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본 연구의 목적은 교육부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하 유네스코아태교육원)이 추진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의 효과를 분석하는 데 있다. 2015년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서 세계시민교육이 글로벌 교육목표로 채택됨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도 세계시민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초중등학교 현장에서는 교과목 내에서 세계시민교육 관련 주제를 가르치는 방식뿐 아니라, 세계시민교육을 독립적인 교과로 다루거나 다양한 방식의 비교과 활동들도 확대되고 있다(박환보, 2017).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천 사례가 확대되면서, 세계시민교육의 실행 주체인 교사의 전문성 개발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박환보, 임진영, 박경희, 2020; 정기오, 2015). 이에 따라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을 비롯해서, 시도교육청 연수원, 한국국제협력단, 중앙교육연수원, NGO 등 다양한 주체들이 현직교원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박환보 외, 2020).
다양한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원연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수 프로그램이 실제로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했는지, 기여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는지 등을 분석한 연구는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시민교육 교원 연수의 효과를 분석한 대표적인 연구는 고아라(2015)의 연구이며, 세계시민교육 연수를 통해 교사의 세계시민의식과 교수효능감이 향상되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교사연수가 NGO의 옹호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수이고, 특정 지역 내의 교사만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외에 현직교원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연수를 다룬 연구들은 주로 연수의 효과보다는 연수내용 구성과 모형 개발의 시사점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강정진, 2017; 양미석, 김정겸, 김기덕, 2017; 한승미, 2019). 또한 일부 연구들은 교원 연수보다는 교사들이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며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시켜 나가는 과정에 주목하였다(박순용․강보라, 2017; 박애경, 2018).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서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이 중요한 과제이며, 이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의 대표적인 현직교원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연수 프로그램인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은 2015년 세계교육포럼을 계기로 학교현장의 세계시민교육 정착과 확산을 목적으로 추진된 대표적인 연수사업이다(교육부, 2019). 교육부와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이 주관하며, 전국의 초중등교원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연수와 교사연구회 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업과 차별점을 갖는다(교육부, 2019; 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18).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도교사 활동에 어떤 교사들이 왜 참여하고, 이러한 연수를 통해 무엇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이 논문에서는 2020년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에 참여한 교사의 참여 동기와 사업 참여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원연수 사업 추진을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2015년 세계교육포럼 이후에 한국 사회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천 사례가 확대되었다. 그러나 국민교육기관으로서의 학교가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하는 역할을 맡는 데 내재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강순원, 2014), 현실적으로 공교육 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서는 교원의 자발적 참여와 전문성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는 스스로 세계시민이 되어야 하며, 세계시민교육의 실행을 위한 전문성 개발이 필요하다(고아라, 2015; 김진희, 2015; 박환보 외, 2020; 이긍연, 2016; UNESCO, 2015).
세계시민교육의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UNESCO(2015)는 전지구적인 교육환경의 변화 속에서 교사들의 역할 또한 변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교육에 대한 새로운 요구와 도전에 비추어 끊임없이 다르게 제시되고 재고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이 교육 현장에서 정형화된 방식으로 가르치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가 학습자와 학습 환경에 맞게 기존의 교육과정을 재해석하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Schweisfurth, 2006). 또한 세계시민교육을 담당할 교사에게는 전문직으로서 교직관의 틀을 벗어나서 인류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정기오, 2015; 정미경 외, 2011). 따라서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서 교사 대상 세계시민교육을 무엇으로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에서 교원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내용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세계시민교육 참여 등을 강조한다(고아라, 2015; 박환보 외, 2020).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많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세계시민성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교수역량이나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고아라, 2015; 박애경, 2017; Davies et al., 2005), 세계시민교육의 개념의 모호함으로 인한 혼란도 겪고 있다(이성회, 2016; 한경구, 2017). 이에 따라 교사 연수에 관한 선행연구들도 세계시민교육 교수효능감 향상과 같은 정의적 영역에 주목하여 연수 모델 개발에 시사점을 얻고자 했다(강정진, 2017; 양미석 외, 2017; 한승미, 2019). 특히 양미석 외(2017)의 연구에서는 현장교사의 세계시민의식이 세계시민교육 교수효능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하위요인 중에서도 글로벌 역량과 글로벌 참여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교사 연수를 통한 교사의 인식 변화가 학교현장에서 실천으로 연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현장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과정을 분석한 연구(박애경, 2018)는 교사들간 소통과 협력, 의사결정 참여 정도가 세계시민교육 교수효능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며 세계시민교육 교사 학습공동체의 활성화를 제안한다. 이처럼 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 제고나 교수효능감 향상 등은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교사들은 세계시민교육을 가르치기 위한 지식, 방법론, 교육과정 구성 등 보다 직접적인 실천 역량에 관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양미석 외, 2017; Abowitz & Harnish, 2006; Rapoport, 2009). 그러나 아직까지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연수 기회는 제한적이고, 일부 관심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사학습공동체나 사례 공유 등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박순용, 강보라, 2017). 세계시민교육 관련 연수에 참여한 교사는 연수 후에 세계시민의식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세계시민교육 관련 내용 지식, 교수 학습 및 자료 평가 등에 관한 교육학적 지식과 및 교수효능감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고아라, 2015).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연수가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 함양뿐 아니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와 실천 역량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선행연구들은 교원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연수와 연구활동 기회 제공, 학부-대학원 연계형 교사 협업 교육, 세계시민교육 전문기관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김국현, 2019; 이긍연, 2016). 또한 교원의 세계시민교육 관련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는 현직교원 연수뿐 아니라, 예비교사 교육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박환보 외, 2020; 양미석 외, 2017; Guo, 2014).
