제시 형태를 보이는지, 그리고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지점에서 연결되어 활용되었는지 정리해 보면, 다음의 <표 5>와 같다.
<표 5>에서 본 바와 같이,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는 외국 문학이 글, 그림, 영상, 듣기 음성 등의 매우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어 있고, 많은 작품들이 다양한 단원들에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단원명과 함께 그 영역을 살펴보면, 문학 및 독서 단원뿐 아니라,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단원에서도 외국 문학을 활용하고 있었다. 관련된 교육과정 ‘국어 자료의 예’로 좀 더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상의 글쓰기 및 대화 영역에까지 외국 문학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고 있었는데, ‘가까운 사람들과 주고받는 간단한 인사말’이나 ‘사물에 관해 소개하는 말이나 글’, ‘친구나 가족과의 대화, 편지’, ‘일상의 경험을 다룬 이야기’, ‘또래 집단의 형성과 구성원 사이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 등의 예시 글로도 외국의 아동 문학을 골고루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국과 외국의 일상과 경험을 구분하지 않고, 외국 문학을 초등 ‘국어’ 교과서에 잘 녹여 초등 학습자들의 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양상은, 비록 초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에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오히려 세계 인류의 문화 산물들을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교육하는 과정 속에서 외국 문학을 충분히 잘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초등학교 때 외국 문학을 이와 같이 배우다가 중학교 1-3학년군과 고등학교 1학년으로 가면서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양상이 급격히 달라진다. 중학교 1~3학년군과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의 외국 문학 작품들은 다음의 <표 6>과 같은 양상을 보였다.
<표 6>에서 보듯이, 중학교 1~3학년군 국어과 교육과정 ‘국어 자료의 예’에는 ‘학습자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한국·외국 문학 작품’을 활용하라고 제시되어 있고,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과목에 대한 ‘국어 자료의 예’ 역시 ‘보편적인 정서와 다양한 경험이 잘 드러난 한국·외국 문학 작품’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라고 기술되어 있다. 따라서 그와 관련한 외국 문학 작품들이 교과서의 관련 단원에 배치되어 학습자들이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표 6>에서 볼 수 있듯이, 중·고등 각각 학년별로 10종의 교과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 몇 개의 출판사에서만 외국 문학 작품을 수록하고 있었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부터는 검정 교과서인 만큼 학교마다 선택한 서로 다른 교과서로 학습하게 되는데, 중·고등 ‘국어’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마다 외국 문학 작품 활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 문학 교육이 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자들은 오히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채, 중학교 3년(‘국어’과목), 고등학교 1년(‘국어’과목), 총 4년을 보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또한 <표 5>와 <표 6>을 비교해 보면,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로 단계가 올라가면서, 오히려 외국 문학 작품의 활용 범위가 좁아짐을 알 수 있다. 중학교 이후로는 대체로 ‘문학’ 범위 내에서만 외국 문학 교육을 구현하고 있는 모습이며, 심지어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던 ‘어린왕자’가 중학교 1학년에도,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에도 비슷한 텍스트 수준으로 꾸준히 활용되고 있는 양상은 ‘학습자의 요구와 수준에 따라 내용의 위계성과 학습의 계열성을 고려’한 모습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외국 문학 작품들이 중학교까지는 그나마 다양하게 제시되면서, 삶에 대한 성찰, 성장, 언어의 표현, 감상, 소통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교육되지만, 고등학교 1학년 ‘국어’에 가서는 한국 문학과의 비교 텍스트 혹은 심화, 보조 자료로만 교육되는 양상이다. 즉, 교육과정의 내용과 교과서의 실현태가 불일치한다는 측면, 그리고 초-중-고로 가면서 교육 내용이 점차 심화·확대되어야 하는 단계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측면을 보아서도 국어과 교육 철학과 그것이 구현된 교과서 간 부조화가 심한 상태라 할 수 있다.
한편, 위의 <표 4>에서 정리한 고등학교 선택과목(2-3학년) ‘문학’ 교과서 내 외국 문학 작품들이 어떤 단원에 어떤 제시 형태로 수록되어 있는지 정리하면 다음의 <표 7>과 같다.
고등학교 2-3학년 선택과목 ‘문학’의 경우는 교육과정 내용체계 ‘한국 문학의 성격과 역사’ 영역 안에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12문학03-05]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을 비교해서 읽고 한국 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파악한다.’라는 성취 기준을 두고 있다.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에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을 감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즉, 외국 문학을 활용한 교육 내용과 방법이 뚜렷하게 명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총 10종의 출판사별 문학 교과서에 모두 외국 문학 텍스트가 수록되어 있고, 수록된 단원 역시 대체로 교육과정에 제시된 관련 단원이었다. 총 43편 중 29편(약 67.4%)이 한국 문학을 이해하고, 보편성과 특수성을 추출하기 위해 외국 문학을 함께 교육하는 단원에 수록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문학의 수용과 생산’, ‘문학과 삶’ 관련 단원이었다.
여기에서 생각해볼 만한 부분은, 바로 ‘제시 형태’이다. 총 43편 중 16편(약 37.2%)만이 외국 문학을 본문 텍스트로 수록하고 있었고, 성취 기준으로 외국 문학 교육을 명시한 관련 단원에서도 29편 중 단 10편(약 34.5%)만이 외국 문학을 본문 텍스트로 수록하고 있었다. 보조 텍스트로 실렸다는 것은 ‘학습 활동’ 문제에 보조 자료로 제공되거나 ‘학습 전 활동’, ‘더 알아보기’ 단계에서 심화로 제공하는 정도일 뿐인데, ‘한국 문학의 성격과 역사’ 영역 내에 성취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문학에 대한 활용 태도나 그 위상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는 모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의 외국 문학 교육을 살펴보면, 학교 급별로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철학이 담긴 교육과정과 그것의 실현태인 교과서 수록 양상이 부조화를 이루는 지점들이 있었다. 첫째,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경우, 교육과정에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교과서 구성에서는 일상의 글쓰기 및 대화 영역에까지 외국 문학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면서 오히려 교육과정의 제한된 범위를 넘어선 ‘범세계적 차원’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둘째,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경우는, 교육과정의 ‘국어 자료의 예’에 외국 문학 작품을 활용하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몇몇의 출판사에서만 외국 문학 작품을 수록하고 있었고, 그 역시 활용 범위가 좁아 보조 자료로서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모습이었다. 초등과 비교했을 때 내용의 위계성과 학습의 계열성이 고려되지 않고, 오히려 축소된 모습이었다. 셋째, 고등학교 ‘문학’은 교육과정에서 외국 문학과 관련한 성취 기준까지 두고 있었지만, 교과서 관련 단원에서 외국 문학 수록 비율은 약 67.4%였고, 그 중에서도 메인 텍스트에 제대로 수록한 경우는 34.5% 밖에 되지 않는 양상이었다. 따라서 모든 출판사 교과서에 외국 문학을 수록했다 하더라도 이 역시 교육과정을 교과서에 적절하게 반영하였다고 볼 수 없다.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 실린 외국 문학 작품의 갈래와 시대, 어느 문화권의 작품인지, 그리고 교과서 제시 형태 등의 요소를 살펴보면, 한쪽으로 치우친 양상을 보였다. <표 1>에서 <표 4>까지의 내용을 모두 모아, 갈래별, 시대별, 문화권별, 제시 형태별 통계를 내어 분석했더니, <표 8>, <표 9>, <표 10>, <표 11>과 같은 결과들이 나왔다.