이처럼 국내에서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아직까지 시작 단계에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정착과 확산을 위한 교사의 역할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선행연구 결과들은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 함양과 더불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와 실천 역량을 함께 다룰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교사의 세계시민의식과 실천 역량 향상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지를 탐색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주로 특정 교과목 내에서 진행한 세계시민교육의 효과를 분석하거나 대상별로 범교과적인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효과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었다. 우선 교과교육을 통한 세계시민교육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은 대부분 사회, 지리 및 영어 교과 등에서 교사가 설계한 수업의 효과를 분석하였다(강후동, 박지현, 2019; 최정숙, 조철기, 2009, 채보미, 2015). 이러한 연구들은 교사들이 자신이 담당하는 교과목 내에서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한 요소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세계시민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해주었다.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범교과적인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학교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구안해서 실행한 경우, 학교 활동과 외부 기관의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학교 내에서 실시한 경우, 외부 기관에서 실시한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경우들로 살펴볼 수 있다. 자체 프로그램을 구안한 연구(조상인, 배희분, 2019)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공감증진’에 초점을 둔 세계시민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는데 세계시민교육에 심리적 요소를 결합하여 태도적 측면에서 인성교육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었다. 또한 박환보(2017)는 세계시민교육 교사연구회 교사들이 개발한 초중등 연계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하고, 이러한 교육활동이 세계시민의식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김옥순, 신인순(2013)의 연구는 중학교 교육과정에 편성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월드비전 지역사회 프로그램의 교육내용을 4차시로 구성한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고 효과를 분석하였다. 특히 이 연구는 현재 학교 내의 학급 단위로 교사에 의해 실시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역사회연계형 프로그램으로 확장하여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편 외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세계시민교육 효과를 살펴본 연구로 김옥순(2011)은 아동단체협의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인 ‘아동총회’를 중심으로 국제교류 활동 프로그램이 지니는 효과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강규원, 오정훈(2015)은 KOICA ODA 교육원의 세계시민교육과정에 참여한 초․중․고 총 12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세계시민의식이 향상되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 바 있다. 또한 대학교육에서도 교육과정 내 교양과정으로 편성하여 운영한 경우(이숙정, 2017)와 외부 국제교류 프로그램 참가 학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의 효과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강혜라, 홍영준, 2015; 서홍란, 박정란, 2014; 조남억, 김고은, 2014).
이처럼 세계시민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주로 초중등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하여 다양한 세계시민교육 실천의 효과를 분석하고,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논의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를 위해 2020년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에 참여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일반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이 되는 실험집단인 선도교사는 교육부 주관의 중앙선도교사와 시도교육청 주관의 시도선도교사 모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비교집단인 일반교사는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관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교사를 무작위 추출하였다.
연구를 위한 사전조사는 2020년 5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약 3주 동안 진행하였으며, 사후조사는 10월 19일부터 10월 30일까지 약 2주 동안 진행하였다. 모든 설문조사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온라인 설문조사(Survey Monkey)로 실시하였다. 사전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는 총 636명이며, 사후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는 총 287명이다. 이 중에서 사전과 사후 설문지에 모두 응답한 교사는 선도교사 132명과 일반 교사 48명의 총 180명이며,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참여 교사의 인식 변화 분석은 이들 180명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연구대상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은 2015년 세계교육포럼 ‘인천선언문’ 및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채택을 계기로 학교현장의 세계시민교육 정착 및 확산을 목적으로 추진되었으며, 교육부에서 계획 및 수립하고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교육부, 2019). 사업의 주요 내용은 세계시민교육 중앙선도교사 연수, 시도선도교사 연수, 학교관리자 및 일반 교사 연수, 교사연구회 활동 지원, 권역별 특강 등으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교사에게 일방적으로 연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에 대한 연수와 함께 교사들이 스스로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일반교사 대상의 연수를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특징이 있다.