초등 국어 | 중학 국어 | 고등 국어 | 고등 문학 | 합계(비율) | ||
---|---|---|---|---|---|---|
갈래 | 시 | 0 | 0 | 3 | 17 | 20(21.74%) |
소설(동화) | 28 | 13 | 3 | 17 | 61(66.30%) | |
수필 | 0 | 0 | 0 | 4 | 4(4.35%) | |
극 | 2 | 0 | 0 | 5 | 7(7.61%) |
초등 국어 | 중학 국어 | 고등 국어 | 고등 문학 | 합계(비율) | ||||
---|---|---|---|---|---|---|---|---|
시대 | 고전 (중세까지) | 4 | 1 | 1 | 13 | 19(20.65%) | ||
근·현대 | 근대 | 6 | 2 | 2 | 10 | 20(21.74%) | 73(79.35%) | |
현대 | 20 | 10 | 3 | 20 | 53(57.61%) |
초등 국어 | 중학 국어 | 고등 국어 | 고등 문학 | 합계(비율) | ||
---|---|---|---|---|---|---|
문화권 | 동양 | 2 | 1 | 1 | 10 | 14(15.22%) |
서양 및 기타 | 28 | 12 | 5 | 33 | 78(84.78%) |
초등 국어 | 중학 국어 | 고등 국어 | 고등 문학 | 합계(비율) | |||
---|---|---|---|---|---|---|---|
제시 형태 | 본문 | 글 | 16 | 12 | 0 | 15 | 43(46.74%) |
그림 | 0 | 0 | 0 | 0 | 0 | ||
음성 | 3 | 0 | 0 | 0 | 3(3.26%) | ||
영상 | 1 | 0 | 0 | 1 | 2(2.17%) | ||
보조 | 글 | 4 | 1 | 6 | 26 | 37(40.22%) | |
그림 | 6 | 0 | 0 | 0 | 6(6.52%) | ||
음성 | 0 | 0 | 0 | 0 | 0 | ||
영상 | 0 | 0 | 0 | 1 | 1(1.09%) |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서 외국 문학의 갈래별 양상을 살펴보면, <표 8>과 같이 소설(초등 시기에는 동화)이 다른 갈래에 비해 많이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초등 ‘국어’와 중학교 ‘국어’까지는 외국 운문을 한 편도 배울 수 없어, 학습자들은 고등학교 ‘국어’에 가서야 외국 운문(시)을 경험하게 된다. 즉, 국민 공통 기본 교육 과정(초1에서 고1까지)에서는 학습자들이 매우 편향적으로 외국 문학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이후 학습자들이 선택 과목으로 ‘문학’을 택한 경우, 외국 시와 소설을 고루 배울 수 있고, 외국 수필과 극의 경우도 어느 정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미 국민 공통 기본 교육 과정 10년 간 외국 문학의 다른 갈래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갈래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심화된 문학 과목’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한국 문학’을 통해 문학의 갈래를 배우고 각각의 특징에 따라 본질을 경험하면서 수용과 표현의 원리를 익힐 수는 있지만, 외국 문학의 경우 감성과 정서, 전달 방식, 이해, 감상 측면에서 또 다른 경험을 전달하기에 새로운 의미가 있다. 또한 외국 수필의 경우, ‘문학’과목에서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나는 말랄라’만이 유일하게 본문에 실려 있고, ‘수상록’, ‘자서전’, ‘영혼의 편지’는 보조 자료로 실려 있다. 외국 극의 경우도, ‘문학’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인형의 집’ 등의 작품들이 단지 다섯 군데에만 실려 있을 뿐이다. 즉, 해당 작품들이 실려 있는 출판사를 학교에서 선택하지 않으면, 학습자들은 외국 수필 및 외국 극을 학교 교육에서 한 편도 경험할 수 없게 된다.
갈래 개념은 지식수준에서 주입하는 것만으로는 형성되지 않는다. 학습자의 갈래 의식은 문학에 대한 체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우한용, 2007: 179-199), 국어 교육에서 외국 문학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교육과정 성취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갈래의 문학적 체험을 초등 수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옳다.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 수록된 외국 문학 작품들의 시대별 양상을 살펴보면, <표 9>와 같이 중세까지의 고전 작품은 20% 정도 밖에 실리지 않은 것에 비해, 근·현대 작품은 거의 80%가 실려, 편향적 양상을 보였다. 아무래도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학습자들이 친숙하게 여길 가능성이 높고, 특히 초등의 경우는 동시대의 외국 작가 동화를 1학년 ‘국어’부터 꾸준히 등장시키고 있는 모습에서, 최신 작품의 경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문학의 경우 초등 ‘국어’에서 고전(설화)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었던 것(조성윤, 2019)을 미루어 보면, 외국 고전 문학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예로부터 전 세계가 함께 가지고 있었던 보편적인 가치와 정서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초등 ‘국어’에서부터 한국 고전 문학과 함께 외국 고전 문학 역시 자연스럽게 익히게 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초등 ‘국어’의 고전 4편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당나귀를 팔러 간 아버지와 아이’와 같이 유럽에 널리 퍼져 있던 고전 설화, 그리고 ‘까마귀와 감나무’라는 베트남의 고전 설화로 이루어져 있다. 초등이다 보니, 구전되던 재미있는 이야기로서의 ‘설화’가 위주이며, 대체로 독서 및 이야기와 관련된 ‘읽기’ 단원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학교 3학년에 수록된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라는 서양 신화 역시 고전 설화이다.
한편, 고등학교 국어과 교과서에는 고전 작품의 갈래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고등 ‘국어’에 실려 있는 1편의 외국 고전은 두보의 한시이며, 고등 ‘문학’ 11편의 고전 가운데에서도 두보의 한시가 3편, 굴원의 ‘이소’가 1편 수록되어 있어 운문 고전의 비중이 크다. 고전 중 4편은 셰익스피어의 ‘극 문학’이며, 셰익스피어의 시도 1편 실려 있고, 베트남의 시 1편, 몽골 설화 1편이 또 동양의 고전으로써 수록되어 있다. 앞서 ‘갈래’ 측면에서 ‘소설(동화)’의 편향적 경향이 강했던 것에 비하면, 외국 ‘고전’ 작품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운문)’와 ‘극’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이 역시 편향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시(운문)’에는 거의 두보의 한시만 실려 있고, ‘극 문학’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만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화권별 양상 역시 <표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편향적이다. 외국 문학 작품 중 동양의 작품은 약 15%에 그치는 데 반해, 서양 및 기타(유럽,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작품은 약 85%나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양상은 모든 학교 급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인데, 우리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교과서 수록 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뜻밖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7)
동양의 외국 작품은 편수가 매우 적어, 손에 꼽을 수 있다. 초등 ‘국어’에서는 대만 그림책 작가인 탕무뉴의 동화가 ‘2-1가’에 실려 있고, 베트남의 옛 이야기(설화)가 ‘4-1가’에 실려 있을 뿐이다. 중학교 ‘국어’에도 중국의 아동문학가 차오원쉬엔의 작품이 동양의 외국 문학으로는 1군데 유일하게 수록되어 있고, 고등학교 ‘국어’에도 두보의 한시 ‘춘망’이 1군데 실려 있다. 고등학교 ‘문학’에는 10군데 동양 작품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두보의 한시가 3군데, 굴원의 이소가 1군데, 몽골 설화가 1군데 실려 있고, 파키스탄 수필, 중국 소설이 각 1군데씩 실려 있다. 그 외, 18세기(근세) 일본의 시 2편, 14-15세기 응우옌짜이의 베트남 고전 시가 1군데 실려 있다. 서양 문학에 비해 동양 문학의 수록 빈도가 적은데다가 중학교부터는 출판사 별로 나뉘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고등학교 ‘문학’에 10작품이 실려 있다고 해도, 그 중 5작품은 모두 ‘금성 출판사’에 실린 것으로, 문화권별 수록 양상 역시 매우 편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 문학’이라고 했을 때, 지리적, 정서적으로 한국과 멀다고 생각되는 ‘서양 문학’을 먼저 인지하게 되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겠지만, 한국이 동아시아 문화권8)에 속해 있고, 그 영향 관계 안에서 문학이 발전해 온 양상이라는 점을 먼저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초·중·고 교과서 내 외국 문학 작품을 어떤 형태로 제시하고 있는지 양상을 살펴보면 <표 11>과 같다. 초등 ‘국어’의 경우는 본문 텍스트로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 보조 자료로 수록되어 있는 작품수보다 약간 많은 정도로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학교 ‘국어’에는 외국 문학이 거의 본문 텍스트로만, 고등학교 1학년 ‘국어’에는 외국 문학이 100% 보조 자료로만 활용되고 있어서 편향적인 수록 경향을 보였다.