선도교사는 2015년 1기를 시작으로 2020년 현재 6기 과정까지 진행되어 왔으며 매년 각 시․도별 중앙 선도교사 4명 내외 및 각 시도 선도교사 36명 내외로 교육청에서 선발되어 1년 단위로 활동한다. 중앙선도교사는 1, 2차에 걸친 역량 강화 연수에 참여한 후, 시․도 전달연수의 강사로 활동하고 시도별 교사연구회 활동을 주도한다. 시도 선도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 실천할 뿐 아니라, 시․도교육청 소속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연수와 교사연구회를 기획․운영한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에 참여한 선도교사들은 역량강화 연수의 학습자인 동시에 일반교사 대상 연수에서 교수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경험한다.
제 6기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의 일정에 따른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표 2>와 같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은 중앙선도교사를 대상으로 1월에 1차 기본연수(30시간)를 실시하며, 세계시민교육과 민주시민교육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및 교수학습 전략 개발, 연구 역량 개발, 전달연수 기획 및 실행 역량 강화 등 선도교사로서 리더십 제고 및 실천 역량 개발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8월의 중앙선도교사 대상 2차 심화연수(15시간)는 상반기 지역별 선도교사 및 연구회 활동 현황과 우수사례 공유 등을 통한 일반화 및 확산 전략 개발을 중심으로 한다. 자세한 2차 심화연수의 내용은 <표 3>과 같다.
시도 선도교사 대상의 역량강화는 상반기에 15시간의 연수를 진행하며, 세계시민교육 이해, 학교에서의 실천 및 수업방법론 탐구, 우수사례 공유, 일반화 방안 등의 내용을 다룬다. 시도 선도교사 연수는 지역별 일정에 따라 실시되며 중앙선도교사의 전달연수로 이루어진다.
교사연구회 활동은 제 1기-5기 선도교사 및 6기 중앙선도교사 중 희망자를 선발하여, 세계시민교육 중앙연구회를 조직하고, 지속적인 심화학습 기회를 제공하며, 주제별, 지역별 분과 연구모임 구성을 통해 실천적 연구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시도별 교사연구회는 1-5기 선도교사 및 일반교사 중 희망자로 구성하여, 세미나, 포럼, 등 지역 기반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한 도구는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의 사업 결과보고서(유네스코아태국제이해교육원, 2018), 고아라(2015), 이성회(2015), 박경희, 박환보(2016), 김정숙, 이경화(2018) 등 관련 선행연구를 근거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 3개 영역으로 조사 도구 초안을 작성하였다. 조사 도구 초안에 대한 내용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 교육부 관계자, 유네스코아태교육원 담당자, 세계시민교육 관련 전문가 등의 검토를 받아 수정․보완하였다.
설문조사는 응답자 특성과 함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 3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는 9개 문항으로 세계시민교육의 개념 및 내용, 상호관련성, 정보 습득 노력,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 다양성 존중, 인권 존중, 지속가능발전, 사회참여, 책임감 및 역할의식, 정의와 평등에 대한 교사의 이해 수준을 묻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은 8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시민교육과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연계, 세계시민교육 활동 계획, 세계시민교육 교수․학습 자료 개발, 세계시민교육 교수․학습 방법 실행 및 평가, 세계시민교육 활동, 세계시민교육에의 학부모․지역사회와의 협력, 세계시민교육을 하려는 노력에 대한 자기평가 결과이다.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는 3개 문항으로 세계시민교육에의 참여, 세계시민교육 관련 지원 요구, 동료교사와의 참여 공유에 대한 의지를 묻는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설문 문항은 총 20개로 각 문항에 대한 응답형식은 관련 내용에 동의하는 정도로 5점 리커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하여 영역별로 크론바흐 알파(Cronbach α)계수를 산출하였다. 분석결과, 문항 간의 내적 신뢰도 계수인 크론바흐 알파(Cronbach α)값은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세 영역에 대해 문항 간 내적 일관성 계수가 0.854 ~ 0.946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문문항은 <표 4>와 같다.