앞서 Ⅱ장에서 살핀 바와 같이 중학교 1-3학년군과 고등학교 1학년 ‘국어 자료의 예’에는 각각 한국·외국 문학 작품을 활용하도록 제시하고 있지만, 특히 고등학교 ‘국어’의 경우, 외국 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경험하도록 알맞게 구성하였다고 보기 힘들다. 6군데 수록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면, 빅토르위고의 ‘레미제라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두보의 ‘춘망’은 ‘학습활동의 <보기>’로 짤막하게 제시되어 있을 뿐이고, 또 다른 1군데에는 ‘어린왕자’가 ‘단원의 길잡이’에 생각을 열게 도와주는 정도로만 제시되어 있다. 또한‘글돋움발돋움’이라 해서,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가 ‘더 읽어 보면 좋을 참고 자료’로만 제시되어 있다. 또한 ‘소유냐 존재냐’라는 에리히 프롬의 비문학 본문 텍스트 안에 예시로 외국 시를 등장시키는 정도로 외국 문학을 수록하기도 하였다. 모두 자료로 활용하기는 했지만, 과연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대로, ‘보편적인 정서와 다양한 경험이 잘 드러난’ 외국 문학을 제대로 활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 ‘보조 자료’라는 형태가 학습자들이 외국 문학이라고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편, 중·고등의 경우에는 본문이나 보조 자료를 ‘글’로서만 편향적으로 제시한 경우가 거의 다였지만, 초등 ‘국어’에서는 ‘음성’이나 ‘그림’, ‘영상’ 등 제시 형태가 다양해서, 외국 문학 경험을 다채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 ‘1-2나, 2-1가, 2-2나’ 교과서에 외국 문학을 ‘음성’ 본문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학습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활동하는 읽기와 쓰기, 말하기, 영상보기만큼 ‘듣기’의 중요성을 텍스트에도 적용한 경우로써, 꼭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강조하여 교육할 뿐만 아니라, 국어 교과에서 좀 더 확대하여 교육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초·중·고 국어과 교과서에 실린 외국 문학 작품들은 각 학교 급마다 갈래, 시대, 문화권, 제시 형태 등이 다양하게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성을 보였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요컨대, Ⅱ장에서 보았던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외국 문학의 활용 범위가 최근 들어 확장된 양상을 보이면서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막상 실현태인 교과서를 살펴보면 첫째, 학교 급별 교육과정과 교과서 내용이 어긋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둘째, 교과서에 수록된 외국 문학 작품의 다양한 요소들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양상을 보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 좀 더 발전적인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방향 설계가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Ⅳ. 초·중·고 국어과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 발전 방향: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함양을 위하여
초·중·고 국어과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한국 문학도, 외국 문학도 세계 문학 안에서 거시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공통 교육과정인 ‘국어’의 목표를 보면 이와 같다.
국어로 이루어지는 이해·표현 활동 및 문법과 문학의 본질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맥락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품위 있고 개성 있는 국어를 사용하며, 국어문화를 향유하면서 국어의 발전과 국어문화 창조에 이바지하는 능력과 태도를 기른다.
가. 다양한 유형의 담화, 글, 작품을 정확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며 소통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익힌다.
나.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활동 및 문법 탐구와 문학 향유에 도움이 되는 기본 지식을 갖춘다.
다. 국어의 가치와 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국어생활을 하는 태도를 기른다(교육부, 2015: 4).
‘국어과’이기 때문에, ‘국어의 발전과 국어문화 창조에 이바지하는 능력과 태도’를 기르는 것이 당연한 목표가 되겠지만, 이에 그치고 마는 것은 국제적 소통의 시대에 매우 제한적이고 좁은 범위의 표현이다. 특히 세부목표 ‘다. 국어의 가치와 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국어생활을 하는 태도를 기른다.’에서, 주체적이고 올바른 국어생활을 하는 과정 자체가 한글 및 한국 문학 등에 대한 ‘국어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우리나라 안에서 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이 국어생활 능력을 제대로 기르고, 국어생활을 올바르게 하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국어의 발전과 창조를 넘어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핵심 역량으로 제시한 6가지 역량9) 가운데, 의사소통 역량이라든지 문화 향유 역량의 경우는 ‘국어로의 소통’, ‘국어로 형성되어 계승되는 문화 능력’만의 개념에서 충분히 세계화의 개념으로 확장하여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고등학교 선택과목인 ‘문학’의 목표를 보면 좀 더 ‘소통적’측면에서 목표를 설정했음을 알 수 있다.
문학 작품의 수용·생산 활동을 통해 창의적인 문학 능력을 기르고, 문학의 본질과 양상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며, 타인 및 세계와 소통하며 자아를 성찰하고 문학문화의 발전에 기여한다.
가. 문학의 본질과 가치, 한국 문학의 성격과 역사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한다.
나. 작품의 수용과 생산 활동을 중심으로 창의적·심미적·성찰적으로 사고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기른다.
다. 문학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태도를 기른다(교육부, 2015: 123).
물론, ‘타인 및 세계와 소통하며’, ‘문학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와 같은 구절에서의 ‘세계’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나 인류 전체를 말한다기보다는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나 영역, 범위를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학문화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목표가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의 범위를 조금만 확장해도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함양을 위한’ 넓은 시각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즉, 국어과 교육과정을 보면, 외국(세계) 문학과의 관련성 속에서 연결하려는 지점들이 있었지만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었고, 가장 좋은 방향은 국제화 시대에 ‘문학’ 과목 자체를, ‘세계 문학문화 속에서의 한국 문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국제 소통적인 문학 교육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학 교육 목표 자체가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함양을 위한 한국 문학 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을 동등한 위치에서, 세계 안에서 거시적으로 문학을 바라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세계 문학문화 안에서의 국제 소통적 문학 교육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외국 문학 교육에 대한 내용이 단계화 되어야 한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초등 국어 교과서에는 외국 문학이 문학 영역뿐 아니라 국어의 기능 영역에까지 다양하게 제시되어 초등학생들은 은연중에 외국 문학을 자연스레 접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양상이었다. 따라서 중·고등학교 국어과 교과서에서의 외국 문학 교육은 이를 바탕으로 내용의 위계성과 학습의 계열성을 고려하여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지고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오히려 중·고등학교에서는 외국 문학 작품을 보조 자료로서만 활용하거나 초등학교 교과서의 외국 문학 제시 형태와 별반 다를 바가 없이 교육되는 모습이 많았다.
초등에서 ‘15소년 표류기’나 ‘플란다스의 개’와 같은 외국 문학을 읽고 독서 활동을 했던 학생들이 중·고등학교로 가면서, 외국 문학을 한국 문학을 배우기 위한 수단이나, 참고자료로서만 활용하게 된다면, 학생들은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해당하는 성취기준을 피상적으로만 학습하게 될 것이고, 한국 문학의 세계화는커녕 세계 문학 속에서의 한국 문학의 위상과 정신 역시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게 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얘기했듯이, ‘세계 문학 안에서의 한국 문학’이라는 국제적 소통 철학 속에서 초등과 중등을 따로 구분하여 교육 내용 및 방법을 구안할 것이 아니라, 초등 수준에서부터 고등학교 선택과목까지 외국 문학 교육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체계적인 단계화가 필요하다. 이미 초등 교육에서 세계 문학 속에서의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의 기틀을 마련하였다면, 중·고등학교에서는 단계화, 심화하여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함양’을 위한 외국 문학 교육을 잘 운영해 나아가야 한다.