본 연구의 실험집단인 선도교사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이 주관하는 중앙선도교사 활동이나 시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도 선도교사 활동에 학습자 및 교수자로서 참여하고 세계시민교육 실천에 필요한 전문성을 개발한다. 비교집단인 일반교사는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관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교사를 무작위 추출하였다. 구체적인 실험설계 모형은 <표 5>와 같다.
본 연구에서는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참여 효과 분석을 위해 다음의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먼저, 측정도구와 관련하여 첫째, 문헌분석을 통해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의 인식을 분석하는데 적합한 요인과 문항을 개발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용타당도를 확보하였다. 둘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탐색적 요인분석과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여, 조사도구의 내적 신뢰도를 확보하였다. 셋째, 선도교사 활동에 따른 인식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사전검사 결과를 공변인으로 하고 사후검사 결과를 종속변인으로 한 공변량분석(ANCOVA)를 실시하였다. 넷째,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사전검사 대상에 대해 활동 참여 동기도 추가로 조사 분석하였다. 본 연구자료의 분석에는 SPSS 24.0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Ⅳ. 분석결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는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지식, 태도, 실천의 측면에서 교사들의 인식 수준을 의미한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참여에 따른 선도교사와 일반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표 6>, <표 7>과 같다.
변인 | 시점 | 선도교사 | 일반교사 | t | ||
---|---|---|---|---|---|---|
M | SD | M | SD | |||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 사전 | 4.19 | 0.55 | 3.92 | 0.49 | 3.023** |
사후 | 4.47 | 0.44 | 4.08 | 0.56 | 4.216*** |
변량원 | 제곱합 | 자유도 | 평균제곱 | F |
---|---|---|---|---|
공변량 | 9.530 | 1 | 9.530 | 55.906*** |
주효과 | 2.306 | 1 | 2.306 | 13.525*** |
오차 | 28.979 | 170 | 0.170 | |
수정된 합계 | 43.484 | 172 |
분석결과에 따르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는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모두에서 선도교사(사전 M = 4.19; 사후 M = 4.47)가 비교집단인 일반교사(사전 M = 3.92; 사후 M = 4.08)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났다(사전 t = 3.023, p < .001; 사후 t = 4.216, p < .001). 공변량분석(ANCOVA)을 통해 사전검사 점수를 공변인으로 비교한 후 사후검사 점수에서의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았을 때도 선도교사가 일반교사에 비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게 나타났다(F =13.525 p < .001). 이를 토대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이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의 실천 역량은 교사로서 세계시민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 실천 역량에 대한 자기 평가 결과를 의미한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참여에 따른 선도교사와 일반교사의 세계시민교육의 실천 역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표 8>, <표 9>와 같다.
변인 | 시점 | 선도교사 | 일반교사 | t | ||
---|---|---|---|---|---|---|
M | SD | M | SD | |||
세계시민교육의 실천 역량 | 사전 | 3.64 | 0.78 | 3.46 | 0.69 | 1.405 |
사후 | 4.13 | 0.61 | 3.64 | 0.63 | 4.414*** |
변량원 | 제곱합 | 자유도 | 평균제곱 | F |
---|---|---|---|---|
공변량 | 22.847 | 1 | 22.847 | 93.488*** |
주효과 | 5.091 | 1 | 5.091 | 20.831*** |
오차 | 41.057 | 168 | 0.244 | |
수정된 합계 | 71.499 | 170 |
분석결과에 따르면, 세계시민교육의 실천 역량은 사전검사에서는 선도교사(M = 3.64)와 비교집단인 일반교사(사전 M = 3.46) 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사후검사에서는 선도교사(사후 M = 4.13)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이 일반교사(사후 M = 3.64)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사후 t = 4.414, p < .001). 공변량분석(ANCOVA)을 통해 사전검사 점수를 공변인으로 비교한 후 사후검사 점수에서의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았을 때도 선도교사가 일반교사에 비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이 높게 나타났다(F = 20.831 p < .001). 이를 토대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이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는 교사로서 세계시민교육 실천을 위한 전문성 개발, 유관기관 협력, 동료교사 협력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에 관한 문항이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참여에 따른 선도교사와 일반교사의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 변화를 분석한 결과는 <표 10>, <표 11>과 같다.