둘째, 외국 문학 교육에서 갈래 및 시대별, 동·서양 작품의 균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외국 문학의 교과서 수록 양상을 보면, 갈래 측면에서는 소설의 비중이, 시대별로는 고전보다 근·현대 작품이 지나치게 우세한 양상이었다. 또한 우리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동양 작품보다 서양 및 기타 지역 작품의 수록 비율이 훨씬 높았다. 물론 학교 급별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러한 것들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쪽 방향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교육은 학생들을 진정한 문학 독자로 거듭나게 할 수 없다. 한국 문학의 갈래 및 역사에 대한 교과서 구현 양상이 갈래별, 시대별로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외국 문학 역시 그러한 균형을 맞춰 수록해야 한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개별적인 작품들을 지금과 같이 각 영역별 교육에 수록하여 활용하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겠지만, 은연중에 학습자가 받아들이는 문학에 대한 감수성을 생각하면, 좀 더 체계적인 작품 배치를 하여 갈래별, 시대별, 문화권별 문학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학습자들이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즉, 학습자들이 외국 문학을 세계 문학이라는 거시적인 틀에서 문학문화를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특히 한국 문학과의 비교 속에서, 문학을 통해 국제적 소통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외국 문학을 다양한 측면에서 균형 있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외국 문학 수록 작품에 다양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학교 급별로, 혹은 같은 학교 급 내에서도 출판사 별로, 수록 작품들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헤르만 헤세, 두보, 셰익스피어, 알퐁스도데의 작품들이 계속 중복 제시되는 경향이 컸다. 물론 문학사적 의의나 문학 교육적 의의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겠지만, 좁은 시각의 단편적인 학습 내용까지 동일하게 반복되는 양상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즉, 국어 교육 내에서 외국 문학 교육에 부여된, 많지 않은 시간과 내용 속에서 최대한 다양하게 외국 문학과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그 다양성은 학습자들이 세계 문학 내, 한국 문학과의 관련성 속에서 자유롭게 국제적 소통으로까지 발산,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수록하는 방법도 있겠고, 동일 작품의 다른 부분의 텍스트를 수록하거나, 같은 텍스트라 하더라도 학교 급별로는 학습 내용의 수준에 차이를 두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성은 물론 기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근거하고 교육 목표에 맞게 설정하되,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함양을 위해 구현된 형태여야 하겠다.
Ⅴ. 결 론
이상의 논의는 초·중·고 국어과 교육과정에서의 외국(세계) 문학 교육의 사적(史的) 양상과 국어과 교과서 내 외국 문학 교육 현황을 분석해 보고, 국제적 문학문화 소통 교육으로의 외국 문학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점차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을 소통적 측면에서 인식한 것과는 달리, 실제 구현된 국어과 교과서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교육과정에 외국 문학 교육을 오히려 언급하지 않은 초등 국어 교과서에 외국 문학을 더 다양하게 수록하는 모습이었고, 교육과정에서 외국 문학 교육을 언급한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는 오히려 소략하게 외국 문학이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갈래별, 시대별, 문화권별, 제시 형태별 양상을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수록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외국 문학 교육 철학에 대한 시야를 확대하고, 외국 문학 교육 내용의 단계화, 균형화, 다양화를 추구할 것을 발전 방향으로 제안하였다. 국어 교육에서 한국 문학에만 중점을 둔, 외국 문학을 비교 문학 교육적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세계 문학 안에서의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으로,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하여 학습자가 이에 대한 시야를 넓게 가져, 이후에 국제 이해와 소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국어 교육에서 앞으로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습자들이 외국 문학에 대한 결핍 없이 여러 요소들을 고루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 내용 및 방법의 구안은 이후의 논의로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