변인 | 시점 | 선도교사 | 일반교사 | t | ||
---|---|---|---|---|---|---|
M | SD | M | SD | |||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 | 사전 | 4.03 | 0.71 | 3.30 | 0.74 | 5.663*** |
사후 | 4.24 | 0.64 | 3.49 | 0.75 | 5.978*** |
변량원 | 제곱합 | 자유도 | 평균제곱 | F |
---|---|---|---|---|
공변량 | 28.419 | 1 | 28.419 | 102.775*** |
주효과 | 3.121 | 1 | 3.121 | 11.286** |
오차 | 46.456 | 168 | 0.277 | |
수정된 합계 | 93.339 | 170 |
분석결과에 따르면,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는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모두에서 선도교사(사전 M = 4.03; 사후 M = 4.24)가 비교집단인 일반교사(사전 M = 3.30; 사후 M = 3.49)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났다(사전 t = 5.663, p < .001; 사후 t = 5.978, p < .001). 공변량분석(ANCOVA)을 통해 사전검사 점수를 공변인으로 비교한 후 사후검사 점수에서의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았을 때도 선도교사가 일반교사에 비해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가 높게 나타났다(F = 11.286 p < .01). 이를 토대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이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를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매년 이루어지는 중앙선도교사 및 시도선도교사 활동에 참여하는 일반교사들의 동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전조사에 참여했던 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선도교사 활동 참여 동기도 추가로 조사 분석하였다. 총 교사 636명의 활동 참여 동기에 대한 조사 결과는 <표 12>와 같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에 참여한 중앙 및 시도 선도교사의 가장 큰 참여 동기는 ‘수업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와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가 27.2%, ‘학교에서 수업 외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법을 알고 싶어서’가 18.2%로 나타났다. 반면에, 교원 인사 혜택이라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고, 담당 업무와 관련성이나 교사로서의 교양 등 외적 동기는 낮게 나타났다.
Ⅴ. 논의 및 제언
본 연구는 교육부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추진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의 효과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2020년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에 참여한 교사와 일반 교사를 대상으로 선도교사 사업 참여에 따른 인식 변화와 사업 참여 동기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연구결과와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은 참여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세계시민교육 활동 참여 의지’를 향상시키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세계시민교육의 실천 영역에서 선도교사 사업 참여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도교사 활동 참여와 관계없이 교사들이 특강이나 세미나, 서적, 인터넷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시민교육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였다. 세계시민교육에 관한 정보 습득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며, 이는 일반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영역에 비해 높다는 분석 결과(사전 3.92, 사후 4.08)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참여 동기 분석에서 확인했듯이, 교사들은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자신의 수업과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수요가 높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사업은 이러한 교사들의 실천 역량 향상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선도교사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 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한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활동을 기획․운영했기 때문에, 참여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 향상에 유의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선도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사 네트워크 구축과 자율적인 전문성 개발 노력이 교사의 세계시민교육 역량 향상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은 중앙 선도교사와 시도선도교사의 역량 개발과 이를 활용한 실천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실천이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교사연구회나 학습동아리 운영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유네스코아태교육원, 2018). 따라서 선도교사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분석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에 참여한 교사들이 실천 외에도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교원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별도의 교과목이나 전공이 없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도 교과협의회와 같은 협력 체제를 갖추기 어렵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은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박순용, 강보라, 2017; 이성회, 2016), 자신이 실천하는 일이 맞는지 혹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 간 소통과 협력은 교사들의 교수효능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한승미, 2019).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은 단순히 개인의 전문성 향상을 넘어서,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교사들이 ‘선도교사’라는 공통의 정체성을 부여받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활동 종료 이후에도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의 모임으로서 상호 간의 이해와 협력이 지속가능하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사들이 요구하는 세계시민교육 실천 역량은 교과수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 참여 동기 분석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사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수업 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수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학교에서 수업 외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법을 알고 싶어서’라는 응답 비중도 18.2%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요구는 세계시민교육이 별도의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 이외의 세계시민교육 실천 방법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과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향후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다양한 세계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발굴․공유하고 교사들이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에는 이미 세계시민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2020년 선도교사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 선도교사 경험이 있는 교사가 27.8%를 차지했으며, 분석 대상자의 62.2%가 선도교사 이외에 세계시민교육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세계시민교육이 일부 관심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선행연구(박순용, 강보라, 2017)와 맥을 같이 한다. 이미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본적인 이해를 갖춘 교사들이 선도교사 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사업 참여 동기도 세계시민교육 자체에 대한 동기가 높게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세계시민교육을 실행하고 주도하는 주체인 교사 대상의 세계시민교육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으로 인해 사전조사의 시점이나 비교집단의 사례 수 등 연구 설계상의 한계를 갖고 있다. 둘째, 교사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이해, 실천역량, 참여의지 등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통해 변화했는지에 대해 다루지 못했다. 셋째, 세계시민교육 사업 참여 효과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실천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보다 엄밀한 실험 설계가 필요하며,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참여 교사에 대한 면담과 참여관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추후 연구과제로 제안하고자 한다.